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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Dec 05. 2016

영광 법성포 굴비 먹으러~

법성포 뚜벅이 여행

2016년 11월 5일


날씨가 유난히 따뜻하고 좋다. 오랜만에 나주에 내려왔으니 오늘은 영광에 가기로 한다. 나주에서 영광까지 어떻게 갈까 하다가 광주공항 입구 버스정류장에서 영광 터미널까지 가는 500번 버스를 탄다. 운이 좋게 정류장에 도착하자마자 버스가 온다. 광주에서 22번 국도가 영광까지 바로 이어지는데 광주 광산구청 근처에 영광통이란 지명이 영광까지 통하는 곳이란 뜻이다. 광주송정역에서 출발한다면 영광통까지는 걸어갈만한 거리이다. 광주터미널에서 출발한다면 영광 거쳐 법성포 가는 시외버스를 타는 편이 더 빠르고 편하다.


500번 버스는 22번 국도를 자주 벗어나 마을 정류장들을 거친다. 광주 송정에서 영광 사이에 50개가 넘는 마을과 그 버스 정류장이 있지만 대부분 사람이 없어서 그냥 지나간다. 이 버스는 법성포까지 가지 않고 영광 터미널까지만 운행한다.


여기서 어짜피 광주에서 오는 시외버스로 갈아타고 법성포로 가야 하니 광주 터미널에서 법성포로 가는 시외버스를 타는 편이 더 편하다는 것이다.


영광에서 법성까지는 금방이다. 법성포 터미널에 도착한다.


마을 중심의 대로변으로 나와서 예전에 들렀던 식당으로 향한다.


가는 길에도 온통 굴비 파는 집들이다.


앞바다의 갯벌 위에 간척지를 만든 곳에 우리가 작년에 들렀던 식당이 있다.


이 식당을 찾는 이유는 제대로 굴비 정식이 나오는 집 중에 2인상이 가장 저렴한 곳이기 때문이다. 밑반찬이 쭉 차려지는데 홍어 무침과 삭힌 홍어, 홍어찜 등 홍어 반찬도 나온다. 지니님은 홍어는 입도 대지 못하고 나도 홍어 무침이나  홍어찜은 먹어도 생홍어는 익숙하질 않다. 그래도 밑반찬이 전체적으로 맛있는 집이다.


주인공인 굴비와 보리굴비 그리고 굴비탕도 나온다. 배부르게 이것저것 먹는다. 내가 굴비 요리를 좋아하는 것은 사실 한상 배부르게 먹고나면 배가 쉬이 꺼지지 않는 든든함이 크다.


이제 배가 부르니 슬슬 동네를 돌아다녀보자. 동네로 가는 쪽에 굴비 석상이 있다.


지니님은 굴비를 사랑하는가보다.


간척지에서 나오는 길에 보이는 가게는 대부분 굴비 가게이다.


법성포 읍내를 그대로 관통해서 약한 오르막을 올라가면 다리가 하나 보인다.


다리를 지나면 숲쟁이라는 곳이 나온다. 숲쟁이는 법성진성을 축조할 때 함께 조성한 나무숲으로 바람이 센 이 지역에서 바람을 막기 위해 심은 방풍림이라고 한다.


숲쟁이 쪽으로 잠깐 올라가니 식당에서 백구가 나와 우리를 반긴다. 순하고 정감있게 생겨서인지 지니님 마음에 들었나보다.


숲쟁이는 그리 규모가 크지는 않고 지금은 공원이 되어 있다. 오래된 나무들이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법성포는 강릉과 더불어 단오제를 하는 곳이다. 해마다 단오에 여기서 단오제를 한다고 한다. 단오제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높은 그네가 있다.


이제 숲쟁이를 천천히 걸어간다. 나무데크로 계단과 통로가 만들어져 있어서 길 찾는건 어렵지 않다.


마을에서 올라갈 때 언덕 위로 보이던 정자에 도착했다.


2층에 올라가지 않으니 법성포 읍내가 나무에 가려져서 잘 보이질 않는다.

정자에서 내려와서 잠깐 걸으면 큰길로 빠져나오게 된다. 절이 하나 있는데 입구에 다양한 조형을 해놓았다.


여기서 백제불교도래지로 가려면 숲쟁이 꽃동산으로 가면 된다. 숲쟁이 꽃동산은 숲쟁이처럼 오래된 것은 아니고 숲쟁이와 백제불교도래지 사이를 연결하기 위해서 지자체에서 만든 꽃동산이라고 한다. 꽃동산 입구에 백제 불교 도래지 주차장과 안내판이 있다.


