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행사 작사가 류익 Jan 05. 2024

#4. 시간이, 없다.

-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는 아직 20대를 보내고 있습니다. 유한정한 청춘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지금, 정말 시간이 없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려운 사실은, 그나마 지금 내게 주어진 시간이 가장 많다는 것입니다. 젊음의 시간은 유한합니다. 그래요, 저는 젊은이이지만 이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젊음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젊음이 좋습니다. 그래서 놓치기 싫습니다. 새로운 지역으로 떠날 때, 색다른 곳에서 색다른 만남이 찾아올 때, 여태 먹어보지 못했던 음식 앞에 앉아 처음 음식 향을 맡아볼 때, 젊음이 가득한 대학 축제 행사장에 막 들어설 때, 저의 가슴은 늘 떨리고 또 설렙니다. 저는 이 설렘이 참 좋습니다. 나와 같이 설렘 가득한 이를 만나 새로운 것을 같이 해보는 것만큼 짜릿한 것이 또 없습니다. 저는 설렘이 좋고 언제나 설렐 수 있기를 항상 소망합니다. 설레는 것이 너무 좋기에 이것을 오래오래 음미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꼭 그럴 수만은 없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압니다.


-

세상의 새로운 것은 한정되어 있고, 사회는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것을 뛰어넘은 전문성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젊은이들은 어딘가에 특화하고 전문하여야 사회인의 한 일원으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무언가에 전문하여 사회의 일부분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라면 새로운 것들을 계속해서 탐미할 여유가 없습니다.

 지금은 일개 학생일 뿐인 저도 언젠가 어딘가에 전문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압니다. 무엇에 대해서 꾸준히 탐구할 것인지 찾아내는 것도 젊은이가 이루어야 할 숙명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젊고 힘이 있을 때 많은 곳을 다니고, 많은 일을 직접 행해보아야 하겠습니다. 설레는 마음만을 가지고 살아가기에는 젊음이 너무 짧습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이 좋은 젊음이 가시기 전에 무언가를 더 해보아야겠습니다.


-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들곤 합니다. 가끔가다 손 윗사람의 자가용을 얻어 탈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그의 음악 재생목록을 훔쳐보곤 합니다. 거의 대부분의 경우 제가 알고 있는 음악이 스피커에서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완전히 새로이 듣는 장르나 음향은 잘 없습니다. 20대의 후반에 들어서는 저 역시도 언젠가부터 재생목록이 잘 변하지 않고 그대로 멈추어 있는 듯합니다. 비단 음악뿐만이 아닙니다. 그렇게 좋아하던 컴퓨터 오락을 할 때도 오랜 기간 해와서 익숙한 장르에만 손이 가지, 새로운 오락을 머리 싸매며 배우는 것은 벌써부터 싫증이 납니다.

 그렇기에 역설적으로 젊은 시기에 더욱더 해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직장을 가지거나 가정이 생긴다면 더욱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은 힘든 일이 될 것이겠죠. 젊을 때 많은 것들에 익숙해져야 지긋한 나이가 되어 세상 많은 것들을 누리고 즐기며 살아가게 될 것을 직감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더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겠습니다. 더 빨리 많은 것들을 눈에 담아야 하겠습니다. 젊음은 짧습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3. 예기 불안(豫期不安)이 찾아올 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