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D-392 2012.10.10. (수) ~ 12. (금)
<수학여행>
ㆍ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2학년이 되어서 펜을 들고 내 생각을 쓰는 일이 확실히 적어진 것 같다. 긴장이 풀려서일까? 아니면 다른 할 게 더 많아서? 가끔은 펜을 들며 내 생각을 적어보는 기회를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 이번 주 수 ~ 금요일 동안 '한양에서 서울을 만나다.'라는 주제로 서울로 올라가 여행을 했다. 서울은 중 2 때 누나 따라 가 본 것 빼고는 기억이 없다. 그래서 이번에 서울에 가면 뭐라도 하고 오리라, 다짐을 했다.
아침 8시인가 이른 시간부터 모든 학생이 모여 서울로 향했다. 첫날은 대학 탐방이었는데, 우리 조는 공과
대학으로 유명한 '한양 대학교'로 향했다. 버스에 타서 4 ~ 5시간을 내리 가야 도착한단다. 출발하기 전에 딥다 멀어 보였는데 막상 버스 타고 자고 먹고 노래 듣고 하다 보니 정말 쏜살같이 한양대에 도착해 있었다. 도착하고 내려서 학생 식당에서 밥을 먹은 후 한양대에 재학 중이신 선배님들이 오셔서 캠퍼스 여기저기를 견학시켜 주셨다. 나는 안 들었다. 대학 탐방도 몇 시간 정도 소요된다길래 지루할 줄 알았는데 이야기하고 사람 구경하고 하다 보니 순식간에 끝이 났다. 한양대학교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굵직굵직한 캠퍼스 건물과 넓은 운동장, 그림의 떡이라고 밖에 생각이 안 나는 이유가 뭘까. 그래도 열심히 해야지 하는 마음가짐을 가줄 수 있게 된 것 같다.
대학 탐방도 끝나고 숙소로 들어가 씻은 후 TV 보며 쉬다가 장기 자랑을 한다기에 컨퍼런스 홀에 가서 친구들이 공연을 하는 거 보고 잠에 빠졌다.
아침, 기상송이 울렸지만 한참 후에나 일어날 수 있었다. 집에서 별로 추울 것 같진 않아서 반바지를 입고 왔는데, 서울은 꽤 추웠다. 10월 중순에 추위에 벌벌 떨며 반바지를 입고 다녔다. 아침에는 많이 쌀쌀했지만 낮엔 그럭저럭 덥기도 했다. 어쨌든 반바지 꼴로 청평역에서 ITX 타고 청량리로 갔다.
청량리에서 광화문으로, 광화문에서 본격적인 탐방을 시작했다. 첫 미션은? 광화문을 배경으로 우리 조가 단체 점프 샷을 찍기! 다행히도 우리 조엔 따발총처럼 다다다 찍히는 사진기가 있어서 수월하게 미션을 수행했다. 그리고 외국인과 스피드 퀴즈를 하기로 했는데 하필 시간이 없고 영어로 소통 안 되는 우크라이나 사람을 만나 스피드 퀴즈는 해 보지도 못하고 끝이 났다. 다행히도 사진은 잘 나왔다. 끝나고 모닝글로리 3색 볼펜을 드렸는데 오! 하고 놀라더니 리액션 프레젠트라며 조그마한 리코더 같은 걸 내게 건넸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하고 함성 한 번 지르고 가시더라. 유쾌했다. "thank you, thank you"에 악수도 한 번 하고 "Have a nice trip!"하고 다시 돌아왔다.
다음으로 '우정총국'이라는 곳에서 미션을 했다. 중간에 잠시 길을 잃긴 했지만 무사히 도착하고 우체통 앞에서 단체 사진을 찍은 후에 부모님께 편지를 쓰란다. 뭐라 썼는지는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쓰고 운현궁으로 향했다. 운현궁에서는 왕위 즉위식을 재현하고 마지막으로 처음에 갔었던 광화문 주변에 있는 세종대왕 동상 아래서 미션을 마무리하니 약 1시 정도가 되었다. 점심시간에 뭘 먹을까 고민하다 런치 타임에 맥도널드 빅맥 버거가 3000원이라길래 결국 맥도널드에 갔다.
