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 AKMU - 기쁨, 슬픔, 아름다운../ 분석

by 여행사 작가 류익

□ 머리글

- AKMU(악뮤) 정규 4집 Album '개화' 중 4번 트랙 '기쁨, 슬픔, 아름다운 마음' 분석

□ 개요

1. 아티스트: AKMU(악뮤)

2. 작사: 이찬혁

3. 작곡: 이찬혁

4. 편곡: 이찬혁, 이진협

5. 발매일: 2026. 4. 7.




□ 분석

1. 기존 곡 콘셉트 및 느낌 / 방향 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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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세상 살이에 무뎌졌다고 생각하는 30대의 남자도, 참 얄궂게 음반을 듣고 눈물을 찔끔 흘리고 말았다. 작사가가 된 지금까지, 여전히 가사로부터 울림과 감동을 받는다. 택시 안에서 AKMU의 음악을 들은 한강 작가가 그러하였듯, 버스 창가에 앉아 한참이나 눈물을 머금고 있었다.


늘, 덮어 놓기에 급급하였다. 드러내지 않는 숨김이 미덕이라 믿었다. 일희일비(一喜一悲) 하지 않으면서, 일이 잘 풀리고 기쁠 때에도 방심하지 말고 앞으로 닥칠 어려움을 생각하는 것이 선비다운 태도라 생각했다. 고고한 학이 되고 싶었다. 어울리지도 않게 언제나 격식을 차렸다.

그래서 늘 비워내듯 살아왔다. 비단 슬픈 마음뿐만을 덮어두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기쁜 마음도 잘 드러내지 않으려 노력했다. 이게 누군가의 시기 혹은 질투가 되어 돌아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게 점점 더 무표정해졌고, 사회가 칭송하는 무던한 어른에 점점 더 가까워져 가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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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 오물이 생기면 빨리 비워버리고 싶은 마음과 비슷했다. 슬픈 일이 있으면 이를 마주하기보다, 재빨리 저 멀리로 던져버리고서 잊은 척하고 싶었다. 혹은 몸을 바삐 움직여 다른 일들로 희석하기에 급급했다. 늘 쫓아내기 위해 눈이 빨개져 있었다. 그렇게 슬픈 일들은 쓰레기장에 내버려 두고 못 본 체하며 살았다. 내다 버린 줄만 알았던 슬픈 마음은 또 다른 오물들과 저 멀리로 가는 줄 알았지만, 그 마음 위에는 어찌 되었든 나의 이름이 붙어 있었으며 그것이 남긴 녹진한 잔향은 집안에서 쉬이 빠져나가지 않았다.


진정으로 마주한 적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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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곡을 만나고, 음반 제목을 보았을 때는 일종의 공익광고의 도입부를 보는 듯했다. 필자 역시 가사를 쓸 때 곧잘 '마음'이라는 단어를 꺼내보곤 하지만, 결코 '아름다운'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해 본 적은 없다. K-POP가사에서는 자칫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자칫하면 단어 하나로 청취자들에게 굉장히 유치한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일까, '아름다운 마음'이라는 문구를 눈에 담는 순간, '작은 가슴, 가슴마다, 고운 사랑 모아(박학기_아름다운 세상)'라는 가사에 맞추어 수화를 하던 어린 날의 기억이 문득 떠오르는 듯했다. 가수 박학기가 남긴 밝은 음악을 상상하며 흘러나온 AKMU의 전주곡은 예상 밖의 너무나도 차분한 감정이라 흠칫 놀라고야 말았다.


이렇게나 특별한 소재로 곡을 쓰는 것은 자작가수의 특권이라고 생각한다. 작사가 이찬혁이 그려낸 기쁨, 슬픔, 그리고 아름다운 마음은 과연 어떤 것이었는지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다.




2. 원곡의 가사 및 분석


1) VERSE_1-1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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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 뒤에 슬픔이 오는 건

아름다운 마음이야

쫓아내지 말고 품어주어라

아주 예쁜 돌이 된단다


2) VERSE_1-1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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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자는 기쁨 뒤에 몰려오는 슬픔을 맛보았다. 이분법으로 나누기는 힘들겠지만 있음과 없음, 성공과 실패 등 극명하게 대조적인 것임은 분명하다.

인간의 감정 체계는 굉장히 모순적이다. 우리는 모두 본능적으로 '기쁨'이 좋은 감정임을 잘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이 세상에 무한한 기쁨은 없다는 것도 잘 안다. 기쁨이 있는 곳에는 '필연적으로' 슬픔이 따라온다. 당장은 느끼지 못할지라도, 어찌 되었든 정해진 결과이다. 아무리 애정하는 존재라도 결국에는 빛을 바랄 것이고, 턱 끝까지 사랑했던 존재 역시도 끝끝내 숨을 거둔다. 끝은 정해져 있고, 이별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것을 잠시 망각한 척, 잊은 채하며 현재를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무릇 크듯이 기쁨이 크면 슬픔 역시도 당연히 배가 된다.