영광 법성포는 1600여 년전 불교가 백제에 처음 들어온 곳이다.


숲쟁이 꽃동산으로 들어간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꽃은 없고 단풍만 그득하다.


중간에 인공폭포도 있는데 물이 꽤 지저분해 보인다.


통로를 계속 따라가면 어렵지 않게 백제 불교 최초 도래지로 연결된다.


숲쟁이꽃동산에서 내려가면 간다라 불교 양식의 탑이 있다. 탑 주변에 여러가지 불상과 설명이 있으니 쭉 둘러보는 것도 좋다.


불상들을 보다보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보던 불상과 많이 다른 것을 느낄 수 있다. 이곳의 불상들은 중국이 아닌 인도, 정확히는 파키스탄 북부의 간다라 문화의 영향을 받은 불상들이다.


법당과 백제 불교 최초 도래지의 상징이라할 수 있는 사면불상이 보인다.


법당의 벽면을 빙 둘러서 부처님의 이야기가 조각되어 있다.


법당 2층에는 공양을 드릴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사면불상은 안타깝게도 공사 중으로 출입 금지되어 있어 가까이 갈 수 없다. 멀리서 최대한 사진을 찍어본다.


중앙 광장이 넓직하다. 이미 많이 걸었으니 기념품 가게에서 음료수를 사서 벤치에서 바다를 바라보면서 잠시 쉰다.


간다라 유물관이라는 전시관도 있다. 안에는 간다라 지역에서 나온 불상과 유물들을 볼 수 있다. 파키스탄 북부의 간다라 지역은 지리적으로 그리스에서 멀지 않아서 그리스의 헬레니즘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이제 충분히 보았으니 정문으로 나가서 좀더 걷기로 한다.


데크길을 쭉 따라 가는 동안에 서쪽으로 개통된지 얼마 안 된 영광대교가 보인다. 작년에 들렀을 때는 한참 공사 중이었다.


영광대교까진 가보자는 생각에 해안도로 옆으로 슬슬 걸어간다.


목맥마을 옆으로 인도를 따라 올라가니 영광대교가 나타난다.


영광대교를 건너면서 백제불교 도래지를 찍어본다.


영광대교를 건너면 바로 모래미 해변이다.


작은 해변에 사람들이 왜이리 바글바글한가 했더니 해변을 대청소하는 날인가보다. 원래는 좀더 가려고 했는데 지니님의 발에 물집이 잡히려 한다. 슬슬 그만 걷고 돌아가야겠다. 그런데...

택시로 돌아가려 했는데 택시가 전혀 없는 지역이다. 해변 정화 봉사하러 온 택시가 하나 보이는데 법성포에 몇 안 되는 택시 중 하나가 쉬는 날인가보다. 어쩔 수 없이 다시 걸어서 돌아간다.


다시 영광대교를 건넜다. 돌아갈 때는 아까 봐두었던 해변 쪽 산책로가 빠를 것 같아서 산책로를 이용한다.


산책로는 그냥 등산로에 멍석을 깔아놓은 수준이다. 중간에 무덤도 있다.


다시 해안도로를 건너니 왕복 15km 정도를 걸었다.


숲쟁이 입구를 지나 법성포 읍내에서 맛있는 오뎅과 잉어빵으로 요기를 하고 광주행 시외버스를 탄다.


걸어다니느라 법성포 읍내와 숲쟁이, 그리고 백제불교 최초 도래지 정도만 다녀왔다. 법성포에서 북쪽으로 조금만 가면 가마미 해수욕장이 있고 그 근처에 영광 원자력 발전소도 있다고 한다.

남쪽으로 이번에 다녀온 모래미 해변을 지나 해안 도로를 계속 가면 나름대로 알려진 드라이브 코스인 백수해안도로가 나온다. 백수 해안도로와 그 아래 쪽에 대해서는 남도 자전거 여행 11에서 이미 다녀왔는데 영광대교 개통 전이라 백제불교도래지에는 들르지 못했기에 오늘 이렇게 다시 찾게된 것이다.

https://brunch.co.kr/@skumac/65

자전거 여행이나 자동차로 영광부터 드라이브를 한다면 백수 해안도로부터 풍력발전단지가 보이는 하사리 벌판을 지나 함평까지 가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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