침이 꿀꺽, 라면 끓이러 간다

라면 이야기

by 임세규


라면 이야기


수년간 먹어도 질리지 않는 음식은 라면이다. 대부분 이 말에 동의하리라 생각한다. 특히 얼큰한 '라면 국물'은 숟가락을 내려놓기 아쉬울 정도로 맛있다.


라면을 사러 갈 때면 몇 년째 '삼양라면'만 고집한다. 뭐랄까. 우리나라 최초의 라면 회사답게 면발이 크지도 작지도 않으며 적당하고 수프도 이것저것 꾸미지 않은 것 같아 좋다.



식구들은 내가 끓인 라면을 제일 좋아한다. 쫄깃한 면으로 잘 삶는다고 한다. 이 맛에는 특별할 것도 없다. 라면은 타이밍이다.


적당한 시간에 불을 끄는 방법이 비결 아닌 비결이다. 내 나름대로의 기술은 면을 조금 덜 익히는 시간을 잘 조절하면 되는 거다.


한 그릇 다 먹을 때까지 탱탱한 라면을 맛볼 수 있다.



1958년 8월 25일 첫 발매 이후 오늘날까지 인류의 식생활을 바꾼 일본의 안도 모모후쿠(安藤百福) (라면을 세계 최초로 발명한 인물)의 이야기를 보자. 그날도 그랬다. 몇 날 며칠을 고민해도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사업은 지지부진하고 수중에 돈 한 푼 없는 상황에 놓였다.

우연히 소파에 앉아 멍하니 튀김을 준비하는 아내의 모습을 지켜보다가 번뜩이는 순간이 찾아왔다. 수수께끼 같은 문제가 풀리기 시작했다. 몸과 마음이 릴랙스( relax )된 상태에서 뇌리를 스치는 생각이 바로 창조의 출발점이 된다.


튀김 요리에 면을 넣으면 어떻게 될까? 그래, 젖은 면을 기름에 넣으면 빠르게 수분이 증발하겠지. 한번 해보자. 물과 기름이 만나면 반발 작용으로 젖은 면에 기공이 생긴다. 건조된 면에 만들어진 수많은 구멍으로 뜨거운 물을 부으면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라면의 탄생이다.

뉴튼의 만유인력, 페니실린, 아르키메데스의 원리, 인류 역사의 흐름을 바꿔놓은 발견들은 어쩌면 우연이라는 이름으로 주신 신의 선물인 듯싶다. 라면을 최초로 개발한 안도 역시 세계 식문화를 바꾼 사람이다. 그도 신의 선택을 받은 건가..



70년대, 중학교를 졸업하고 돈을 벌러 서울로 올라온 사촌 형은 라면 10개를 끓여 그 자리에서 다 먹었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다. 먹을 것이 귀하던 시절 라면은 적은 금액으로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최고의 음식이었다.

인터넷으로 삼양라면 5개입 최저 가격이 2680원이다. 1개당 536원.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가격이 올랐다고 하지만 아직도 라면은 부담 없이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서민의 절친이다.

오랜만에 '라면 땅'을 만들어 본다. 유명 요리연구가의 '백종원 레시피' 도 있단다. 설탕과 마요네즈와 라면의 조합이다. 에어프라이어에 돌리니 더욱 빠삭빠삭하다.

아내와 아이들이 외출하고 밥통에 남은 찬밥이 있다면 이럴 때 최적의 조합이 무엇이겠는가. '후루룩' 라면을 먹고 밥을 말아 신 김치 한 조각을 올려 먹는 거다. 입안에 군침이 돈다.

라면 끓이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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