그리고 상혁이가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버스킹 공연을 한대서 그걸 보러 가자고 했다. 나는 명동을 가고
싶었는데, 혜화동으로 가서 마로니에 공원을 한참 찾았는데 안 나오길래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았다.
알고 보니 바로 옆에 공사 중인 공원이 마로니에 공원이었다.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힌 상혁이는 명동으로
이동하기로 해서 우리도 상혁이 따라 명동으로 갔다.
명동에 도착하니 목요일 낮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가득했다. 사람들 구경, 건물 구경을 하고 명동의 명물이라는 10층짜리 아이스크림도 먹고 명동성당에도 들어가 보았다. 정말 장엄하고 숨이 턱 막힐 정도로 신기했다. 거대한 성당 크기와 조형물, 제대, 그림, 그리고 스테인드글라스까지. 게다가 한국에 3대밖에 없다는 파이프 오르간에- 몇몇 사람들의 침묵 속의 깊은 기도, 제대를 향해 깊은 절을 하고 나가시는 할머니까지. 너무나 엄숙하고 멋있었다. 정말 구석구석 구경을 다 해보고 어느 정도 시간이 되어 나왔다. 나와서 상혁이 버스킹 공연하는 걸 아주 조금 구경하다가 미리 예매해 둔 코믹 연극 뮤지컬 '프리즌'을 보러 갔다. 다시 혜화역에 도착해서 표 끊고 자리에 앉았다.
내용도 재미있었지만 관객이 직접 참여하는 부분이 많아서 볼만했다. 그리고 우리 일행 중에 태일이와 치훈이가 공연 참여도 했고 상품도 타 가더라. 런타임이 2시간이었지만 2시간이 정말 순식간에 지나갈 정도로 재미있었다.
방으로 돌아와서 음식 먹고 탐방 보고서를 쓰고 쉬다가 나도 모르게 잠에 빠져들었다. 다음날 아침 또 반바지
차림으로 나가서 국립 중앙 박물관을 견학하고 다시 하양으로 향했다. 2박 3일이 정말 바람이 된 것만 같다.
수능) D-376 2012.10.28. (금)
<청소년 스트레스 아작내기 프로젝트, 응답하라 2012>
ㆍ 얼마 전 '전국 가톨릭 학생 대회'에서 만난 소은이의 Facebook을 보고 '반딧불이'라는 단체를 알게 되었다. 네이버에서 반딧불이에 대해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마침 '청소년 축제'를 기획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호기심에 먼저 전화를 해서 여쭈어보았는데, 담당자님께서는 흔쾌히 주말에 사무실로 오라고 하셨다. 마침 쉬는 토요일이기도 해서 한 번 방문을 해 보았는데 그 길로 기획단에 들어가게 되었다.
ㆍ 우여곡절 끝에 시작한 프로그램이지만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변화라 잘 적응하고 있는지, 내가 잘하고 있는 건 맞는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일단 첫 만남부터 위치를 못 찾아서 너무 힘들었고, 첫 만남 때도 무슨 상황인지 내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의문이 들었다. 근데 옆에 앉아 계신 명호 선생님이 친절히 다 설명해 주셔서 편하게 모든 일을 진행한 것 같다. 게다가 청일점인 부분도 어느 정도 부담이 되기도 한다. 그래도 '소은'이라는 매개체가 있으니까 조금 더 안심이 되는 것도 같다.
시기상 새로운 활동을 하기엔 늦은 것 같기도 하고 지금은 조금 더 학업에 열중해야 하는 시기도 맞지만 어쩌면 내 마지막 학창 시절 프로젝트가 될 수도 있다. 늦게나마, 정말 늦게나마 반딧불이를 만날 수 있었다는 게 정말 큰 행운인 것 같다. 학창 시절, 마지막 활동이 될지도 모르는 청소년 스트레스 아작내기 "응답하라 2012, 파이팅!"
몇 번의 기획단 회의 끝에 축제 날이 다가왔다.
