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세규 Jun 07. 2022

몸의 구도 / 박은주

시 해설 / 임세규

몸의 구도 / 박은주

얼굴에서 입이 눈 아래 있는 것은 먼저 보고 나중에 말하라는 거지

입은 하나인데 귀가 둘인 것은 두 번은 듣고 나서 말하라는 거지

그 아래로 손과 발이 있는 것은 먼저 보고 들은 후 나중에 움직이라는 거지

몸이 흐르는 길이 아래로 나 있는 것은 본 것도 들은 것도 다 아래로 흘려보내라는 거지

몸의 구도가 물의 구도를 닮아 흐르고 물의 구도가 몸의 구도를 닮아 흐르는 걸 보면

세상에 뭐 그리 거창한 가르침이 있겠어 우리 몸이 다 가르쳐주고 있는 거지


시 해설 / 임세규


참 대단합니다. 시인의 표현대로 딱딱 들어맞는 걸 보면 세상만사 모두 이유가 있는 듯합니다. 눈 아래에 입이 있는 건 어떤 일이든 직접 눈으로 보고 판단이 섰을 때 신중히 말을 하란 의미겠지요. 남의 말만 듣고 오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까요.


입은 하나인데 귀가 둘이 있는 이유는 한 번만 듣지 말고 여러 번 들어 상대방의 속뜻을 알고 말을 하라는 뜻이겠지요.


눈과 귀 아래에 손과 발이 있는 건 보고 듣고 충분히 생각한 후 행동에 옮기라는 이유겠지요.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이치와 같이 우리 몸도 순리 ( 順理 )에 따라 만들어진 듯합니다.


입이 눈 위에 있다고 상상을 해봅니다. 상상 속의 외계인처럼 말이죠. 뒤죽박죽인데요.

매거진의 이전글 향기 / 임세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