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글
- IVE Extended Play 3집 Album 'IVE EMPATHY' 중 1번 트랙 'REBEL HEART' 분석
□ 개요
1. 아티스트: IVE
2. 작사: Nietzsche
3. 작곡: Emily Harbakk, Ryan S.Jhun, Thomas G:son, Jimmy Jansson, Maia Wright, Jack Brady,Jordan Roman
4. 편곡: Ryan S.Jhun, Gucci Caliente, The Wavys
5. 발매일: 선공개)2025. 1.13 정식)2025. 2. 3
□ 분석
1. 앨범 프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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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ARE REBELS in OUR HEART” … ‘반항아’들의 연대 행진 ‘REBEL HEART’
타이틀곡 'REBEL HEART'는 위로와 공감을 겨냥해 '동료애'를 강조한다. 다양한 서사를 가진 ‘반항아’들의 연대 행진을 그린 ‘REBEL HEART’는 다채로운 보컬 하모니와 벅차 오르는 후렴구가 함께 어우러지는 곡으로, 감미로운 스트링에 업템포 드럼이 더해져 풍성한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위로를 건네는 노랫말과 더불어 웅장함이 느껴지는 사운드는 묘한 반전의 느낌을 준다.
2. 기존 곡 콘셉트 및 느낌 / 방향 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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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나이가 들어가는 입장에서는 ‘반항의 정신’이 남몰래 부러울 때가 있다. 서투른 행동 한 번에 잃어버릴 것이 많아진 지금은 오히려 ‘반항’이라는 존재 자체가 두려워졌다. 한 줌의 반항의 정신을 불살랐다가, 누군가로부터 미움을 받거나, 버림받게 된다면, 그 앞에 펼쳐질 수많은 시련이 막연히도 막막하게만 느껴진다.
감정 요동을 애써 무시하게 된 현재의 안락함에 잔뜩 젖어 들어 반항의 정신은 이미 사그라든 지 오래이고, 부당하든 아니든 모든 것을 나의 숙명으로 받아들이고선 마음속으로 끝없이 삭혀 내고 있는 오늘이다. 혹여 불의의 화살이 나를 향해 쏘아 오지 않을까 두려워하며 비굴하게 굴종하는 내 모습이 되어버렸다.
살아가며, 나는 반항다운 반항을 해본 적이 있었던가. 특히 나의 성장기는 무언가에 올곧이 부딪히기가 참 어려운 환경이기도 했다. 누군가의 심기를 거스르는 행동은 꼭 그에 따른 결과를 불러왔다. 가정에서도, 선배에게도, 선생에게도, 군대에서도, 정해진 규칙에 따르지 않는다면 늘 자비 없는 대가가 뒤따랐다. 물론 주변에 소신 있는 반항을 했던 사람들도 있었지만 또래 집단은 그를 ‘반항아’로 낙인찍어 버렸고, 그 후폭풍은 모두 개인의 몫이 되었다. 난 혹여 그 눈살 시리게 하는 화살이 나에게 잘못 향하는 것은 아닐까 두려웠다. 그렇기에 나는 자라오며 늘 환경에 충성하거나 굴복하는 방법만을 학습했다. 그 결과, 행동으로 나간 반항은 거의 없었다. 그러면서 ‘숙연해지는 것이 어른스러운 것’이라 마음속으로 굳게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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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어른이 되었다. 불의를 보아도 말하지 못하고, 불합리한 일을 당하더라도 입 뻥긋 한 번 하지 못하는 바보 같고 비겁한 어른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학습된 무기력 앞에 어딘지도 모를 곳에서 찾아오는 두려움이 점점 패배주의에 젖게 만들었다. 총대를 매 본 적도 없으면서, ‘내가 행동해 봤자 안돼’라는 관념이 무의식 깊은 곳에 완전히 똬리를 틀어버렸다. 나는 그렇게, 그저 그런 어리석은 어른이 되어버렸다.