하지만 이렇게 몰아치는 슬픔을 아주 손쉽게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다. 어릴 적부터 눈물을 흘리고 있노라면, 모두가 빨리 눈물을 뚝 그치라며 다그쳤었지 어느 누구라도 실컷 울어보라며 격려한 이는 없었다. 슬픔에 둘러싸여 이 좋은 생애를 잠시라도 낭비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슬픔을 목도할 수 있는 기회를 모두 허망하게 날려버리고서 하루하루 나이가 들어갈수록 점점 더 눈물은 메말라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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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의 남자에게 눈물이란 일종의 죄악을 지닌 선악과처럼 느껴지곤 한다. 나라는 존재는 어찌 되었든 듬직해야 하고, 의지하고 기댈 수 있을 만한 존재여야만 한다. 그런 이에게 슬픔과 눈물이란 감히 어울리지 않는다. 그렇기에 언제나 덮어놓기에 급급하다. 마치 냄새가 올라오는 오물을 어딘가에 숨겨두듯 묻어버렸다.


하지만 이 음반에서는 이렇게 들어찬 슬픔을 굳이 '아름다운 마음'이라고 표현했다. 기뻤기에, 슬픔이 찾아왔기 때문일 것이다. 잉태의 축복이 있었기에 죽음의 슬픔이 존재한다. 화자는 내게 쫓아내기 바빴던 그 마음을 기꺼이 품어주기를 권한다. 품다 보면 결국 뾰족한 끝을 가진 존재가 예쁘게 다듬어져 꽁하니 자리 잡고 있는 이 될지도 모른다면서 말이다.


늘 그랬듯이 뚝 그치기 바빴고, 잊기 위해 어디라도 떠나며 발버둥을 쳤다. 이를 품어준 적은 없었다. 혹은 음미한 적도 없었다. 기쁨은 누리고 싶으면서도, 반대편은 철저히 배제하려 바둥거렸다. 그 사이 슬픈 마음들은 뾰족한 돌이 되어 완전한 고독 속 내 마음을 찔러대곤 했다. 그럴 때면 꼭 꿈에서 마주해야만 했다. 그렇게 지옥 같은 밤을 보내고서 눈가에 눈물이 맺힌 채 아침을 맞이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래도 이런 것이 어른의 모습이라 믿었다. 진심으로 말이다.




3) VERSE_1-2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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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뒤에 그늘이 있는 건

사랑스러운 모습이야

밝은 미소를 짓지 않아도

사랑할 이유가 많단다


4) VERSE_1-2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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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 곡은 존재 자체가 아름답다는 말을 전달하고 싶다는 작사 의도가 다분히 느껴졌다. 달그어진 돌 뒤에는 냉기 도는 그늘이 존재한다. 함께 공존한다는 것은 분명하다는 것으로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이를 받아들이는 것이 어찌 보면 사랑이자 생명의 첫 시작이다. 도전이 있어야 성공과 실패가 있듯, 인정이 있어야 결국 이후에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언젠가 한 아이를 유산한 이를 마주한 적이 있다. 정성으로 뱃속의 아이를 보살폈고, 성심성의껏 아이를 지켰다. 진심으로 사랑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하지만 아이는 세상에 눈을 뜨지 못했다. 그녀는 꼭 사랑했던 만큼 눈물을 흘렸다. 그렇다고 그 아이는 이 세상에서 없어진 것이 아니다. 그 존재 자체로 사랑받았고, 여전히 그녀의 마음속에서 함께 숨 쉬고 있다. 쫓아낸다고 결코 사라질 존재가 아니며 품어 준다고 만져지는 존재가 아니다. 그저, 사랑하는 마음만이 있을 뿐이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5) Pre-Chorus 1-1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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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웃음과 조화로운 너의 눈물


6) Pre-Chorus 1-1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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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과 눈물은 분명히 조화이다. 단 한쪽으로 가득 치우쳐진 것은 결코 의미가 없다. 서로가 어우러질 때 비로소 아름다워질 수 있으리라 믿는다.




