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빨아들임

by 여행사 작가 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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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에 온 정신을 쏟는다는 것은

영겁의 노력 위에 서리를 끼얹는 일


순간순간 날아오르는 파리떼 앞에

늘 바수어져 버리는 나의 우주들


이렇게 무너지면 안 된다 싶더라도

어느샌가 모두 까만 점 속으로 사라져 가고


뒤늦게 벗어나려 발버둥 쳐도

'이미 늦었다'라는 메아리만 사방으로 공명하네


애초에 빠져버리지 않을걸,

차라리 눈길조차 주지 말걸,


하염없이 외쳐보지만

언제나 그 검은 점 안으로


아니어라, 아니어라, 이게 아니어라

마음속의 아우성은 퍼져가지만


그렇거라, 그렇거라, 모두 그렇거라

이미 모든 영혼은 흘려만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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