그렇기에 항간에 떠도는 ‘반항’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본능적인 거부감이 피부에 돋아나는 한 편, 다른 곳에서는 부러운 마음도 샘솟는다. 반항 앞에 삼켜내야 하는 두려움이 얼마나 큰 것인지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이다. 나는 쉬이 행하지 못한 그 행동으로 용기 있게 나서는 어떤 이의 용기는 진심으로 존경스럽다.
한 번도 반항하지 않은 것을 성숙한 나의 모습을 보여주는 표상처럼 생각한 적이 있다. 하지만 꽤 오랜 시간이 지나 나는 왜 자연스럽게 피어오르는 반항 한 번 해보지 못하고서 마음속으로 삼켜내기만 했을까라며 후회하는 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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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해당 곡의 Demo를 들었을 때부터 소녀들의 당찬 마음이 힘 있게 들려, 심지 굳은 소녀들의 이야기를 그려보고 싶었다. 작사가 Nietzsche가 그려낸 ‘반항의 마음’은 과연 어떤 것이었을지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다.
3. 원곡의 가사 및 분석
1) VERSE_1-1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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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항상 다 이룬 것처럼
엔딩은 마치 승리한 것처럼
겁내지 않고 마음을 쏟을래
내 모양대로
2) VERSE_1-1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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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행동은, 기세로부터 시작된다. 뚜렷한 결과를 도출해야만 하는 일에서는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아무도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일단은 ‘나의 생각이 옳다.’라는 마음을 굳게 가지고서 과감히 뛰어들어야 할 것이다. 그렇기에 시작도 ‘다 이룬 것처럼’, 마무리 역시 ‘승리한 것처럼’ 굴어야 한다. 설령 그렇지 않았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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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에는 믿음이 더해져야만 힘을 얻을 수 있다. 필자 역시도 그랬듯 뒤따라올 결과를 겁내었기 때문에 행동 앞에서 한참이나 망설이기만 했었다. 그러는 사이 시간은 야속하게 흐른다. 시간은 절대 반항아의 편이 아니다. 마음을 먹었다면, 겁내지 않고서 자신의 방식대로 마음을 모두 쏟아내어야만 한다. 명예 없이는 칼집에 들어가지 않는 도검처럼, 머뭇거리는 사이 모든 발언권은 바람과 함께 사라진다. 그러므로 행동이란 그저 해야 하는 것이다. 비록 그것이 ‘반항’이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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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의 아이돌인 서태지가 “됐어, 이런 가르침은 됐어(서태지와 아이들_교실 이데아)라고 본인의 생각을 자유롭게 외쳤던 것처럼, IVE 역시도 현대를 살아가는 청취자들에게 자신들이 그린 모양을 과감히 드러내려 한다.
3) VERSE_1-2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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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아
어디에서도 내 맘을 지키기
오해 받을 땐 자유에 맡겨둘래
다 알게 될 거니까
4) VERSE_1-2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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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화자가 그려내고자 했던 반항의 마음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부조리나 불합리에 대한 반항이 아닌 자신에게 쏟아지는 평가에 대한 변화라는 것을 이 대목에서 눈치챌 수 있다. 이전에는 타인에게서 나오는 평가들에 하나하나 마음을 쓰고 그에 연연했더라면, 이젠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으며 화자를 찔러대는 날카로운 말들로부터 마음껏 벗어나 보려고 한다.
해당 음반은 기성세대와 세태에 대한 반항이 아닌 자신의 마음가짐에 대한 변화를 시사했다. 사람이 영적으로 성장할 때면 이런 식으로 마음을 고쳐 먹고 자세를 바로잡는 것을 수천 번 반복해야 비로소 영혼의 솜털들이 떨어질 것이라 믿는다.
결국 애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바꿀 수 없는 것은 그대로 두겠다는 뜻이다. 마치 이시스와 오시리스의 신화처럼, 오해는 직접 말로 풀지 않더라도 감정은 시간 속에서 침전되고 정리되어 ‘나중에는 필히 진실이 알려진다’라는 세계관을 마음속에 심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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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있어야 세상이 있다. 결국 어른이 된다는 것은, 서슬 퍼런 날카로운 것들로부터 나 자신을 지켜내는 방법을 하나씩 배워나가는 것이 되겠다. 나 자신만 온전하다면, 세상의 의견들은 모두 운명론적으로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다.
