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쥐구멍 사이로
또똣한 볕 들 날 오나 싶었다.
살랑한 봄바람 불어오는가 싶어
풀내음, 꽃향기 맡으러
고개를 빼꼼 내들었다가
무심하게 피부로 사무치듯 박혀오는
꽃샘추위, 그 바람에
또다시 시선을 수직으로 처박는다.
따스한 온기라고 느꼈던 것은
과연 나만의 어리석은 착각이었던가.
박수 소리도 손뼉을 맞대어야 난다면서
왜 나의 뜨거움은 늘 일방적인가.
끝없이 이어지는 바보 같은 착각 끝에
곱씹어내는 심장 끝, 금속 조각들
메말라가는 나무들, 조각나는 풀뿌리
그 앞 음지에서
얼마나 더 몸을 떨어야 하는가.
흘러가는 시간 속에선
정녕 나의 모습을 찾을 수가 없는가.
쥐구멍에도 드디어 또똣한 볕이 드나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