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화: 금리의 바람, 환율의 벽

자본이 무너져도, 관계는 남는다.

by 김선철


겨울은 차갑고,

현장은 뜨거웠다.


중개사가 기획·설계를 잡고,

AMD는 시스템을 받쳤다.


현장은 72시간 안에 진단했고,

AMD는 수익·규제·난이도를 봤다.


임장–설계–계약,

세 칸 표로 절차가 움직였다.

기여는 기준으로 나눴고,

분배는 성장을 당겼다.


전국의 지역 중개사들이

AMD의 체계 위에 섰다.


부산에 눈이 내렸다.


크리스마스 이브 날,

김서준은 거기 있었다.


오륙도가 보이는 창가 너머로

겨울 바다가 잿빛으로 일었다.


용두동 개발사업의 건축심의.

서류는 통과 직전이었고,

그의 손끝은

도면 위를 천천히 훑었다.


회의가 끝나자

시계는 오후 아홉 시를 가리켰다.

밖에는 눈 대신 비가 내렸다.


그는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하연이와의 약속이 있었다.


크리스마스 이브,

올해는 꼭 함께 보내자던 약속.

문자 창을 열었다.


["하연아, 아빠가 급한 일정으로

부산에 왔어.

아직 서울로 올라가지 못했어.

약속 날짜를 변경하면 안될까?"]


메시지는 전송됐고,

그는 한참 동안

화면을 바라봤다.


답장은 오지 않았다.


[읽지 않음(1)]은

오래전부터였다.


잠금화면 상단에

붉은 줄이 떴다.


[FX 1,409.7 ▲18.3]

[KTB 3Y 4.12]

AMD 회수 1,168억

미회수 320억,

보증부 140억.

롤오버 마감 D-21.


그날, 환율이 널뛰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올랐고,

스프레드는 벌어졌다.


달러는 뛰었고,
자재는 달러를 따라갔다.


대출 금리는

연 7.2%까지 찍혔다.

현장은 숨을 줄였다.


***


[연남동의 도전]

[2021년 봄]


"1층은 체류형 F&B,

2층은 공방과

스튜디오로 가겠습니다."


중개사 박진서 대표가

연남동 골목 단독주택 개발을

AMD에 의뢰했다.


대지 32평, 오래된 2층.

매입가 15억.


그는 스스로 설계를 그려왔고,

AMD에 사업성 분석과

현장 디테일 체크리스트를 부탁했다.


김서준은 핵심만 조언했다.

금리는 변동을 접고

혼합으로 틀었다.


자금은 브리지로 올리고,

준공과 동시에 대환하기로

미리 약정했다.


첫 달부터

임대 제안서가 들어왔다.


1층 월 700만,

2층 월 400만,

이자 380만,

관리비 200만,

순이익 520만.


여름밤, 카페 전등이

골목에 퍼졌다.


박진서는 손을 내밀었다.


"AMD가 없었으면

여기 못 섰습니다."


김서준이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엔 시공까지

총괄해 보세요."


***


[성수동의 혁신]

[2023년]


그 이듬해,

성수의 작은 공장은

다른 접근이 필요했다.


중개사 최경호 대표는

매입 28억, 리모델링 6억 예산으로

AMD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턴키로 의뢰했다.


한기준이 자금·인허가·공정을

한 줄로 세웠고,

손민석이 MD와 임차 시나리오를 그렸다.


신발공장에서 패션상가로

뒤바뀌는 과정에서,

AMD는 인허가·피난·소방부터 세웠다.


전력·배기·급배수·하중을 걸러내고,

수지표와 민감도분석으로 결정했다.


준공 후,

임대료는 빠르게 안정되었다.


임대료 2,500만.

이자 840만,

관리비 350만,

순이익 1,310만.


밤이 오면 과거의 공장 벽이

간판이 되었고,

사람들은 유리 너머로

조명을 찍었다.


최경호가 말했다.


"사업의 방향과 절차를

배웠습니다."


김서준이 웃었다.


"이제부터는 직접 끌고 가보세요.

AMD는 그 옆에서

길을 밝혀 드리겠습니다."


유리벽에 불빛이 번졌다.

그 빛 속에서 김서준은,

AMD의 존재 이유를 다시 보았다.


***


[수원 재개발의 PM]

[2022년 여름]


1,180세대 수원 팔달구

재개발 현장.


시공사가

공사비 증액안을 올렸다.


원가 내역서에는

인건비·자재 단가가

급등 곡선으로 찍혔다.


공사비 인상 소문이 돌자

단지 곳곳이 술렁였다.


“추가분담금, 얼마나 나오나.”


“감당할 수 있나.”


주민들의 표정이

서서히 굳어갔다.


조합 PM을 맡은

중개사 이선우 대표가

AMD에 컨설팅 지원을 요청했다.


김서준은 원가검증팀과

CM, 구조·설비 자문,

법무와 PF 어드바이저를 불렀다.


역할을 나눴고,

근거 문서부터 펼쳤다.


〈원가변동 대응 3단계〉


[1단계] 공사비 내역서 정밀 분석

[2단계] 민감도±10% 시나리오 작성

[3단계] 대안 제시– 공정·설계 재조정


AMD의 냉정한 분석과

대안 제시 앞에서,

시공사는 평당 1,000만 원을

계속 고집할 수 없었다.


결국, 965만 원으로 낮췄다.

이선우는 AMD와 협의한 PPT를

스크린에 올리고,

조합 사무실에서

시공사와의 협상 결과를

주민들에게 설명했다.


이선우는 스크린에

절감액을 띄었다.


[연면적 33,800평]

[총 절감액 118억]


[1인당 분담금 절감액 1,475만원]


사무실이 술렁였다.

숨이 풀리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새어 나왔다.

작은 박수가 번졌다.


이선우의 프레젠테이션이 끝나자,

위원장이 먼저 손을 내밀었고,

박수가 이어졌다.


이선우가 말했다.


"현장은 제가 뛰었지만,

논리와 체계는
AMD가 세워 주셨습니다."


김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앞은 이대표님이 여세요.

AMD는 옆에서

분석과 대안,

절차를 지원하겠습니다."


그날 이후,

이선우의 PM 자리는

단단히 굳었다.


***


[전쟁과 환율]

[2022년2월24일, 밤9시]


뉴스. 화면 아래로

속보가 흘렀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폭격—전쟁 발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자

바다가 막혔다.


탱커의 항로가 길어졌고,

선사들은 운임표를 갈아치웠다.


그 무렵,

하연이는 고등학교에 들어갔다.


입학식 날,

그는 현장의 대책 회의실에 있었다.


전화와 무전이 뒤엉켜

현장의 소음이 밀려들었다.


택배로 보낸 꽂다발에는,

답장이 없었다.


사무실에는

프로젝트 일정표가

화면 위에 떠 있었고,

다급한 전화들이

사무실의 공기를 흔들었다.


봄바람이 옅어질 즈음,

하연이의 생일이 왔다.


약속을 몇 번이나 어긴 그는

체면을 수선하듯

택배를 보냈다.


은빛 비닐을 감은 박스,

또래 아이들이 좋아하는

맥북과 아이폰.


하연이는 짧게 답했다.


["나 신경 안 써도 돼."]


그 문자가 오래 남아

마음을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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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경제와 부동산의 인과관계를 연구하고, 실무에서 부동산 개발과 금융이 교차하는 복잡한 퍼즐을 풀어가며,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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