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연되는 3기 신도시, 길 잃은 주택 공급정책

신도시 개발 지연의 근본적 한계와 구도심 재생을 통한 지속 가능한 대안

by 김선철
입주시기.jpeg 그림출처 : 동아일보 사설

수도권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추진된 3기 신도시의 첫 입주 시점이 연이어 지연되고 있다. 고양창릉은 발표 이후 첫 입주까지 무려 8년 7개월, 남양주왕숙은 9년 8개월, 하남교산은 10년 6개월이나 걸린다. 부천대장과 인천계양 또한 8년 이상 소요되는 등 정부의 계획과 실제 현장 간의 괴리는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3기 신도시 입주 지연은 다양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첫째, 신도시 지정 후 실제 착공과 입주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탓에 정부의 공급 정책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둘째, 토지 보상 과정에서의 갈등, 기반시설 구축 지연, 행정 절차의 복잡성 등으로 개발 일정이 계속해서 늘어지고 있다. 이는 주택 수요자들이 언제쯤 실질적으로 입주가 가능한지 알 수 없게 만들어 시장의 혼란을 가중시킨다.


3기 신도시 개발 정책의 근본적인 문제는 신규 택지 개발이 기존 도심 지역과의 연계성 부족 및 과다한 초기 인프라 구축 비용 등의 경제적 비효율성을 야기한다는 데 있다. 신도시 개발은 그 자체로도 수많은 사회적 비용을 수반하며, 무엇보다 수도권 집중화를 더욱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


이에 따라 이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신도시 신규 개발보다 기존 주택 시장의 활성화를 통해 실질적 공급 확대를 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주택자들의 시장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세제 개편과 양도소득세 등 세부담 완화를 통해 기존 매물의 시장 출현을 늘리고, 거래 활성화를 촉진하는 것이 더욱 실효성 있는 방안이다.


또한 재건축과 재개발 등 기존 구도심 활성화를 통한 주택 공급 확충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기존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도심 내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활성화는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고, 도시 기능의 회복 및 재정비 효과를 동시에 가져올 수 있다.


결국, 도심의 효율적 이용과 부동산 시장의 활력을 위해서는 장기적이고 불확실한 신규 신도시 개발보다는 현실적이고 즉각적인 기존 도시 재생 전략이 필수적이다.

지속 가능한 주택 공급정책의 핵심은 바로 "현재 가지고 있는 자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할 것인가"에 달려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과감한 정책 전환과 실효성 있는 전략의 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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