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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사 작사가 류익 Jan 08. 2024

#30. 김광진 - 편지 / 작사 분석

머리글

- 김광진 정규 3 Album 'It's Me'  3 트랙 '편지' 분석

개요

1. 아티스트: 김광진

2. 작사: 허승경

3. 작곡: 김광진

4. 편곡: 박용준

5. 발매일: 2000. 5.18.




분석

1. 기존  콘셉트  느낌 / 방향 연상

- 필자는 종종 편지를 쓴다. 지금 느끼는 감정을 손가락 끝에 꾹꾹 눌러 담아,  편지를 받게  누군가를 생각하며 정성 들여  글자씩 나의 정성을 옮겨 담곤 한다. 당장의 느끼는 사랑의 감정을 편지에 녹아내릴 때면 나의  마음과 열정이 상대에게 전달되는 듯하지만 언젠가 다시  편지를 들추어  때면 지나가버린 감정의 작은 조각으로 남아있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펜을 드는 이유는 언젠가 없어져 그저 스쳐 지나갈 뿐인  작은 감정들이 내게는 무척이나 소중한 것이기 때문이다. 나의 작은 감정이 누군가의 얼굴에 소소한 미소라도 띄울  있노라면, 그것은 그것으로 충분한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음반의 주제가 되는 '편지' 노랫말 뒤에는 작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고 한다. 가수 김광진은 무명 작곡가로 이름을 날리지 못하고 있을 , 지금의 아내이자 당시의 여자친구인 허승경씨의 부모님은 김광진과의 교제를 크게 반대했다고 한다. 결국 허승경씨는 부모님의 성화를 이기지 못해 선을 보아  남자를 만나게 되었는데,  사실을 알게  김광진은 화가   남자를 찾아가게 된다. 하지만  남자를 직접 만난 김광진은  남자의 집안도 출중하고,  남자 역시도 훌륭한 인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가난한 자신보다는 여자친구를  남자에게 보내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남자에게 자신의 여자친구를  부탁한다고,  행복하게 만들어 달라는 말을 남기고 뒤돌아선다.

 남자는 허승경씨를 진심으로 사랑했고  유학길에 오르게 되므로 허승경씨에게 같이 외국으로 나갈 것을 제안한다. 하지만 허승경씨는 혼자 남겨질 김광진과 같이 떠나게  남자 사이에서 고민하다, 결국 다시 김광진을 선택하게 된다.  남자는 어떤 여자든  만나 행복하게   같았지만, 김광진은 허승경씨 본인이 아니면  될듯하여 다시 김광진을 선택하게 되었다.

허승경씨의 대답을 기다리던  남자는 그녀에게서 대답이 없자 결국 그녀가 김광진에게 돌아갔음을 알게 되었고, 유학길에 오르면서 편지  통을 허승경씨에게 남겼다.  편지의 내용을 간추린 것이  음반의 가사이다.

아픈 마음과 사랑의 감정을 꾹꾹 눌러 담은  남자의 사랑 이야기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2. 원곡의 가사  분석



1) VERSE_1-1 가사

-

여기까지가 / 끝인가보오 

이제 / 나는 / 돌아 / 서겠소

억지 / 노력으로 / 인연을 / 거슬러

괴롭히지는 / 않겠소


하고 싶은말 / 하려했던말

이대로  / 남겨 / 두고서

혹시나 / 기대도 / 포기하려 / 하오

그대 부디 /  / 지내시오



2) VERSE_1-1 해석

-

''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근본적으로 슬픈 존재가 아닐까.



우리의 인생은 '살아있는 ' 무한하게 펼쳐진다. 오늘의 끝에는 반드시 내일이 있고, 내일이 끝나면 그다음 날이 반드시 오므로 살아 있는 한의 우리의 삶에는 '끝이 없다'라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살다 보면 반드시 '' 만나게 된다. 단적으로 이야기하면 학창 시절이 끝나고, 군대 생활이 끝나고, 대학 생활이 끝나고, 직장 생활도 언젠가는 끝이 난다. '어제 오늘의  하루가 차이  뿐인데, 마치 꿈인   변하는(버즈-비망록)' 순간이 삶의 중간 문득문득 찾아온다. 어제와 오늘은 크게 다를 것이 없지만 '' 또래하고 있음을 우리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에, 우리는 언젠가부터  '' 염두에 두며 항상  '' 준비하고 있다. 하물며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우리는 '' 다가오고 있음을 직감적으로 알고, 관계의 매듭을 짓는 방법을 오랫동안 고민하곤 한다.



'여기까지가 끝인가 보오'라고 내뱉은 가삿말에는, 훨씬 이전부터  '' 다가옴을 느꼈다는 것을   있다. 하지만 인간의 노력으로는 결코  '' 존재를 변화시킬  없기에 화자는 '돌아서겠소'라며 '포기의 의지' 나타내었다. 끝이 존재하고, 노력에 한계가 존재함을 깨닫고, 끝내 돌아서서 포기해버리고 마는 일련의 인간적인 과정 속에는 필히 아픔과 성장을 낳게 되겠지.