그동안 회의하면서 축제의 기본적인 틀과 방향, 위치, 콘텐츠까지 모두 우리 청소년들이 직접 정했고, 더해서
설문 조사도 하고 직접 대구 시내로 나가서 홍보 활동도 하는 등의 색다른 활동을 많이 했었다. 축제 날 당일이 되어서 아침 일찍 중앙로 대구 백화점 앞 무대로 향했다.
안심역에서 최대한 빨리 중앙로 대구 백화점 앞에 도착했는데 생각보다 바람이 많이 불어 아직까지 부스 설치를 다 못했더라. 바람에 날리는 부스를 정리한다고 엄청 애먹었다. 2시부터 내가 맡은 부스인 '몸으로
말해요'라는 부스 활동을 시작했다. 주제가 몇 개 없어 단조로울 줄 알았지만 유동이 빨라서 생각보다는
재미있는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약 1시간 30분 동안의 부스 활동이 끝나고 OX 퀴즈와 게임팅이 시작되었다. 먼저 OX 퀴즈부터 시작되었는데 난이도가 꽤나 높았다. 청소년의 날은 언제일까요? 달팽이는 이빨이 있을까요? 문어는 심장이 2개일까요?
정도의 난이도로, 쉽게 맞출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어쨌든 OX 퀴즈가 금방 진행이 되고 게임팅이 이어졌는데 이때 선우랑 수영이가 등장했다. 내가 미팅시켜 준다고 온 친구들이다. 원래 난 참여를 할 계획은 없었지만 진환 선생님이 갑자기 마이크로 "기윤이 나오세요." 했다. 그 많은 기획단 중 왜 나를 불렀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나도 같이 게임팅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선우랑 수영이는 여자 파트너들이 마음에 안 드는 모양이었다. 처음에는 둥글게 둥글게를 하더니 남자 여자 5명씩 1조가 되란다. 5명씩 짝이 지어지고 풍선을 주더니 발에 묶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서로 빨리 터뜨리는 팀이 승리를 한단다. 시작하자마자 난 멀찍이 떨어져 있었는데 정신 차리고 보니 우리 팀의 풍선이 나 빼고 다 터져 있었다. 상황은 거의 10:1 정도 되었던 것 같다. 그런데 갑자기 앞에서 뒤에서 옆에서 사정없이 덤벼드는 게 진짜 얄짤이 없었다. 구석에 몰려 계속해서 공격당했다. 풍선을 묶은 발을 살짝 들고 콩콩 뛰어다니니 아무도 못 터뜨리기는 했지만 이리저리 도망 다니다 진을 다 뺐다.
이게 끝인 줄 알았는데 다른 게임이 많았다. 자기가 가진 소지품으로 최대한 길게 늘이기도 했는데, 가지고 있는 게 이어폰뿐이라 이어폰을 냈다. 그런데 게임이 끝나고 이어폰이 없어졌다. 여태 진행된 2게임을 모두 졌는데 모든 게임은 지금부터였다. 먼저 여자분들이 앞에 나와서 핸드폰을 내고 남자가 골라서 커플이 되는 방식이었는데 나는 마지막에 한 개 남은 폰을 골랐다. 고르고 보니 파트너가 많이 어려 보였다. 알고 보니 중1 여자애였다. 귀엽긴 했는데 조금 난감했다. 어쨌든 둘이 커플이 되어서 골든벨을 시작하는데 애가 똘똘해서 10문제 중 9문제를 맞히더라. 문제는 그다지 어려운 편은 아니었지만 커닝을 잘해서 쉽게 맞췄다. 그다음 경기는 코끼리 코를 돌고 풍선을 들고 온 후 파트너와 안아서 터뜨리기였는데 나는 풍선이 안 터져서 아쉽게도 탈락했다.
어쨌든 계속 진행이 되었는데 신문을 접고 올라가는 게임이랑 닭싸움을 진행했다. 결국 선우가 우승했다. 상품은 장난감 반지에 문화상품권 10,000 원이었는데 엄청 좋아하더라. 부끄럽다면서 수영이랑 선우가 날 막 때렸다.
