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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Nov 23. 2015

남도 자전거 여행 8
고금도에서 거금도까지

섬따라 2박 3일 2일 차 - 고금도에서 거금도까지 

2015년 5월 24일 


고금도에서 하룻밤 잘 묵었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따듯한 이불 속에서 잘 자고 개운하게 일어났습니다. 

어제 오후부터 흐렸던 하늘이 개이더니 오늘은 아주 화창합니다. 


모내기가 한창인 농번기라 일 나갈 준비를 하시는군요. 

일꾼들도 도착하고 일할 준비를 하십니다. 

농사일을 전혀 모르니 도와드리진 못하고 일하는데 방해되지 않게 인사드리고 출발합니다. 



한적한 시골 도로로 느긋하게 페달을 밟아 나아갑니다. 



조금 달리다 보니 이정표에 충무공 유적지 안내판이 있길래 안내판을 따라서 마을길로 들어갑니다. 



이곳은 이순신 장군께서 노량해전에서 전사할 때까지 쓰시던 병영이 있다고 합니다. 



저 말고는 사람 한 명 없는 호젓한 충무사입니다.  



충무사는 이순신 장군을 모신 사당입니다. 방명록이 있길래 저도 한 자 적어봅니다. 



충무사 앞 언덕 위에 공터가 있습니다. 전사한 이순신 장군의 시신을 임시로 안장했던 곳이라고 합니다. 



충무공 유적지에서 조금 더 가면 고금도의 끝입니다. 고금도와 조약도를 연결하는 약산연도교로 조약도로 넘어갑니다. 


조약도는 약산연도교 밑에서 시작되는 해안도로부터 시작합니다. 


우두, 득암을 지나서 조약돌 해변과 가시 동백숲 해변을 지나쳐 갑니다. 

해변으로 내려가 보고 싶어도 계속 오르내리는 낙타 등 코스의 언덕 꼭대기에 갈림길이 있어서 다시 올라올 생각을 하니 해변까지 내려갈 엄두가 안나더군요.   


조약도의 삼문산입니다. 산 옆으로 돌아가는 길을 따라서 당목항까지 갈 수 있습니다. 



고금도를 지나 조약도 동쪽 끝까지 왔습니다. 여기엔 당목항이 있어서 금일도나 금당도에 가는 배를 탈 수 있습니다. 


당목항에서 금일도에 가는 배를 타면 다시 금일도에서 거금도로 갈 수 있다고 들었는데 알아보니 거금도에 들르질 않고 바로 녹동까지 가게 됩니다. 녹동에서 다시 거금도로 들어가야 하겠군요. 

일단은 금일도로 향합니다.  


금일도 일정항으로 가는 배를 탑니다. 뱃삯은 3500원, 자전거 운임은 없습니다. 


금일도까지는 20분 정도 걸립니다. 배에서 만난 아저씨가 자전거 여행에 대해서 이것저것 물어보더군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금방 도착합니다. 


금일도 일정항에 도착합니다. 금일도에 온 김에 여기저기 구경을 한 후 거금 쪽으로 빠져나가는 배가 있는 당목 선착장으로 가야 합니다. 


다시마의 고장 금일도, 여기 오는 동안의 다른 섬은 길가에 톳을 주로 말렸다면 금일도는 길가에 온통 다시마를 널어놓았습니다. 


여기 오는 동안 거쳐온 섬들은 모두 육지 쪽으로 통하는 다리가 있었는데 금일도는 제대로 사방이 막힌 섬입니다. 


월송 해송림의 데크길을 따라 갑니다. 200년 묵은 천 그루의 해송 숲 사이로 길이 잘 나있습니다. 



동백리 들어가는 길에서 좌로 크게 꺾으면 금일 해당화 해변입니다. 또, 오른쪽 끝에 보이는 섬이 금일도의 끝자락인 소랑도입니다.


얼마 안 가서 대교라고 하지만 그리 큰 다리는 아닌 소랑 대교를 건너서 소랑도에 도착합니다. 작은 어촌마을입니다. 



소랑도 마을 끝에 도착해서 사진 한 장 남깁니다. 남해바다의 특징인 양식장이 잘 보이네요. 



다시 소랑 대교를 건너서 금일도로 돌아갑니다.  



이제 동송 선착장으로 가서 금일도에서 나가는 배를 타야 합니다. 



동송 선착장에 배 시간 30분 전에 도착합니다. 근데... 아무것도 없네요...

