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어른이 되어 이를 뽑았다.

by 여행사 작가 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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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가 되어 제 발로 이를 뽑았다.

어느새인가 났었던 뾰족한 사랑니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

꽤 많이 내려와서

나의 많은 것을 괴롭힌단다.


이를 뽑는 과정은 꽤나 소란스러웠다.

독한 마취제를 쏘고 드릴로 잇몸을 갈았다.

그리고 젓가락만 한 쇠 막대기로

잇몸을 이리저리 들쑤셔대며

겨우내 1센티의 작은 보석을 캐내었다.


초록 두건에 눈을 가리고

떨리는 마음으로 완전한 무중력 상태가 되었을 때

어렸을 적 나의 집

매일같이 흔들리던 이빨 자국

나를 보고 웃고 있던 이모님 생각이 났다.


얇은 실에 묶여 문지방에 달은 뒤

문을 쾅 닫기만 한다면

나의 작은 이는 쏙 빠졌었다.

울고 있는 나를 사탕으로 달래며

하얀 종이에 고이 싸서 기와 위로 던졌다.


문득, 눈물 한 방울 없이 쇠막대를 견딘 오늘과

눈물 뚝뚝 흘리며 실 하나에 두려움 떨던 그날의

무지하지만 엄청난 간극은

나의 몸과 모든 영혼들을

새로이 뽑아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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