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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세규 May 30. 2022

땅 / 서윤덕

시 해설 / 임세규

땅 / 서윤덕


모든 것을 품고도

모든 것 아래에 있는

가장 겸손한 그대


시 해설 /  임세규


단 세줄의 글귀로 겸손의 속뜻을 전달하는 시인의 기지( 機智)가 대단합니다.


정말로 그렇죠. 땅은 모든 걸 품어주고 늘 그 아래에서 언제나 낮은 겸손의 자세를 하고 있네요.


겸손이란 남을 존중하고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태도라 하지요. 알지만 잘 실천되지 않는 덕목이기도 해요.


변함없이 늘 그 자리에 있는 땅의 겸손, 화자의 메시지에서 한 수 배우고 갑니다.


6.1. 지방선거 운동이 한참입니다. 일요일 오전 동네 도서관에서 딸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확성기를 통한 어느 후보님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들려왔습니다. 오후 1시부터 시작된 선거운동은 도서관을 나서는 5시까지 계속되더군요.


처음엔 잠시 하고 말겠거니 했습니다. 도서관 앞 사거리에서 후보가 연설하고 있는 유세 트럭을 봤습니다. 주정차 위반 CCTV는 여기에 주차를 하면 벌금을 부과한다고 알리고 있더군요.


" 저 ~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


손가락으로 시끌벅적한 유세 차량 바로 뒤에 있는 도서관을 가리키며 제가 물었습니다.


" 저기 도서관에 있는 학생들과 시민들은 과연 후보님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요? "


그제야 후보님은 아차! 싶은 표정을 짓습니다. 그 자리에서 4시간을 확성기에 대고 민주주의, 시민을 위한 나라를 외치신 그분이 말이죠.


백번 양보해서 요즘 길목 좋은 곳에 불법 주차 단속하는 곳이 어디 없겠으니까만, 선거운동 기간이니까 그 정도는 시민들이 양보를 해줘야 하지 않겠습니까마는...


그래도 이건 아니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질서를 지켜야 한다는 인식조차 없는 후보가 당선이 된다면 시민을 위한 정치를 할 수 있는지 의문이군요.


새삼 겸손이라는 단어가 시와 함께 떠오릅니다. 국민을 품에 안고도 국민의 아래에 있는 가장 겸손한 그대, 우리가 하는 지도자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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