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글
- 노사연 정규 9집 Album '노사연 9' 중 1번 트랙 '바램' 분석
□ 개요
1. 아티스트: 노사연
2. 작사: 김종환
3. 작곡: 김종환
4. 편곡: 김종환
5. 발매일: 2015. 5. 7.
□ 분석
1. 기존 곡 콘셉트 및 느낌 / 방향 연상
- 우리는 살며, 기대한다. 기대하며 살아간다. 무언가를 바란다는 것이 참 헛되고 허망한 행동인지를 잘 알면서도, 또 기대한다. 우리 마음속 빈 곳을 채우려, 계속해서 무언가를 바라고 또 기대하고.
또, 우리는 손아귀에 쥐고 사는 것이 참 많다. 쉽게는 돈과 명예를 예로 들 수 있겠다. 생존과 번식에 다다라 있었던 인간의 욕구는 매슬로우의 욕구 계층 이론에 따라 사회 발전을 통해 점점 ‘자아실현’으로 손길을 뻗치기 시작했다. 그에 따라 우리는 손아귀에 쥐는 것이 점점 늘어났다. 돈과 명예와 관계가 본인의 ‘자아’를 ‘실현’시켜줄 수 있으리라 굳게 믿으며.
이 음반의 제목인 ‘바램’은 크게 세 가지 뜻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로 외부의 변화를 통해 색과 빛이 옅어지거나 바뀌는 ‘바램’이 있다. 둘째로 상대방을 어딘가로 배웅해 주는 ‘바램’이 있고, 마지막으로 무언가를 바란다는 뜻으로 ‘바람’과 혼용하여 사용하고 있다.
곡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보았을 때 우리 인생의 빛깔이 점점 옅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바램’의 뜻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든다.
2. 원곡의 가사 및 분석
1) VERSE_1-1 가사
-
내 손에 잡은 것이 많아서 손이 아픕니다
등에 짊어진 삶의 무게가 온몸을 아프게 하고
매일 해결해야 하는 일 땜에 내시간도 없이 살다가
평생 바쁘게 걸어 왔으니 다리도 아픕니다
2) VERSE_1-1 해석
-
화자는 어른이다. 어느 정도 인생을 살고, 자아를 찾으려 아등바등하다 보니 어느새 손아귀에 잡혀 있는 것도 많다. 인간은 충분히 노동하는 존재이기는 하지만, 그 노동이 어느새인가 신체를 짓누르기 시작한다. 업과 가사가 이어지는 하루 속에 삶과 업이 뒤바뀐듯한 느낌이 들지만, 큰 감각은 없다. 그렇지만 손, 다리와 온몸은 여느 때와 같이 싱싱하지 않고 점점 저민다.
물건의 색이 바래듯, 인간의 색도 바란다. 삶을 살아가며 경험과 여유는 많이 생겼을지라도 인간이 가진 본연의 생기는 점차 잃어간다. 이런 것을 보고 인간의 색이 바래진다고 표현하지 않을까. 땅 위 모든 물건의 색과 빛깔이 바래는 것은 아니지만, 매일같이 해를 보며 사는 우리는 필연적으로 신체가 바래질 수밖에 없다. 무언가를 평생 바라면서 살다가, 어느샌가 바래진 육체를 발견한 느낌이다.
음반의 제목인 ‘바램’과 VERSE_1의 가사가 오묘하게 들어맞는다.
3) VERSE_1-2 가사
-
내가 힘들고 외로워 질 때
내 얘길 조금만 들어 준다면
어느 날 갑자기 세월에 한복판에
덩그러니 혼자 있진 않겠죠
4) VERSE_1-2 해석
-
매일 비슷한 일을 하고, 비슷한 생각을 하면서 하루를 살아가지만. 어제와 별반 다름없는 오늘이지만. 문득 힘들고 외롭다고 느껴지는 때가 있다. 잠시 감정의 궤도를 벗어날 때, 이야기를 찬찬히 들어주고 또다시 감정선을 평안히 만들어 주는 이가 있다면. 비슷한 길을 걷다 잠시 엇나갔을 때 삶의 이정표가 되어줄 수 있는 이를 만날 수 있다면. 그렇다면 완전히 우리 생이 엇나가지는 않으리라 믿음을 가지게 되고.
