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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빨간 조명을 온몸에 흠뻑 적시며
9월, 초가을 말에 오롯이 성탄 음악을 듣는다.
마치 소풍날을 기다리는 어린아이가 된 듯이,
순수한 마음으로 새하얀 눈을 그리듯이,
태양볕 아래 땀을 뻘뻘 흘리며
잿바람 휘날릴 그날을 상상한다.
때 이른 바람이던가,
비록 시기가 맞지 않더라도
단전에서 끓어오르는 모든 숨결들 모아
꽁꽁 얼어버린 두 볼, 눈사람이 조심스레 움켜쥔
때 묻지 않은 두 손에
호호 불어 온기를 더한다.
핫도그 하나를 입에 물기 위해
온종일 하교 시간만을 참아내던
어렸던 날, 순수한 마음으로
마음을 정갈히 또 두근거리게
곧 다가올 차가운 겨울날을
고요히 기다린다.
조용하고 욕심 없이
파도처럼 덮쳐올 앞날을 그리우는
여린 이의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5월, 사과 꽃 향기를 맡으며 매화를 생각하고
9월, 늦여름 장맛비를 맞으며 베고니아를 그리는
그 선한 마음을 언제나 품고 싶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