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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목소리가 내 귓볼을 지나,
마음속 깊은 곳에 다다를 때면
어김없이 울컥울컥 쏟아지는
새하얗고도 투명한 진주들
기다리고, 또 기다렸었던 그날의 여름밤
새파랗게 생채기 나고 발기어진 마음을
그의 음성으로 만든 얇은 실망울들로
억지로 동여내야 했었던
어린 날의 시련들
그를 만나겠다는 일념으로
어떻게든 마주하겠다는 신념으로
부푼 마음만을 가득 안고서
발걸음을 내디뎠던 그날의 시큼한 밤 공기
겨우내 마주한 그의 음성
동공으로 맺어지던 방아깨비의 춤사위
실오라기처럼 풀려버린 철문과 빗장들
그의 목소리가 내 귓볼을 지나,
마음속 깊은 곳에 다다를 때면
어김없이 울컥울컥 쏟아졌었던
나의 새하얗고도 투명한 진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