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글
- 나훈아 정규 23집 Album '아홉 이야기' 중 3번 트랙 '테스형!' 분석
□ 개요
1. 아티스트: 나훈아
2. 작사: 나훈아
3. 작곡: 나훈아
4. 발매일: 2020. 8.20.
□ 분석
1. 앨범 프리뷰
- 나훈아가 11년간 무대를 떠나 세상을 떠돌며 살았던 세월 속에 아주 힘들고 아플 때면 찾아가는 아버지 산소에서 쓴 글을 작곡하여
스스로 부른 노래인데 그냥 부르기에는 가삿말 중에 너무 무겁고 부담스러운 낱말들, “아버지 산소” 또는 “천국”이란 단어들을 노래로 표현하기 너무 무거웠기에 모두가 아는 철학자인 “소크라테스”를 형이라 빗대어 풀어본 노래이다.
2. 기존 곡 콘셉트 및 느낌 / 방향 연상
- 한국에서는 '테스'라는 이름을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한자 문화권인 한국에서는 '테'와 '스'에 상응하는 한자도 없고, 이름으로 부르기에는 굉장히 이국적인 어감이 있어서 처음에 '테스형!'이라는 음원의 제목을 접했을 때는 약간 의아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가사를 조금만 살펴보니 '테스'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를 칭하는 것임을 쉽게 알 수 있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철학자로 알려진 소크라테스를 '형'이라는 친근한 표현으로 다가간 발상 자체가 참신하다. 작사가 나훈아는 소크라테스의 어떤 모습을 '형님'으로 삼고 싶었는지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다.
3. 원곡의 가사 및 분석
1) VERSE_1-1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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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가 한바탕 턱 빠지게 웃는다
그리고는 아픔을 그 웃음에 묻는다
그저 와준 오늘이 고맙기는 하여도
죽어도 오고 마는 또 내일이 두렵다
2) VERSE_1-1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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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자는 어쩌다가 한 번씩 큰 웃음을 짓는다. 삶은 아프지만 그 웃음에 아픈 모습을 가린다. 하늘에 뜬 오늘의 햇살이 반갑기는 하여도, 내일이 온다는 그 사실이 두렵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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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빨리 가길 원하는 젊은이와, 시간이 느리게 가길 원하는 늙은이의 시각차는 확연히 드러난다. 젊은이에게 내일은 '기회의 가능성'이기도 하지만 늙은이의 내일은 '생존의 가능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인간은 겪어보지 못한 것에 대해서 두려움을 가진다. 낯선 공간이나 상황에 처해진다면 본능적으로 긴장하는 이유는 바로 그것이 '겪어보지 못 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죽음'이라는 것은 겪어본 이가 없다. 그렇기에 아무리 많은 경험이 쌓인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그에 대한 두려움은 항상 가슴속에 남아있다.
3) 후렴_1-1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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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아!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사랑은 또 왜 이래
너 자신을 알라며 툭 내뱉고 간 말을
내가 어찌 알겠소 모르겠소 테스형
4) 후렴_1-1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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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자는 꽤 오랜 시간을 살아온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도 살아가는 것은 왜 이렇게 힘들까. 세상살이 마음 같은 것은 없는데, 사는 내내 '사랑'마저 화자를 괴롭힌다.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라고 일침 했지만, 화자는 무엇을 아는지도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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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소크라테스는 본인이 무지하다고 생각했다. 소크라테스 본인이 아는 것은 하나도 없고, 단지 본인이 알고 있는 사실은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라는 명제 하나였다. 소크라테스가 외쳤던 '너 자신을 알라'라는 문장의 참뜻은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인지하라'이다. 그러므로 화자는 오랜 세월을 살아오며 많은 경험을 쌓았겠지만,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소크라테스는 그를 인정할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생애 '산파술'이라는 논법을 사용했다. 마치 산모에게 아이 낳는 것을 옆에서 도와주는 듯이 '본인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타인에게 인지시키기 위해 계속된 질문을 퍼부었다. 아마 화자가 세상을 소크라테스를 찾아갔어도 소크라테스는 화자에게 그저 몇 마디의 질문을 던졌을 것이고, 화자는 그저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만을 인지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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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자는 더해서 '사랑은 또 왜 이래'라며 소크라테스에게 물었다. 하지만 소크라테스 역시도 정확한 해답을 줄 수 있을까 싶다. 소크라테스의 아내 크산티페는 소크라테스에게 돈을 벌어 오라며 구박하거나 바가지의 물을 머리에 쏟아버리는 등의 악처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다. 능력이 없어서 오랜 시간 구박받고 살았던 소크라테스는 그저 '천둥이 치면 비가 내리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닌가, 하지만 비가 그치면 다시 화창해진다'라며 그저 참고 인내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을 뿐이니까.