화자도 물론 알고 있다. 억지로 노력하면 그만큼의 조촐한 결과가 존재한다는 것을. 하지만  아무리 노력한들 대류는 결코 거스를  없고, 거스르려 한다면 필히 괴로움만이 남는다는  역시도  알고 있기에 화자는 굳게 단념하는 것을 선택한다.

물론 '하고 싶은 , 하려 했던 ' 가슴속 한구석에 맺혀 있다. 하지만 가슴속 응어리를 터뜨리더라도 변하는 것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화자는 그저  말을 가슴속에 묻어두려 한다. 외려, 밖으로 내뱉어 버리는 것보다는 마음속에 스멀스멀 기어 오는 기대라는 감정조차 내적으로 포기하고자 한다.

화자의 내면에서 모든 마음 정리를 끝내고   겨우내 '부디  지내시오'라는 기원의 말을 남겼을 뿐이다.



-

인간의 노력과 능력에는 한계가 없다고 흔히들 말하지만, 그럼에도 한계의 벽에 부딪히는 경우는 생에 분명 존재한다. 한계의 벽을 넘지 못해 우리는  앞에서 그저 울부짖고 있을 뿐이지만,  역시도 우리의 마음이 만들어  작은 폭풍임을 깨닫는다면 우리는 그제서야 '포기'라는 과정과 손을 맞잡게 되는 것이다.







3) VERSE_1-2 가사

-

기나긴 그대 / 침묵을

이별로 / 받아 / 두겠소

행여 / 이맘 / 다칠까

근심은 / 접어두오



4) VERSE_1-2 해석

-

화자는 분명 상대에게 말을 건네었지만 상대는 그저 말을 듣기만   아무런 음성을 내지 않는다. 상대는 분명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았지만 화자는  '침묵' 행간을 동물적으로 느낄  있었다.  침묵은 다름 아닌 다가오고 있는 이별이라는 것이었음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자는 상대가  일로 근심ㆍ걱정하게 되는 것은 결코 원하지 않았다. '' 도래하고 있음을 알고 있는 화자가   있는 마지막 사랑은 '상처를 주지 않는 '이기에. '마음을 다치게 하지 않는 ' 화자가   있는 마지막 선물이기에.







5) 후렴_1-1 가사

-

 / 사랑한 / 사람이여

더이상 /  /  / 아도

사실 / 그대 / 있음 / 으로

힘겨운 / 날들을 / 견뎌왔음에 / 감사하오



좋은 / 사람 / 만나오

사는동안 /  / 잊고  / 시오

진정 / 행복하길 / 바라겠소

이맘만 / 가져 / 가오



6) 후렴_1-1 해석

-

화자는 사랑하는 사람을  이상 만날  없다. 그래도 화자는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어 주었기에 고된 삶을 끝내  견뎌낼  있었음을  알고 있다. 이렇게 고마운 존재에게   있는 것은, 그저 작게 내뱉을  있는 것은 사랑하는 상대가 화자의 곁을 떠나 나비처럼 날아갈  있게 놓아주는 . 무한한 행복과 자유를 누리는 나비의 더듬이 어딘가에 화자의 꽃가루가 붙어 있음을 언젠가 알아주기를 바라는 .



-

시인 김소월은  '진달래꽃'에서 '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라는 글귀로 떠나가는 상대에게 반어적으로 자신의 사랑을 노래했다.  음반의 '사는 동안  잊고 사시오'라는 가삿말 역시도 마치 살면서 상대가 화자를 결코 잊지 말아 달라는 마음이 잔뜩 담겨 있는 것만 같다.

혹은, 정말로 사는 동안 화자를 굳게 잊고 살다가 죽기 직전 어느 날에 잠시 화자를 떠올려 주었으면 하는 애절한 바람이 담겨있는 듯하다.







7) VERSE_2-1 가사(*VERSE 반복)

-

기나긴 그대 / 침묵을

이별로 / 받아 / 두겠소

행여 / 이맘 / 다칠까

근심은 / 접어두오







8) 후렴_2-1 가사(*후렴 반복)

-

 / 사랑한 / 사람이여

더이상 /  /  / 아도

사실 / 그대 / 있음 / 으로

힘겨운 / 날들을 / 견뎌왔음에 / 감사하오



좋은 / 사람 / 만나오

사는동안 /  / 잊고  / 시오

진정 / 행복하길 / 바라겠소

이맘만 / 가져 / 가오







총평

-  음반은 한국어의 독특한 문체  하나인 '하오체' 사용하여 가사의 애절한 감정을 더욱 절절하게 담아내었다.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내려간 편지가 세상 사람들에 입에서 일평생 노래 불리어 진다면, 그것은 과연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나의 작은 글귀가 세상 사람들의 가슴속에 스며들어 그들의 가슴을 울리게 된다면, 그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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