나를 지키려는 마음이 무너진다면 그때부터는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붕괴되기 시작한다. 그렇기에 어떻게든 시선을 거둬야 한다. 모든 것에 다 힘을 줄 수는 없다. 그것마저도 견디고 참아내어야 한다. 우리는 무엇이든 말하고 행할 수 있는 자유를 지니고 태어났지만, 말하고 싶어도 말하지 않는 것과 행하고 싶어도 행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욱 커다란 힘을 가질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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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좀먹는 수많은 언사들을 하나하나 대응하지 않고, 도가(道家)적 마음으로 가만히 지켜보는 것이 IVE가 표현하고자 했던 ‘반항의 마음’ 임을 알 수 있다.
5) Pre Chorus_1-1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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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 you can
Love me, hate me
You will never be never be never be me
Try me, I'll break free
You will never be never be never be me
6) 후렴_1-1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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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are rebels in our heart,
Rebels in our heart
We are rebels in our heart
We are rebels in our heart,
꺾이지 않아
We are rebels in our heart
7) Pre Chorus_1-1, 후렴_1-1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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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다른 이들이 화자를 사랑하든, 그렇지 않든 크게 상관하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가 화자를 날카롭게 찌르려고 하더라도, 마음을 다치지 않고서 ‘온전한 자신’으로 남을 것이 분명하니 말이다.
이러한 마음이 화자가 표현하고 싶은 반항의 마음일 것이다. 우리는 모두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고, 우리를 공격하는 수많은 말들로부터 감싸 안은 채 살아가야 한다. 자연스레 피어나는 이런 마음은 결코 꺾여서는 안 되는 소중한 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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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렴의 반복을 통해 ‘연대 행진’을 하는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그려지는 작사법이 인상 깊다.
8) VERSE_2-1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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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어디가 조금 부족해
너는 거기가 뭔가 좀 넘쳐
I don't care 뭐든 말은 참 쉽지
그래 실행이 어려운 거야
Do it, move it, do it
우린 그냥 할게
내 갈 길은 멀고
그 위에는 드라마가 있어
9) VERSE_2-1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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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간 타인을 재단하는 것은 참 쉽다. 미성숙한 방어기제(immature defense mechanism)의 '투사'처럼, 타인의 작은 흠을 들춰내는 것은 너무나도 간단한 일이다. 대상이 누구든지 말이다.
본질은 모르는 채 현상을 이야기하는 것은 늘 즉각적인 결과를 불러온다. 결과물을 이야기하는 것은 그 무엇보다 명확하기 때문이다. ‘너는 여기가 조금 부족해’ 라거나 ‘저기가 넘쳐’라는 문장처럼 속절없는 말들은 생채기를 아주 쉽게 남겨버린다. 그 저변에 놓아진 모든 노력을 무시한 채 말만 쉽게 뱉어버리는 것이다.
거기서 화자는 그 결과론적 시각에서 점점 달아나려 한다. 어차피 인생이란 각자의 속도가 있고, 운명은 그 속도에 맞춰갈 수 있도록 이끈다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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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개인적으로 결과론적 이야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나 역시도 한때는 결과만을 신봉했던 때가 있었다. 좋은 성적을 받길 원했고, 넘보지 못할 불멸의 기록을 가지고 싶었으며, 누구보다도 많은 돈을 벌고 싶었다. 그렇게 세계 대회에서 금메달을 안고 귀국하는 스케이트 선수들을 존경했고, 4000일 무사고 현판 앞에서 활짝 웃는 전우들을 자랑스럽게 여겼으며, 상상도 못 할 만큼의 돈을 가진 부동산 부자들을 동경했었다. 하지만 세상은 알고 싶지 않은 뒷모습도 씁쓸히 보여주었다. 실력이 아닌 온갖 혈연과 지연으로 대회 출전권을 따낸 선수가 있었고, 사고가 나더라도 쉽게 무마해 버리는 군 간부가 있었으며, 수백의 젊은이의 미래를 팔아 부정으로 쌓아낸 부동산 전설의 뒷모습을 보니 무작정 결과만을 신봉하지 않기로 했다.
