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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May 01. 2016

차차차, 보성 녹차밭

숨어있는 보물들의 성, 보성

2016년 4월 30일


4월의 마지막 날인 이번 주말에는 자전거를 타지 않고 보성 녹차밭을 간다. 새싹이 돋는 곡우(4월 20일)를 지나 차밭이 푸른 지금이 가장 들르기 좋은 때라 생각했다. 광주송정역에서 6시 40분에 출발하는 순천행 무궁화호를 타면 8시에 보성에 도착한다.


보성역 앞에서 문을 연 식당이 몇 안된다. 8시 30분 버스는 아침을 먹는 동안 가버리고 9시 20분 버스를 기다린다.


버스를 타고 보성 녹차밭인 대한다원 앞에 내린다. 주차장 쪽에는 남도 축제에서 늘 보는 노점상들이 있다.


매표소까지 가는 보행로는 이렇게 삼나무길로 되어 있다.


가는 길에도 녹차밭이 있다.



입구 왼쪽의 매표소에서 표를 사서 들어가야 한다. 어른은 4,000원이다.


걸어 들어가면 음식점과 기념품점이 있는 쉼터가 나온다.


쉼터 옆의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바로 녹차밭의 풍경이 펼쳐진다. 중앙 전망대에는 사진동호회들이 삼각대를 박아두고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통행이나 관람을 방해하는 반갑지 않은 모임들이다.


아주머니들이 차를 따고 있다. 얼핏 보기엔 마구 뜯어내는 것 같은데 뭔가 규칙이 있겠지...



길을 따라 여기저기 구경한다.


어느 정도 구경을 했으니 안내판의 화살표를 따라서 바다 전망대로 간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드디어 차밭의 정상인 바다 전망대 도착이다.


바다전망대에서는 차밭이 잘 안 보인다.


대신 멀리 율포 앞의 남해바다가 보인다. 그래서 바다 전망대인 것이다. 저 멀리에 보이는 것은 섬이 아닌 고흥군이다.



바다전망대에서 왔던 길로 내려가도 되긴 하지만 내려가는 길이 따로 있다. 편백나무 숲길을 걸어 내려간다.


푸른 숲길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작은 계곡과 폭포도 있다.



길을 따라 내리막으로 완전히 내려가면 광장으로 내려가게 되고 중간의 갈림길로 빠지면 아주머니들이 일하던 중간 길로 연결된다.


연두색의 차나무가 가득하다.


이 연한 새 잎들이 좋은 녹차가 된다.



아주머니들이 일렬로 작업 중이다. 지니님도 찻잎을 따는 척해본다.


바구니에 찻잎들이 쌓이고 있다.


다원 쉼터에서는 녹차 음식들을 판매하는데 기념품점만 둘러보고 근처의 차다방으로 간다.

우전 차 한 잔에 1000원이니 차 두 잔과 녹차 아이스크림 하나를 주문한다. 우전 차는 곡우(4월 20일) 전에 딴 찻잎으로 만든 최고급 차인데 이곳에서는 단돈 천 원에 마실 수 있다.


부드러운 맛의 우전 차는 총 4번을 우려먹을 수 있다. 포트에서 뜨거운 물을 받아서 잠시 식힌 후에 찻주전자에 채워 처음엔 1분, 그다음부턴 30초 정도 우려내면 된다. 첫 잔은 부드럽고 둘째 잔이 가장 균형 잡힌 맛있는 녹차가 나오고 셋째 잔부터 떫어지고 넷째 잔은 떫은맛이 강하다.


녹차 아이스크림도 많이 달거나 떫지 않고 시원하게 맛있다.


차로 배가 차버렸다. 이제 차밭에서 안 가본 부분을 다시 둘러본다.


사실 차밭이 엄청 넓은 것은 아니라 둘러보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는 않는다. 하지만, 대한 다원 안에는 차밭 외에도 산책하기 좋은 산길들도 있다. 싱그러운 숲이 피어나는 4월 말에 맞춰 왔으니 빠짐없이 가보기로 한다. 먼저 주목나무숲 쪽으로 간다. 가는 길에 채취한 찻잎을 차로 만드는 제다공장이 있다. 여기 안쪽은 외부인 출입금지이다.


주목나무숲길에는 말 그대로 주목나무가 많다. 싱그러운 나무 향기가 가득한 숲길이라 걷기 좋다.


주목나무숲이 끝나면 이번엔 대나무숲이 나타난다.


상당히 굵은 대나무들이 가득 자라난 숲이다. 여기저기 죽순도 잔뜩 돋아있다.


대나무숲 끝에는 포토존이 있다. 사진 찍으라고 있는 곳이니 사진을 찍어본다.


대나무숲까지 다녀왔다면 대부분을 본 것이다. 이제 차밭에서 나와서 차 박물관으로 간다. 가는 길에 축제장이 있는데 남도의 지역 축제마다 흔히 보는 것들이라 지나가면서 튀김만 조금 사 먹는다.


이제 차 박물관으로 올라간다. 리조트와 차 박물관 그리고 차 식물원이 있다. 입구부터 공원화되어 있다.


이 건물은 공사 중인데 차 품평회장이라 한다.


이제 차 박물관이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천 원이다. 많은 관람객들이 와서 대충 둘러보고 나가버리는데 다양한 자료가 있으니 차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꼼꼼히 둘러보면 좋다.


1층은 차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있다. 차 나무에서 나는 찻잎에서부터 나는 녹차, 우롱차, 홍차 등에 대한 설명과 만드는 방법 등을 알 수 있다.


차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모형으로 만들어놓았다.


2층은 차의 역사를 설명하는 곳이다.


차에 대한 이야기에 다산 정약용이 빠지지 않는다. 차가 떨어질 때마다 강진 백련사의 혜장 스님에게  차를 달라고 졸라대다가 직접 차를 만들어 먹기 위해 그 근처 다산초당에 눌러앉은 차 매니아다.


3층은 차 시음도 할 수 있고 영국, 중국, 일본의 다실들이 전시되어 있다. 우전을 마셨으니 차 시음은 넘어가기로 한다.


4층은 출입 금지된 건물 옥상이고 5층은 전망탑이다. 녹차 리조트의 전경이 보인다.


차 식물원도 들르는데 크게 볼만한 것은 없다. 식물원 내에 여러 나라의 차나무가 있고 식물원 밖에도 다양한 차나무가 있다.


일찍 서둘러 다닌 덕분에 이제 오후 2시, 다리도 아프고 힘도 든다. 보성 터미널 가는 버스는 3시에 온다고 하는데 3시 10분에 광주행 시외버스가 있다. 바로 택시를 타고 보성 터미널로 가서 광주행 시외버스를 타고 돌아온다.


보성은 서울에서 쉽게 가기 힘들어서 그런지 아직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은 아니다. 하지만, 보성 여기저기 펼쳐진 차밭이나 벌교 꼬막, 복내 벚꽃길 등등 보성(寶城)이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보석 같은 곳들이 많다. 다음 주인 5월 4일부터 8일까지 녹차 축제를 한다. 다행이다. 사람들이 몰리는 것을 싫어하는 존과 지니는 축제를 피해서 미리 좋은 때에 즐겁게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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