여기가 여객선 선착장이 맞는지 배편이 있는지 상황 파악을 하려 하는데 잠시 후에 택시를 타고 한 무리의 마을 할머니들이 오십니다. 배 시간이 되면 사람이 모일 거라고 하시면서 햇빛을 피해 그늘에 모여 앉으시네요. 



2시  20분쯤 배가 들어옵니다. 



배 들어오는 시간에 맞춰서 근처 낡은 컨테이너의 문이 열리고 할머니들이 몰려 들어가십니다. 

여기가 매표소였군요... 



충도, 금당도를 들렀다가 녹동신항으로 가는 배입니다. 



여객실에 들어가서 잠시 누웠더니 잠이 소로록 옵니다. 일어나 보니 벌써 거금대교 밑이군요. 

거금대교 다리 위 상판은 차가 지나다니는 차도이고, 아래쪽의 구조물은 자전거도로입니다. 저 자전거도로를 타고 거금도에 들어갈 겁니다. 



녹동신항 여객선터미널에 도착합니다. 



이제 항구를 따라서 거금도로 향합니다. 


녹동신항에서 거금도로 갈 때는 소록대교를 이용해서 한센병 환자를 위한 국립 소록도병원으로 유명한 소록도를 거쳐 가야 합니다. 소록대교의 차도는 편도 1차선이고 널찍하게 보행자, 자전거 겸용 도로가 있어 편하게 건너갑니다. 


소록도에 도착하면 소록 터널이 보이는데 터널을 통과하면 거금대교 상판의 자동차 전용 도로입니다. 소록도 병원 쪽으로 자전거와 보행자를 위해 잘 만들어진 거금대교 통행로를 이용하기 위한 안내판이 있습니다. 


안내문 따라서 내려가면 다리 밑으로 산책로가 있는데 초입이 모래밭 비포장길이라 도로용 자전거는 끌고 가야 합니다. 


조금만 올라가면 바로 포장된 산책로가 나옵니다. 


살짝 업힐인 산책로를 쭉 따라가면 거금대교 자전거길 입구가 나옵니다. 


이 곳이 바로 거금대교 자전거길입니다. 길도 넓고 깨끗하고 경치도 좋으면서 다리 밑으로 바다를 건너는 특이한 자전거길이라 재밌습니다. 길이는 편도로 2km입니다. 


거금대교를 건너서 빠져나오면 거금대교 휴게소가 있습니다. 휴게소에서 자전거를 무료로 빌려주니 차량으로 오시는 분들도 자전거를 빌려 타고 거금대교를 왕복할 수 있습니다. 

저는 여기서부터 거금도를 한 바퀴 돌 예정인데 소록도 산책로가 오후 5시까지만 다니라고 되어있으니 섬에서 하루 묵어야겠죠. 


휴게소 밑으로 급경사길을 따라 내려왔습니다. 이제 거금도의 해안도로입니다. 국토  종주하는 분들에게 익숙한 파란색 차선은 거금 둘레길의 표시인데 거금 둘레길은 100% 포장도로는 아니라서 도로용 자전거로는 그대로 따라갈 수는 없습니다. 



거금 둘레길을 따라 해안도로를 가다가 해상 낚시터 근처에서 길이 끊기니 도로 쪽으로 나옵니다. 


읍내를 지나면 다시 낙타 등 구간이 시작됩니다. 워낙 시골이라 그런지 읍내를 벗어나면 슈퍼나 식당이 거의 없고 있어도 상당히 비싸니 읍내에서 식사나 보급을 넉넉히 해야 합니다만 그런 걸 모르니 읍내를 그냥 지나갔습니다. 


익금 해변에 도착하니 저녁 6시입니다. 언덕 위에 숙소가 보이길래 오늘은 여기까지만 탑니다. 

식사를 하려고 보니 배달 음식은 안되고 언덕 아래로 내려가면 식당이 하나 있다고 합니다. 술집 겸 매점이 하나 있는데 혼자 먹기엔 애매하고 가격도 비싸서 컵라면과 빵, 과자, 음료수 등등 사다가 배를 채웁니다. 굶으란 법은 없군요. 

고금도-조약도-금일도-소랑도-소록도-거금도 

오늘 들른 섬만 여섯이군요. 라이딩 거리는 90km 정도입니다. 


이제 남은 거리는 고작해야 40km입니다.  

열심히 타면 1박 2일로 거금도도 후딱 돌고 녹동항에 도착해서 돌아갔을 수도 있지만 제가 원하는 여행은 설렁설렁 느긋느긋 이죠. 

페달을 밟는 두 다리와 두 눈에 남도의 여러 섬들을 가득 새겨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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