우리가 본능적으로 사랑하는 상대를 찾는 것도 비슷한 연유가 아닐까 싶다. 사랑하는 이를 통해, 사랑하는 이를 위해서 나의 삶을 바꾸고자 할 수 있고 나를 통해 사랑하는 이의 마음이 평안해질 수 있다면. 그것이 우리 생의 큰 의미가 된다면. 서로 바래지는 세월 속에 생기를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감정의 평균선을 벗어나는 사랑을 통해 결국은 상대방 감정에 평온함을 가져다주는 관계가 된다는 것. 그렇게 우리는 진짜 사랑을 깨닫게 되는 것일까.
5) 후렴_1-1 가사
-
큰 것도 아니고 아주 작은 한마디
지친 나를 안아 주면서
사랑한다 정말 사랑 한다는
그 말을 해 준다면
6) 후렴_1-1 해석
-
외로움을 느끼는 화자가 바라는 작은 것은 ‘사랑한다, 정말 사랑한다.’라는 말을 듣는 것. 우리가 배우자와 같이 사랑하며 살아가는 이유가 바로 이곳에 있지 않을까. 배우자가 정말 힘들어할 때 그저 작게 ‘사랑한다.’라는 말을 속삭여줄 수 있는 그 작은 순간을 위해 오랜 기간같이 살을 부대끼며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7) 후렴_1-2 가사
-
나는 사막을 걷는다 해도
꽃길이라 생각할 겁니다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
8) 후렴_1-2 해석
-
우리는 사랑하며 엔돌핀이 돌고 그 엔돌핀은 우리를 착각에 빠지게 한다. 사랑에 빠진 소녀는 마치 매일 하늘 위를 걷는 듯하다는 느낌이 들 듯, 사랑하는 이가 우리에게 주는 당장의 심정 변화는 아주 극명하다. 따뜻한 당신의 품 속에서 사랑을 느낀 화자는 사막 길을 걷는 가운데에서도 그것이 꽃길을 걷는 것이라 믿을 수 있는 힘을 얻는다. 무언가 착각 속에 빠져 산다는 것은 언뜻 부정적인 표현으로 비칠 수 있으나, 그러한 환상 속에 빠져 어렵고 가시 돋친 길을 참으며 걸어갈 수 있는 힘을 줄 수 있다면. 결코 부정적인 것으로만 보기 힘들 것이다.
외부에 풍파에 쉽게 바래지고,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느끼는 외로움도 점점 무디어져 갈 때도 있지만, 마음은 아직까지 여린 우리를 남들은 늙었다고 이야기할지 몰라도 우리는 점점 익어가고 성숙해지고 있는 것이라 확신한다.
9) 후렴_1-3 가사
-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
저 높은 곳에 함께 가야 할 사람
그대 뿐입니다
10) 후렴_1-3 해석
-
결국은 ‘서로’이다. 서로를 ‘바라’보며 세월에‘바래’지다 하늘나라로 가는 길에 서로 외롭지 않게 당신의 길을 ‘바래’다 주는 존재. 우리가 이 땅 위를 살아가는 단 하나의 이유이자 각별한 신비. 그 사랑이 육체적 사랑(Eros)이든, 도덕적 사랑(Philia)이든, 정신적 사랑(Stergethron)이든, 무조건적인 사랑(Agape)이든 상관없이.
우리가 하늘나라로 올라갈 때까지 가슴에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은 ‘사랑’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삶에 일깨워준다.
□ 총평
- 사랑과 기대는 추상적인 개념이고 이따금씩 우리에게 허망함과 실망감을 남겨내곤 하는데, 그 사랑과 기쁨이 충족되는 순간이 있음을 우리는 알기에. 그리고 그것이 우리 삶의 아주 큰 원동력이 됨을 알기에.
우리는 모두 사랑의 힘으로 살아간다. 언젠가 그것이 가슴속에 가득 채워질 수 있다고 간절히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