7) 후렴_1-1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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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어

흐린 날도 화창한 날도 시린 날도

끼우고 나면 다 퍼즐이 될 거야


8) 후렴_1-1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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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살아가는 감정만큼 좋은 것은 없다. 똑같은 24시간을 살아가지만 하루의 내용은 하나같이 똑같은 것이 없다. 그런 만큼 우리를 감싸는 하늘도 끊임없이 얼굴을 달리한다. 이러한 하루가 켜켜이 쌓이고 쌓여 인생의 역사를 만들고, 기어코 나를 만들어낸다. 어떤 퍼즐도 수컷 혹은 암컷만 있는 것은 없다. 끼워 맞추려면 조화가 필요하다. 완전한 인간이나 인격이 되려면 결국 조화로워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화자는 인생을 '퍼즐'에 비유했다. 작사의 세계에서 보통 '퍼즐'의 경우에는 차마 맞히기 어려운 상대의 마음 혹은 맞추어 보고 싶은 호기심의 심상에 빗대어 표현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하지만 이 음반에서는 인생 그 자체를 의미하여 퍼즐 조각의 조화로움 강조한 은유적 작사법이 인상 깊게 남는다.




9) VERSE_2-1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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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 뒤에 슬픔이 오는 건

아름다운 마음이야

겁내지 말고 마주앉아라

찬란한 그림이 된단다


10) VERSE_2-1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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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하기 위해서는 어울려야 하고, 또 마주하여야 한다. 맞댐 없는 어울림은 불가능한 법이다. 그리하기 위해 필시 용기가 필요하다. 무른 감정이란 덮어 놓는다고 그렇게 삭아버리는 존재가 아닐 것이다. 눈 딱 감고서 슬픔이란 존재 역시 마주할 줄 알아야 한다. 이 역시도 언젠가는 익숙해질 것임을 믿으면서 말이다.

본인이 슬픔에 빠져 있다는 감정을 받아들이고 인정하기 시작하면, 마음속에서 기어코 희석되듯 섞인다. 그렇게 예쁜 돌들이 마음속에 켜켜이 쌓여 한 편의 풍경화를 그려낸다. 이렇게 뒤돌아본 청춘은 언젠가부터 찬란히 빛나고 있을 것이다. 우리의 감정을 그렇게 서서히, 눈치챌 새도 없이 녹아들어 간다.




11) Pre-Chorus 2-1 가사(*Pre-Chorus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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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웃음과 조화로운 너의 눈물




12) 후렴_2-1 가사(*후렴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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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어

흐린 날도 화창한 날도 시린 날도

끼우고 나면 다 퍼즐이 될 거야




13) 후렴_2-2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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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좋은 게 어딨어

슬프고도 외로운 밤이

찾아오지 않는 날

모든 게 애틋할 거야


14) 후렴_2-2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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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삶과 감정에 무던해질 수 있기를 무엇보다 바랐다. 상처받는 것이 너무나도 싫었기 때문이다. 그 생각 뒤에는 슬픔이란 감정으로부터 도망가고 싶은 욕망이 컸을 것이다.

하지만 막상 무던해진 나 자신을 발견했을 때 무엇보다 볼품 없어졌음을 느낄 때가 있다. 반대로 초롱초롱했던 눈빛을 잃었다. 그만큼 소중한 것을 이렇게도 쉽게 놓아주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하룻밤 사이에 새치를 한 웅큼 보내버리며, 초롱초롱한 눈빛을 다시 꿈꾼다. 참 어리석지만, 앞으로는 더 이상 무던해지지 않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그렇게 바라는 순간은 점점 더 애틋하게만 다가오는 듯하다.




15) Pre-Chorus 3-1 가사(*Pre-Chorus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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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웃음과 조화로운 너의 눈물




16) Outro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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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 뒤에 슬픔이 오는 건

아름다운 마음이야




□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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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음반을 처음 내게 알려준 이는 40대 중반의 작사가 선배이다. 이제 막 20대의 초입에 들어선 한 남매가 세대를 초월하여 30대의 남자와 40대의 가장의 눈물샘을 터뜨리고 말았다.


기술적으로 기쁨과 슬픔, 빛과 그림자 등 대조적인 장치를 잘 활용함으로써 소재의 양면성을 잘 부각하였고, 감정 대비 구조를 잘 짜낸 가사라고 평한다. 이렇게 충돌하는 감정을 살며 누구나가 느끼는 감정이기에, 청취자들에게 자연스레 말을 거는 듯이 음반을 풀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더해서, 슬픔을 '돌'로, 감정을 '그림'으로, 삶을 '퍼즐'로 표현하는 듯 은유적인 장치를 많이 담아놓았기에 분명히 해석하는 재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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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마음은 상대적으로 쉽게 옮겨 붙는 것 같다. 건네는 이에게도 받는 이에게도 언제나 따뜻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이 아닐 것이지만, 그런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그 자체만으로 미소 짓지 않아도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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