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쥐구멍에도 볕은 드는가.

by 여행사 작가 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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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구멍 사이로

또똣한 볕 들 날 오나 싶었다.


살랑한 봄바람 불어오는가 싶어

풀내음, 꽃향기 맡으러

고개를 빼꼼 내들었다가


무심하게 피부로 사무치듯 박혀오는

꽃샘추위, 그 바람에

또다시 시선을 수직으로 처박는다.


따스한 온기라고 느꼈던 것은

과연 나만의 어리석은 착각이었던가.

박수 소리도 손뼉을 맞대어야 난다면서

왜 나의 뜨거움은 늘 일방적인가.


끝없이 이어지는 바보 같은 착각 끝에

곱씹어내는 심장 끝, 금속 조각들

메말라가는 나무들, 조각나는 풀뿌리

그 앞 음지에서

얼마나 더 몸을 떨어야 하는가.


흘러가는 시간 속에선

정녕 나의 모습을 찾을 수가 없는가.

쥐구멍에도 드디어 또똣한 볕이 드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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