5) VERSE_2-1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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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아버지 산소에 제비꽃이 피었다
들국화도 수줍어 샛노랗게 웃는다
그저 피는 꽃들이 예쁘기는 하여도
자주 오지 못하는 날 꾸짖는 것만 같다
6) VERSE_2-1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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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자는 아버지 산소에서 활짝 핀 제비꽃과 들국화를 발견했다. 산소에 피어있는 꽃이 예쁘기는 하지만, 자주 아버지를 찾아뵙지 못하는 본인의 모습을 꾸짖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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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꽃의 꽃말은 '나를 생각해 주오'이다. 산소에 보랏빛 제비꽃이 피었다는 것은 돌아가신 아버지가 본인의 모습을 잊지 말아달라며 아들에게 이야기를 건네는 것 같다. 더해서 들국화의 꽃말은 '모질게 견뎌 주오'이다. 하루하루 힘든 삶을 살고 있는 아들에게 견디라고, 곧 죽을 듯하여도 견디라고 힘을 불어넣어 주는 아버지의 모습이 연상된다.
7) 후렴_2-1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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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테스형 아프다 세상이 눈물 많은 나에게
아!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세월은 또 왜 저래
먼저가본 저세상 어떤 가요 테스형
가보니까 천국은 있던 가요 테스형
8) 후렴_2-1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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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자에게는 세상이 아프고 세월이 본인을 모질게 하는 것만 같다. 아팠던 세상을 살았던 소크라테스에게 죽음 이후의 삶은 어떠냐고, 죽은 다음에는 천국은 있냐고 화자는 물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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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말하면 소크라테스는 천국에 가지 못했을 것이다. '천국과 지옥'이라는 이분법적 개념은 소크라테스가 죽은 이후, 그의 제자였던 플라톤이 창안한 이분법적 개념에 더해, 중세 시대 '아우구스티누스'라는 종교 철학자가 본격적으로 고안했기 때문이다.
플라톤은 이분법적 사고의 시초자로 세상을 둘로 조망하기 시작했다. 플라톤은 세상에 가장 완벽하고 아름다운 것(Idea)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 위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하늘 위 우주 어딘가에 세상의 본질이자 원형이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중세 시대 철학자 아우구스티누스는 플라톤의 철학을 받아들여 이분법적 사고를 기독교 철학에 녹여내기 시작했고, 그 결과 일반 대중은 '천국'과 '지옥'에 대해서 자세히 알게 되었다.
애초에 예수님은 소크라테스 사후 400년이 지난 시점에 마구간에서 태어났다. 그 때문에 소크라테스는 아예 '천국'과 '지옥'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채 감옥에서 '악법도 법이다'라는 명언을 외치며 독배를 받아들였을 것이다.
9) 후렴_3-1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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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테스형 아! 테스형 아! 테스형 아! 테스형
아! 테스형 아! 테스형 아! 테스형 아! 테스형
□ 총평
- 소크라테스에게 묻고자 했던 것은 결국 아버지에게 묻고 싶었던 것이다. 세상 모든 정답을 간결하게 알려주셨던 아버지의 모습이 매일이 밝아오는 오늘 왜 이렇게 그리울까. 세상을 등져버린 아버지의 뒷모습에 그저 세상은 왜 이렇게 힘드냐고 외쳐보지만, 아버지는 그저 우리에게 새하얀 들국화만 건네 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