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글
- 태연 (Taeyeon) 미니 1집 Album 'I' 중 2번 트랙 'U R' 분석
□ 개요
1. 아티스트: 태연 (Taeyeon)
2. 작사: 조윤경
3. 작곡: Matthew Tishler, Robyn Newman, Ben Charles
4. 편곡: Matthew Tishler, Robyn Newman, Ben Charles
5. 발매일: 2015.10. 7.
□ 분석
1. 기존 곡 콘셉트 및 느낌 / 방향 연상
- 곡의 전주는 잔잔한 어쿠스틱 피아노 음으로 시작해 가수의 목소리와 윈드 차임, 높은 음의 현악기가 섞여 몽환적인 분위기를 형성해 내었다. 윈드차임의 효과는 극적으로 밝은 분위기를 낼 수 있다는 건데, 높은 음의 현악기와 섞여 눈부신 느낌을 만들어 내었다.
가수 태연의 미니 1집 ALBUM의 타이틀곡은 'I'와 'U R'이다. 두 곡의 제목을 살펴보면, '나'와 '너'- 즉 나의 내면과, 나의 바깥인 세상을 바라보는 이야기가 펼쳐질 것만 같다.
그중 내가 분석하고자 하는 곡은 '너'에 관한 곡인데, 작사가 '조윤경'은 '너'를, 그리고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며 가사를 써내렸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2. 원곡의 가사 및 분석
1) VERSE_1-1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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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 내 마음엔 / 구름 가득 / 비가 내려
따스한 / 햇살 / 비추길 / 간절히 / 바랐죠
어깨를 적신 / 빗방울도 / 마르면 / 나만 홀로
남겨질까 / 너무나도 / 두려웠죠
2) VERSE_1-1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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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자의 마음속에는 오랫동안 우울한 상태가 계속되었다. 마음에 구름도 잔뜩 끼였고, 비도 내리고 있는데 언젠가는 이 어두운 구름이 걷히고 '따스한 햇살이 비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영국의 날씨는 구름이 잔뜩 끼여 흐린 날이 많은데, 영국인들은 그런 날씨를 흔히 'Groomy day'라고 부른다. 구름이 가득 끼여 어두워 보이기 때문일까, 사람의 마음 역시 밝지 못해 우울한 것도 'Groomy'하다고 표현한다. 그렇기에, 날씨가 맑지 않고 흐린 날에는 사람의 마음 역시 우울해진다는 것을 쉽게 연상하곤 한다.
-
하지만 마음속에 내린 우울한 빗방울들이 이따금씩 따스한 체온에 마르곤 할 때, 오히려 '나의 우울감은 이렇게 말라버리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오히려 두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말로 쉽게 표현할 수 없는 복잡한 마음 상태를 시적으로 잘 녹여낸 가사라고 생각한다. 슬프고 우울한 마음이 익숙해지다 보면, 그 느낌을 상실했을 때 오는 불안감도 상당히 크다고 한다. 우울한 마음이 이따금씩 사라지는 게 두려워서 오히려 슬픔을 가지고 살아가려 하는 사람도 상당히 있다고 하는데.
반대로, 항상 즐겁고 쾌활한 사람이 그 감정을 잃고 싶지 않기 때문에 가끔은 환각 증상에 빠져버리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가지고 있는 것을 잃어버린다는 것은 참 커다란 일이고, 이 세상 누구나 그런 두려움을 조금씩은 가지고 산다.
3) VERSE_1-2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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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댄 / 빛처럼 / 비 갠 / 뒤처럼
내 마음에 / 떠오르죠 / 이렇게
4) VERSE_1-2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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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대'는 마음속의 비가 그치는 것처럼, 구름 사이 햇빛이 비치는 것처럼, 화자의 마음 위로 두둥실 떠올라 밝은 빛을 낸다.
화자의 마음속에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 그 '우울감'을, 그저 이 사람이라면 감히 잃어버려도 '괜찮다'라고 표현한다. 그래, 우리는 항상 사람을 찾고 그곳에 기대며 살아가지.
5) 후렴_1-1 가사
-
Cause you are / 내게 내린 / 빛과
You are / 너무 고운 / 꿈과
일곱 빛으로 / 온 세상을
더 / 아름답게 물들여
언제나 / Yeah U R
6) 후렴_1-1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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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화자에게 빛과, 꿈과, 일곱 빛깔의 무지개가 되었고 항상 'Groomy'했던 화자의 마음을 다채롭게 만들어 준다.
우리가 무언가에 힘들고 지칠 때, 쉽게 그것을 그만둘 수 없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우리는 누군가의 아버지면서, 동반자면서, 연인이면서, 정신적 지지의 한 축이기에, 그리고 언젠가 나에게 비쳤었던 한 줄기의 무지갯빛을 기억하고 있기에. 누군가가 나의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 주었기에, 우리도 기꺼이 누군가의 무지갯빛이 되려 노력하곤 하지. '그대'가 내게 기꺼이 그러듯.
