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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가 되어 제 발로 이를 뽑았다.
어느새인가 났었던 뾰족한 사랑니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
꽤 많이 내려와서
나의 많은 것을 괴롭힌단다.
이를 뽑는 과정은 꽤나 소란스러웠다.
독한 마취제를 쏘고 드릴로 잇몸을 갈았다.
그리고 젓가락만 한 쇠 막대기로
잇몸을 이리저리 들쑤셔대며
겨우내 1센티의 작은 보석을 캐내었다.
초록 두건에 눈을 가리고
떨리는 마음으로 완전한 무중력 상태가 되었을 때
어렸을 적 나의 집
매일같이 흔들리던 이빨 자국
나를 보고 웃고 있던 이모님 생각이 났다.
얇은 실에 묶여 문지방에 달은 뒤
문을 쾅 닫기만 한다면
나의 작은 이는 쏙 빠졌었다.
울고 있는 나를 사탕으로 달래며
하얀 종이에 고이 싸서 기와 위로 던졌다.
문득, 눈물 한 방울 없이 쇠막대를 견딘 오늘과
눈물 뚝뚝 흘리며 실 하나에 두려움 떨던 그날의
무지하지만 엄청난 간극은
나의 몸과 모든 영혼들을
새로이 뽑아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