그렇게 나는 쉽게 결과물에 입을 대지 않으려 노력한다. 한 인생이 쌓아 올린 열정의 드라마를 세치 혀로 와르르 무너뜨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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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해’, ‘넘쳐’라는 대비되는 단어를 사용함으로서 사회적 평가의 언어를 그대로 가져와 비튼 작사법이 눈에 띈다.
10) VERSE_2-2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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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외로움이 너무 길어지는 밤엔
그 맘을 쏘아 올려
11) VERSE_2-2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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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골(反骨)이자, 이단아(異端兒)에겐 가끔 외로움이 찾아올 때가 있다. 승리한 것처럼 시작했을지라도, 승리로 나아가는 중에는 옳은 방향을 택한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매일 해가 질 때면 그를 찾아온다.
어쩔 도리 없이, 시간이 해결해 주길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마음속에서 익어가는 고민과 외로움은 촛불이 바람에 흔들리듯 자연스레 하늘로 쏘아 올라가는 것을 스스로 느끼면서 말이다.
12) Pre Chorus_2-1 가사(*Pre Chorus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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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me, hate me
You will never be never be never be me
Try me, I'll break free
You will never be never be never be me
13) 후렴_2-1 가사(*후렴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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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are rebels in our heart,
Rebels in our heart
We are rebels in our heart
We are rebels in our heart,
꺾이지 않아
We are rebels in our heart
Rebels in our heart!
14) Bridge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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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따로 이유를 묻지 않고
서로가 필요할 때가 있어
그런 맘이 어떤 건지 잘 알기에
영원을 바라는 사이보단
지금을 이해해주고 싶어
We will always be the rebels
15) Bridge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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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아는 이단아를 알아본다. 서로가 처한 고민과 고통이 어떤 것인지, 서로의 처지가 흡사하기에 그들은 쉬이 지나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서로의 생각과 고민을 공유하고 공감하며 비로소 마주한 이로부터 위로가 될 때 나오는 시너지는 누룩이 부풀어 오르듯 순식간에 자라난다. 그렇기에 우리는 언제나 같이 가야 한다.
공감과 연대의 힘은 이리도 강력하고 무섭다. 비록 그것이 영원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할지라도, 지금 이 순간 튀어 오르는 사랑과 연대의 힘은 그토록 강하다.
16) 후렴_3-1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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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e, join as who you are
We are rebels, we are one
이 마음만으로
We are rebels, we are one
17) 후렴_3-1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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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힘을 화자는 잘 알고 있기에, 눈에 띈 다른 이단아에게 손길을 내민다. ‘스스로를 보호하고자 하는 마음’이 같다는 것을 잘 아는 것만으로도, 노력하지 않고 그저 가만히 둘 수 있게 서로를 바라봐 줄 수 있는 마음만으로도, 우리는 결국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18) 후렴_3-2 가사(*후렴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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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are rebels in our heart,
Rebels in our heart
We are rebels in our heart
We are rebels in our heart,
꺾이지 않아
We are rebels in our heart
□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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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반항에 대한 인상을 아주 가볍고 경쾌하게 비틀어 낸 음반의 작사라고 평가한다.
짧은 가삿말 속에서 힘 있는 목소리로 우리가 왜 스스로를 지켜야 하는지, 왜 모든 일에 힘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빼야 하는 것인지, 그리고 우리는 왜 함께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포괄적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가사라고 생각한다.
‘반항’이라는 단어 자체는 아무래도 쉽게 손댈 수 없는 주제였는데, 이를 구성하는 요소를 아주 살짝 비틀며 조명하는 방식으로 소녀들의 자신감을 확연히 보여줄 수 있었던 음반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