7) VERSE_2-1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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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푸른 / 언덕 위에 / 무지개는 / 지붕이 돼
그 아래 / 가만히 누워 / 하늘을 보아요
세상 가장 / 평온함과 / 처음 느낀 / 설렘
누구 / 보다 / 사랑스러워
8) VERSE_2-1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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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라는 이미지를 떠올렸을 때 가장 어떤 장면이 상상되는가? 나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풍경은 아무대로 햇살이 비치는 초록 언덕 잔디 밭 위에 돗자리를 깔고 하늘을 향해 누워서 따스한 햇살과 바람을 느끼는 모습이 떠오른다. 아마 대중들도 비슷한 풍경을 떠올릴 것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받는 정형화되고, 굳어진 풍경과 이미지를 '클리쉐'라고 지칭한다. VERSE_2-1의 가사는 대중이 흔히 떠올릴 수 있는 이미지를 가사로 시각화 한 '클리쉐'에 가깝다. '클리쉐'의 기법을 사용하면 대중이 편안하게 감정을 공감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의 감동을 느끼기 힘들고 그 만의 특색을 찾기 힘들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대중은 쉽게 공감하지만 자칫 쉽게 소모되는 가사가 돼버리곤 하기에, 작사를 할 때 이런 '클리쉐'는 신중하여야 한다.
9) VERSE_2-2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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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갤 / 돌리면 / 그대 / 미소에
나도 몰래 / 손을 뻗죠 / 이렇게
10) VERSE_2-2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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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자는 지금 편안함과 설렘을 느끼고 있고, 가까이에는 마음의 빛이 기꺼이 되어주는 '그대'가 있다. 그대는 고개를 돌리면 닿을 듯 가까이 위치해 있고 화자를 보며 생글생글 웃고 있다.
마음의 안정을 되찾았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한 줄의 가사 속에 세 개의 감각 표현을 사용했다는 것이 눈에 띈다.
11) 후렴_2-1 가사 (*후렴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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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use you are / 내게 내린 / 빛과
You are / 너무 고운 / 꿈과
일곱 빛으로 / 온 세상을
더 / 아름답게 물들여
언제나 / Yeah U R
12) Bridge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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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 창을 적신 / 비가 / 그치면
Under the Rainbow / 그대 / 기다리겠죠
차마 난 / 하지 못했던 / 얘기 못했던
그 / 모든 비밀 / 오늘은 / 전하고 싶어
13) Bridge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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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dge 가사는 대개 본 가사와 다른 결을 가질 때 큰 매력을 느낀다. 본 가사에서는 극적인 감정 변화를 보여주었는데, 이 곡에서는 Bridge에서 한 번 더 감정의 변화를 주었다. 화자는 이전에 우울함마저 사라질까 두려움을 느꼈지만, 현재는 비가 세차게 내림에도 그대가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며 믿음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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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곡의 제목은 'U R'이다. 쉽게 'You'Re'라는 것을 떠올릴 수 있지만, Bridge에 나온 'Under the Rainbow'라는 가사 역시 줄여보면 'U R'이다.
즉, 이 곡은 '너'만을 바라보며 부르는 노래가 아니라 무지갯빛 아래 서 있는 '화자'의 모습 역시 표현하고 싶다는 것을 알 수 있다.
Bridge 초반의 가사를 들여다보면 'Under the Rainbow 그대 기다리겠죠'라고 다소 해석하기 모호하게 표현되어 있다. 겉으로는 화자가 그대를 기다리는 것으로 보이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한참 마음의 창을 적시고 있는 화자를 바라보면서 빗줄기가 줄어들 때까지 무지갯빛 아래서 조용히 기다리는 '그대'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 그래, 이 곡은 결국 '너'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인 것이다.
작사가 '조윤경'의 매력적인 작사 법이 돋보이는 가사이자 중의법이 잘 녹아들어간 작사라고 생각한다.
13) Refrain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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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are / 항상 나의 / 곁에
You are / 여린 내 맘 / 속에
더 눈부시게 / 아름답게
온 밤하늘을 / 채우는
You're my star
Yeah U R
Oh U R U R Oh U R
14) Refrain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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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화자의 '곁'에서 화자의 '속'을 눈부시고 아름답게 채워주는 별이자 빛과 같은 존재이다. 나도 누군가의 곁에서 속을 밝게 만들어 줄 수만 있다면. 대중의 마음의 별과 빛이 될 수 있는 글귀를 그들의 가슴에 새길 수만 있다면.
□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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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보면 당연히 '너'를 향한 노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속에 물든 '나' 역시도 조심스럽게 보여주려는 예쁜 가사를 볼 수 있었다.
VERSE_2-1의 정형화된 '클리쉐'보다는, 조금 더 감정을 극적으로 보일 수 있는 가사를 썼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Bridge 속에 다양한 해석 요소를 두어 곡 자체를 흥미롭게 해석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것은 높이 사고 싶다.
이어, 이 곡의 '너'처럼 무조건적인 빛이 되기는 힘들겠지만, 나는 이후 청취자들 마음속 비 내리는 창가 가변에 앉아 창문에 송골송골 맺힌 빗방울들을 닦을 수 있는 작사가가 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