다음으로 평소에 못 말한 이야기들을 무대 위에서 이야기하는 '응답하라' 시간이 있었지만 다음으로 진행되는 공연 마당의 MC를 맡았기 때문에 눈에 들어오지 않더라. 다음으로는 이 축제의 꽃인 공연 마당이 있었다.
윤경 선생님이랑 같이 무대를 설명하고 무대를 진행한 참가자들과 간단한 인터뷰를 할 시간을 가졌다. 무대와 관객은 생각보다 규모가 컸지만 떨리지는 않았다. 다만 추워서 몸이 떨렸을 뿐. 중간중간 내 생각을 말하는 멘트들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귀 기울이는 것 같지는 않아 많이 아쉬웠다.
힙합 공연부터 그림자 연극, 노래, 춤, 밴드까지 많은 종류의 공연이 준비되어 있었는데 그중 시지고 댄스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MC라 바로 옆에서 과격하게 춤추는 것을 봤는데 정말 입이 쩍 벌어졌다.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인 것 같다. 실제로 시지고 공연을 할 때는 그 넓은 공간에 사람들이 가득 찼었다. 정말 재미있었던 공연도 멋있게 마무리되고 현장 정리를 한 후 모든 반딧불이 기획단이 모여 떡볶이를 먹는 것으로 파티를 즐겼다.
어쨌든 내 생의 첫 축제 기획이었다. 정말 남는 것이 많고 재미있는 작업이 된 것 같다. 평생 못 잊을 추억을 만든 것 같고 청춘을 불태운 좋은 경험이 된 것 같아 뿌듯하다.
ㆍ 날짜로만 따지면 1개월 13일, 요 근래에서 '반딧불이'란 내 삶의 일부였고 모든 행동의 시발점이 되었다.
처음 사람들과 만나고 어색하고 서먹한 관계였는데 어느덧 다들 안면을 트고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신기할 따름이기도 하다. 정확히 어제 이 축제가 끝이 났다. '권기윤'과 '반딧불이'의 만남이 끝은 보는 순간인 것 같아 많이 아쉽다. 고 2 중 - 후반 즈음에 반딧불이를 만나게 되었는데 만나도 너무 늦게 만났다는 아쉬움과
지금이라도 만나 뭔가를 했다는 사실에 안도감이 들기도 한다. 너무 순식간에 쏜살같이 하루하루가 지나가
버려서 어떻게 진행이 되었는지. 눈 코 뜰 새 없이 지나만 갔다.
이번 년 가장 의미 있는 날을 정신없게 보내, 잘했는지는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다.
수능) D-350 2012.11.23. (금)
<무학제가 끝나고 난 뒤 >
ㆍ 요 며칠 수, 목, 금요일은 무학제라는 우리 학교 축제가 열렸다. 나는 인문고전 동아리 '아카데미아'카페의
일원으로 활동하게 되었다.
몇 주 전- 몇 주도 아니다, 한 2주 전부터 급하게 준비된 우리 동아리 부스지만, 꽤나 준비할 것이 많았고 준비한 것도 많다. 동아리에서는 '북 카페'를 운영하기로 했는데 샌드위치에 코코아를 파는 일을 기반으로, 간단하게 간이 철학 책을 만들어 방문하는 손님들에게 소개하는 활동을 하기로 했다. 나는 기본적인 사진을 찍고 포스트잇 나눠주고 하는 등의 잡일을 했다.
지하 도서관에서는 이렇게 카페를 운영했고, 중앙 계단에서는
이준절 선생님의 주관으로 간단하게 공예품 전시를 했다. 나는 여기저기 사진 찍고 다니느라 바빴다.
3일간 열심히 장사를 한 덕에 약 30만 원 정도 순 수익을 남길 수 있었고 이 돈들은 전부 좋은 곳에 쓰인다고 한다. 그런데 뭐랄까 축제는 끝났지만 내 마음은 참 먹먹했다. 이게 뭐라고 그렇게 죽자고 뛰어들었을까.
난 무엇을 얻기 위해 행동이 앞섰고 또 이 일고 얻는 것들은 뭘까/ 모르겠다, 조금 더 우직해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