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은 다시 오르려 하는가?, 부동산 근본을 돌아볼 때

레버리지 규제의 덫, 그리고 직주근접이라는 진실

by 김선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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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름날의 오후, 송파구 잠실 인근의 아파트 중개업소에서 중개사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작년 말에는 정말 조용했는데요, 요즘은 매수 문의가 조금씩 다시 들어와요. 전세 말고, 매매요.”

서울 송파, 성동, 서초—그 이름만으로도 몸값을 말해주는 지역들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지난 몇 달간 억눌렸던 서울 아파트 가격은 최근 주간 상승률 0.43%라는 숫자로 다시 고개를 들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정부가 레버리지를 조였다가, 언제가는 다시 풀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집값은 왜 떨어졌는가?


4월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은 계속 올랐다. 하지만 그건 일부 지역 이야기다.
전국 단위로 보면 여전히 가격은 박스권 안에서 맴돌고, 거래는 줄었고, 전세 시장조차 회복되지 못했다.

이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은 다름 아닌 금융규제 정책이다.
대출 규제, DSR 한도, 금리 부담—집을 사고 싶어도 살 수 없게 만든 정책들은 그야말로 ‘가계 레버리지’를 압박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금융규제를 완화하면?
가격은 다시 오른다.

사람들이 집을 안 사는 게 아니라, 못 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의 하락은 진정한 조정이 아닌 ‘억제’일 뿐이다.


그런데 왜 다시 오르려 하는가?


서울 부동산 가격은 사실 하나의 원칙을 따라 움직여 왔다.
그 원칙은 오래전부터 변하지 않았다.

바로, 직주근접(職住近接).

일자리가 있고, 자녀 교육 여건이 우수하며, 병원과 백화점, 지하철까지 갖춘 그곳.
사람들은 그곳에 살고 싶어 한다.
그곳이 강남이었던 것이다.


최근 들어 이 원칙은 더욱 심화되었다.
기업 본사가 강남으로 몰린다.
사립고가 강남으로 이전한다.
중산층 이상의 부모들은 아이 교육을 위해 강남으로 간다.
그리고 서울의 재정과 인프라 역시 강남에 집중된다.


그 결과는 뻔하다.
직주근접의 중심에 있는 지역만 가격이 오른다.
성동, 송파, 서초—실제로 이번 상승률 상위권 지역들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신도시가 아니다’


우리는 몇 차례의 신도시 실험을 해왔다.
1기, 2기, 3기, 그리고 계획 중인 4기까지.
하지만 결과는 한결같다.


직장은 멀고, 학교는 없고, 병원은 부족하고, 지하철은 10년 뒤에 생긴다.
이래서야 어떻게 집값이 버텨줄 수 있겠는가?


따라서 해법은 단순하다.
‘또 다른 강남’을 만들어야 한다.

그건 강남 땅에 집을 더 짓자는 말이 아니다.
지역 안에서 일하고, 배우고, 소비할 수 있는 ‘직주근접 생태계’를 조성하자는 뜻이다.


장기 정책 방향: 서울대 10개 만들기


이제 우리는 질문을 바꿔야 한다.

"강남 집값을 어떻게 잡을까?" → "왜 강남만 살아남는가?"


답은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에 있다.

이는 단지 명문대 분교를 만들자는 제안이 아니다.
지역 대학과 병원, 기업, 연구소를 결합한 고급 인프라 허브를 전국 곳곳에 분산시켜
지방에도 '미래 강남'을 만들자는 정책적 전환점이다.


이와 함께 해당 지역에 교통, 교육, 문화, 의료 등 기반시설을 집중 지원하고
실질적 일자리와 중산층 소비를 견인할 수 있도록 균형발전형 직주근접 도시모델을 도입해야 한다.


결론: 부동산은 심리지만,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


집값은 심리로 움직인다.
금리나 레버리지가 심리를 지배한다.
그러나 부동산의 본질은 심리가 아니라 구조다.

그 구조의 중심에 있는 것이 직주근접, 교육환경, 생활편의 인프라다.

지금의 일시적인 가격조정이 끝나면,
다시 그 원칙을 따르는 지역이 먼저 반등하고, 나머지는 다시 뒤처질 것이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시장 억제보다,
구조적 개선과 지역 중심의 직주근접 생태계 조성이다.
그래야만 비로소, 집값은 '잡히는' 것이 아니라 '안정되는' 것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주간 변동률 (2025.07.24 기준)〉

1.서울 평균 상승률:
 - 0.16% (7월 3주차 기준)
 - 상승률은 6월 말 **0.43%**로 정점 찍고 점진적 하락세


2.상승률 상위 지역:
 - 송파구 0.43%, 성동구 0.37%, 서초구 0.28%, 양천구 0.27%, 용산구 0.24%
 → 강남권과 그 연접 지역 중심의 상승세
 → 재건축 기대감 + 직주근접 선호 영향


3.중하위 지역은 정체:
 - 도봉(0.02%), 강북(0.02%), 금천(0.05%) 등 외곽지역은 소폭 상승 또는 보합세
 → 투자 수요보다 실수요 및 대출 가능성에 민감


4.전국 평균 상승률:
 - 7월 3주차 기준 +0.01%, 상승세는 서울에 집중
 - 서울과 전국 간 양극화 심화


5.서울 전세가격도 둔화세:
 - 6월 이후 상승세 유지하다가 7월 들어 0.08% → 0.06%로 하락
 → 매매 전환보다는 관망세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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