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의 중심, 나주 여행
벚꽃이 지고 녹음이 올라오기엔 이른 4월 중하순에는 어딜 가면 좋을까?
지니님이 나주에 내려온지도 1년이 넘었다.
그동안 짬날 때마다 둘이 함께 여기저기 둘러보았던 나주에서 봄나들이 즐기는 방법을 소개해본다.
미리 말해두지만 나주에서 화려하고 신나고 재미있고 굉장한 것을 찾으려 하면 안 된다. 오랜 마을의 조용하고 한적한 여유로움을 느끼는 곳이다.
3월 말부터 한수제 벚꽃길에 벚꽃이 피지만 규모나 화려함에서 벚꽃 명소라 할만한 곳들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하얗고 무엇이 노란가?
나주가 어디 있는지는 몰라도 나주배는 알 정도로 나주는 배로 유명하다. 봄이면 나즈막한 배나무에 조그만 하얀 꽃들이 송글송글 맺힌다. 벚꽃처럼 화려하진 않아도 봄의 언덕 여기저기에 소박한 배꽃이 가득 피어난다.
나주 평야 어딜 가도 언덕 위는 몽땅 배밭이지만 나주배박물관 근처에 배밭이 많아서 특히 하얗다.
영산포 건너편의 영산강변은 유채꽃이 만발하는 곳이다. 영산강 줄기 중에 가장 노란 곳이다. 배꽃이 필 때 함께 피니 봄의 나주는 하얗고 노랗다.
영산포 건너편 유채꽃밭 근처에는 4월 중하순 홍어축제와 유채꽃 축제가 연달아 열리고 영산포에는 황포돛배와 영산포 내륙 등대가 있다.
나주에서 유명한 먹거리로는 나주곰탕이 있다. 곰탕을 싫어하는 지니님도 나주곰탕은 잘 먹는다. 영산포의 홍어도 유명하지만 홍어만큼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음식도 없을 것이니 누구에게나 무난한 깔끔한 맛의 곰탕이 추천할만하다.
나주 곰탕 거리 맞은편에는 나주목사가 있다. 전라도가 전주와 나주에서 유래한 만큼 나주는 옛날부터 큰 마을이었고 그 흔적이 남고문과 나주목사로 남아있다. 곰탕거리에 온 김에 잠깐 들르기 좋다.
이왕 봄을 느끼러 나주에 왔으니 시간이 남는다면 가볼만한 곳이 또 어디 있을까? 나주 근처에는 5일장들이 가볼만하다. 나주 시내의 목사골 시장(4, 9일), 영산포 5일장(5, 10일), 그리고 조금 멀긴 하지만 남평 5일장(1, 6일)이 있다.
항상 수수하고 조용하다가 그 예쁜 모습을 4월에만 잠깐 보여주기에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는 나주의 봄, 남도 여행 계획이 있다면 나주에서 하루 정도 쉬어가면 어떨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