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 년 만에 낮아진 지역주택조합의 문턱

속도를 높이는 완화인가, 신뢰를 다시 묻는 제도 전환인가

by 김선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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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턱은 제도를 바꾼다


1980년 주택건설촉진법에 조합결성의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서, 무주택 서민이 스스로 집을 마련하는 조합 방식이 제도권 안으로 들어왔다. 1987년에는 재개발구역 밖의 무주택 주민도 주택조합을 설립할 수 있도록 범위가 넓어지며, 오늘 우리가 아는 지역주택조합의 골격이 본격화됐다.


그리고 2026년 4월 20일, 정부는 그 오래된 문턱 하나를 건드렸다. 지역주택조합 사업계획승인을 위한 토지 소유권 확보 기준을 95%에서 80%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언론이 이를 “40여 년 만의 손질”로 받아들인 이유는, 바뀐 숫자가 작아 보여도 흔들린 것은 숫자가 아니라 제도의 질서이기 때문이다.


지주택에서 95%는 단순한 요건이 아니었다. 그 마지막 5%가 사업 전체의 시간을 붙잡는 방식이었고, 그 시간이 곧 조합원의 불안과 추가 분담금으로 번지는 구조였다. 이번 변화가 정말 속도를 높이는지, 아니면 새로운 갈등을 부르는지는 세부 조치를 함께 봐야 읽힌다.


2. 95에서 80으로


정부가 4월 20일 발표한 ‘지역주택조합 피해 예방 및 사업 정상화 방안’의 핵심은 분명하다. 사업계획승인을 위한 토지 소유권 확보 기준을 기존 95%에서 일반적 주택건설사업과 동일한 80%로 완화하고, 업무대행사 등이 소유한 토지는 현행 10년 보유 요건과 무관하게 매도청구 대상에 포함해 이른바 ‘알박기’로 인한 사업지연과 사업비 증가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동시에 사업지 내에서 일정 기간 자가주택을 보유·거주한 원주민의 조합원 가입을 허용하고, 결원 충원 시 조합원 자격 판단 기준일도 완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발표는 토지 요건 완화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정부는 자본금과 전문인력을 갖춘 업체만 조합업무를 대행할 수 있도록 등록제를 도입하고, 시공사가 공사비 증액을 요구할 경우 한국부동산원 등 전문기관의 검증을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표준도급계약서로 증액 기준과 세부 산출근거를 명확히 하고, 경쟁입찰을 의무화하며, 조합 단독시행도 허용하는 방향까지 포함됐다.


조합 운영의 투명성 장치도 병행된다. 자금 인출·사용 내역과 증빙자료 공개, 정보 미공개 시 자금 인출 제한, 회계감사 확대, 온라인 총회와 전자의결 도입, 중대한 재산권 사항에 대한 의결 정족수 강화, 가입 철회기간의 30일에서 60일 연장, 장기 정체 조합의 종결·해산 근거 마련, 반기별 사업정보 제공, 사실상 운영되지 않는 조합에 대한 인가취소 근거 등이 한꺼번에 제시됐다. 이 발표는 아직 즉시 시행되는 법이 아니라 후속 입법과 하위법령 정비를 거쳐야 하며, 정부는 상반기 내 입법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드러난 현황도 가볍지 않다. 국토교통부는 2024년 말 기준 전국 618개 지역주택조합 중 316곳이 아직 모집 단계에 머물러 있고, 187개 조합에서 293건의 분쟁이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제도 손질은 그래서 미래의 공급만이 아니라, 이미 멈춰 서 있는 현장의 시간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의 문제이기도 하다.


3. 마지막 5의 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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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경제와 부동산의 인과관계를 연구하고, 실무에서 부동산 개발과 금융이 교차하는 복잡한 퍼즐을 풀어가며,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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