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번 개정은 리츠의 확장이 아니라 개발금융의 문법을 바꾸는가
대규모 개발사업은 늘 같은 곳에서 자주 막혔다. 땅을 확보하고도 인허가와 자금조달 사이에서 시간이 지체되고, 사업성은 있어도 제도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금융구조가 먼저 흔들리는 일이 반복됐다. 개발의 본질은 긴 시간의 사업인데, 제도는 완공 이후의 안정성에 더 익숙했고, 자금은 착공 이전의 불확실성을 견디는 데 서툴렀다.
그 장면은 오늘 한국의 개발리츠 논의에서 다시 보인다. 2025년 개정된 「부동산투자회사법」은 프로젝트 부동산투자회사 제도를 도입했고, 개정 법률은 2025년 11월 28일부터 시행됐다. 법 개정 이유 자체가 부동산투자회사가 부동산개발에 적합한 투자기구로 활용되도록 하려는 데 있었다.
따라서 이번 변화는 단순한 제도 손질이 아니다. 개발리츠가 이제야 비로소 개발의 시간에 맞는 옷을 입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어야 한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개발단계의 규율을 운영단계의 규율과 분리했다는 점이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 따르면 프로젝트 부동산투자회사는 설립신고를 통해 출발할 수 있고, 개발사업의 사용승인·준공검사 등을 받은 날부터 대통령령이 정한 기한 내에 영업인가나 등록으로 전환하도록 설계됐다. 시행령은 그 기한을 원칙적으로 18개월로 두고 있다.
공모와 지분분산 규율도 완화됐다. 신주발행계획은 일반 리츠의 경우 영업인가일부터 3년 이내를 전제로 보지만, 프로젝트 리츠는 5년 이내 발행하는 신주까지를 전제로 두고 있다. 즉 개발 초기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전까지는 일반 투자자에게 무리하게 공모를 강제하지 않고, 일정 기간 기관과 앵커 투자자가 먼저 위험을 감당할 수 있게 설계한 것이다.
국토교통부도 이 방향을 분명히 했다. 2024년 발표한 리츠 활성화 방안은 투자대상 확대와 규제 합리화를 통해 리츠를 개발과 운영을 함께 수행하는 구조로 키우겠다는 방향을 제시했고, 2025년 6월에는 프로젝트리츠·지역상생리츠 법제화 이후 첫 정부-지자체 협의회를 열어 서울, 경기, 인천의 개발사업에 리츠 방식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형 공공인프라 리츠사업 활용을 위한 정책연구" 논문도 같은 취지다. 이 연구는 프로젝트 리츠 도입으로 개발단계의 인허가, 공시·보고, 지분규제가 합리화되면서 공공인프라와 생활 SOC까지 포함한 실무 적용 가능성이 커졌다고 본다. 특히 기존 PFV 우회방식보다 리츠가 개발단계부터 직접 사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된 점을 중요한 변화로 해석한다.
이제 관심은 법이 바뀌었다는 사실보다, 왜 이 변화가 개발리츠 활성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가에 있다.
그동안 한국의 리츠는 성장했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2026년 3월 말 기준 국내 운용 리츠는 457개, 자산규모는 123.2조 원이다. 규모만 보면 이미 산업이라고 불러도 무리가 없다. 그러나 이 시장의 중심은 여전히 완공 자산을 담는 데 강했고, 개발 초기 위험을 직접 품는 데는 제약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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