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같은 건 알지 말걸 그랬다

by 임세규


➡️ 이 시는 세상의 위선과 관계의 아픔을 알아버린 뒤 느끼는 허무함과 회한을 담고있어요. 희망이 절망이 되고 웃음이 울음이 되는 삶의 모순 속에서, '알지 못했던 순수함'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드러냅니다.

결국 앎과 만남이 깊어질수록 상처도 깊어진다는 통찰을 통해, 가여운 우리 삶에 대한 서글픈 성찰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사유의 편력 / 박은주

세상 같은 건 알지 말걸 그랬다

사람 같은 건 알지 말걸 그랬다

세상의 얼굴에는 두께가 있고

세상의 길에는 갈림길이 있는 걸 알았더라면

집을 나서지 말걸 그랬다

길을 떠나지 말걸 그랬다

누군가 웃는 일에 누군가 울어야 하고

어떤 희망이 또 다른 절망이 되는 걸 알았더라면

마당에 꽃이나 가꾸고

창가에 바람이나 닦을걸 그랬다

세상 모든 앎의 시간 위에는 거울이 있어

가여운 너와 나의 삶을 비추는 걸 알았더라면

한마디라도 덜 들을걸 그랬다

한 사람이라도 덜 만날걸 그랬다


이 시는 세상과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느꼈던 후회와 아쉬움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인간관계를 좀 더 단순하고 평온하게 살고 싶다는 마음이 드러나 있지요. 또한 세상과 인간에 대한 통찰력이 담긴 진솔한 감정의 표현은 공감을 가져옵니다.


개인이 살아온 경험에 의해 달리 해석될 수 있습니다만 저는 이 시가 세상과 사람에 대해 많이 알면 알수록 모든 것이 허무해진다는 심정을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인은 만약 더 적게 알았다면, 더 적은 사람들을 만났다면, 지금보다 덜 아팠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은 세상의 모든 앎의 시간 위에 놓여 있으며, 가여운 너와 나의 삶을 비추고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 알았더라면 과 ~ 할 걸이라는 반복된 시적 기법을 통한 지난날의 후회를 담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어찌 후회되지 않는 날들이 없겠습니까.. 그때 그러지 말았어야 하는데 생각하면서 현재의 나는 또 반복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늘 생각하고 늘 깨어있어야 후회하는 삶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겠지요. 시를 읽으며 잠시 나를 뒤돌아 보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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