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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세규 Jul 29. 2022

국수가 먹고 싶다 / 이상국

시 해설 / 임세규

국수가 먹고 싶다 / 이상국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 길로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세상은 큰 잔칫집 같아도
어느 곳에선가
늘 울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

​마음의 문들은 닫히고
어둠이 허기 같은 저녁

눈물자국 때문에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사람들과
따뜻한 국수가 먹고 싶다


시 해설 / 임세규


살다 보면 마음을 다칠 때가 있지요. 그럴 때면 세상 어딘가에서 늘 울고 싶은 사람들과 함께 따뜻한 국수를 함께 먹고 싶다는 시인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오는군요.


따뜻한 국수, 어머니 같은 국수, 허전함을 달래줄 국수, 마음의 허기를 채워줄 국수, 꾸밈없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국수, 따뜻한 국수는 삶의 모서리를 품에 안아줍니다.


저는 이십여 년 전 돌아가신 고모의 국수가 생각납니다. 북한산 등산객들을 상대로 국수를 말아주신 고모의 손맛이 그립습니다.


고모의 애환이 스며든 국수 한 그릇은 어렸던 조카의 기억 속에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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