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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보았습니다.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그 찰나의 순간
번뜩이던 불꽃, 시신경을 간지럽히던 섬광
이 모든 것을 어지럽히고 혼란케 하는
빛을 보았습니다.
빛이 솟아납니다.
온 마음을 힘껏 발겨버린 그 잠깐의 순간
가슴속 회색빛은 단풍 피듯 물들어가고
환상 속에 사로잡혀 색감이란 안대를 쓴 채
검정의 빛을 쫓습니다.
빛이 피어납니다.
기어코, 마침내 하늘로 올라간
물먹은 성냥개비는
온 세상 모든 얼굴을 환히 밝혀내고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빛이 멸해갑니다.
성난 황소의 포효 소리처럼
수막을 걷어내는 물개의 몸짓처럼
첫 숨을 내쉬는 아이의 울음소리처럼
천지를 굉음으로 진동시킵니다.
빛을 따라갑니다.
온 영혼이 딸려가도 좋을 만큼
황홀의 절경 속으로 끝없이 잠수하듯
나의 온 호흡을 앗아가듯이
한빛을 향해 나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