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일 / 김사인
이도 저도 마땅치 않은 저녁
철이른 낙엽 하나 슬며시 곁에 내린다
그냥 있어볼 길밖에 없는 내 곁에
저도 말없이 그냥 있는다
고맙다
실은 이런 것이 고마운 일이다.
시 해설 / 임세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냥 곁에 있어만 줘도 고마운 사람을 슬며시 내린 낙엽에 비유를 했군요.
살다가 잠시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 사람에게 우리는 흔히 뭔가 해결해주려 결론부터 말하려는 경향이 있어요. 어설픈 충고와 위로는 오히려 도움이 되지 못하죠.
아무 말 없이 곁에만 있어 줘도 고마운 사람이 주는 건 공감일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