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타협하지 말 것.

by 여행사 작가 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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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협하지 말 것.


살갗이 찢어질 듯 불에 타들어 가더라도

손톱을 빼어버릴 듯 철심을 박아대더라도

영겁의 시간을 기어코 두 팔로 버텨 내었으니

기어코, 타협하지 말 것.


쏟아지던 흙더미를 모두 심장으로 받아내었고

질척이는 진흙밭을 겨우내 벗어났으니

달콤한 바람에 왼 가슴이 흔들리더라도

기어코, 타협하지 말 것.


성난 늑대가 눈알을 찌르고 파먹었더라도

벼리처럼 뾰족한 말벌 침이 정수리를 쏘았더래도

결국엔 두 다리로 꼿꼿이 서있으니

기어코, 타협하지 말 것.


지나가면 모든 것들이 아득해질 테지,

한 줌의 지우개 똥처럼 남아 버리겠지,

이후엔 살점의 흔적들이 모두 기억하고 있기에

기어코, 타협하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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