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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Nov 23. 2015

남도 자전거 여행 7  완도에서 고금도까지

섬따라 2박 3일 1일 차 - 완도에서 고금도까지

2015년 5월 23일


지니님이 혼자서 두 번째의 산티아고 자전거 여행(북쪽 길-포르투갈 길)을 간 사이에 저도 연휴를 맞아서 남도의 섬을 따라가는 2박 3일의 자전거 여행을 했습니다.  


대략적인 경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총 거리 230km

완도 - 신지도 - (배편) - 고금도 - 조약도 - (배편) - 금일도 - (배편) - 녹동 - 소록도 - 거금도 - 소록도 - 녹동


GPX 다운로드 및 코스 요약은 아래 링크로

https://bicycletravel.tistory.com/17


서울에서 남쪽 끝의 완도로 가는 것은 이래저래 쉬운 일이 아니니 전 날 저녁에 나주로 온 후 나주에서 출발합니다. 나주 버스터미널에서 아침 6시 반에 완도행 버스가 있는데 이 버스 말고는 모두 오후 차편 밖에 없으니 아침 일찍 부지런히 준비해서 나옵니다.



나주에서 완도까지는 2시간 정도 걸리지만 워낙 일찍 출발했으니 완도 버스터미널에 일찌감치 도착해서 느긋하게 출발합니다.



완도읍이 꽤 크긴 해도 터미널에서 금방 바닷가로 나올 수 있습니다. 이 이상하게 생긴 건물은 수산생명산업 지원센터라고 합니다.



항구 저 편에 빨간 등대가 보이는군요. 길을 따라 등대로 가봅니다.



가는 길에 있는 어시장에서는 한참 경매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늘 그렇듯이 항구에서 출발할 때는 빨간 등대에서 인증샷을 찍어둡니다.

빨간 등대가 항구의 상징이라 특색 있게 꾸며져 있는 등대가 많습니다.



이 등대는 모양도 모양이지만 국내 최초의 노래하는 등대라고 합니다.



등대에서 바라보는 완도의 풍경입니다. 완도의 상징인 완도 타워가 보입니다.  



완도 읍내


오른편에는 완도와 신지도를 이어주는 신지대교가 보입니다. 신지대교는 오후에 넘어갈 예정입니다.



완도를 한 바퀴 돌아보기 위해서 시계방향으로 출발합니다.

완도 여객터미널 근처의 주도입니다. 섬이 동그랗게 구슬 같아서 주도라고 합니다.



언덕 꼭대기에 있는 완도 타워로 언덕길을 올라가려다가 배가 고파져서...

여객터미널 쪽의 기사 식당에 들어가서 아침을 먹습니다. 완도에 왔으니 전복 맛이라도 봐야겠다고 전복 비빔밥을 주문합니다. 가격 대비 그냥 그냥...



전복 작은 게 한 마리 들어가고 배나 사과 같은 과일도 들어있습니다.


배도 채웠으니 완도타워로 기운차게 올라가는데... 중간부터 계단이 나타나서 자전거를 들고 올라갑니다. 이럴 때는 자전거를 조금이라도 가볍게 만든 게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상에 올라오니 완도 읍내가 한 눈에 보입니다.



완도 타워 가는 길에는 다양한 꽃들이 화려하게 피어있습니다. 상록패랭이라는 꽃이 활짝 핀 것이 예뻐서 찍어봅니다.



완도 타워는 유료 입장으로 엘리베이터를 타면 전망대까지 갈 수 있습니다. 관광객은 없는 시간이지만 날도 흐리고 자전거를 놔두고 올라가긴 싫어서 그냥 지나갑니다.



언덕을 올라왔으면 이제 내려가야죠. 왔던 길로 다시 내려가야 했다면 올라오질 않았을 겁니다.

완도 타워 뒤쪽에 주차장 가는 길로 내려가면 반대편으로 통하는 언덕길이 있습니다.



언덕 중간에 정자가 있어서 잠시 멈춥니다. 높은 곳에 정자가 있다면 경치가 좋은 곳이라는 뜻이거든요.



꽃 무더기 뒤쪽으로 망남리가 보입니다. 망남리 옆으로 언덕길을 타고 넘어갈 겁니다.



깔딱 고개를 하나 넘어 내리막을 쭉 내려가면 구계등이 나옵니다. 무언가 하고 들어가봤는데 아홉 층의 돌 무더기로 이루어진 해변입니다.



구계등까지 데크길을 자전거를 끌고 슬슬 걸어갑니다. 원래 숲이 많이 훼손되었던 곳이었는데 자연 회복이 되도록 보존하고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여기가 구계등입니다. 돌 무더기가 아홉 개의 층으로 되어있다는데 잘 모르겠네요.



그래도 예쁜 돌 무더기 해변입니다. 산책로를 따라서 갯메꽃이 피어있습니다.



중간중간에 해송이 멋지게 가지를 뻗긴 했는데 말라 죽은  듯합니다.


여러 섬들이 늘어져 있어서 파노라마 사진도 찍어봅니다.

왼쪽부터 청산도, 여서도, 소모도, 대모도, 불근도, 소안도, 보길도, 횡간도, 노화도인데 이번 여행에서 들르지는 않습니다.


구계등에서 조금 더 가면 화흥포항이 나옵니다. 작은 항구이지만 여러 섬들로 가는 여객선이 있습니다.

오늘은 이쪽으로 갈 여정이 아니니 배편 정보만 얻어놓고 갈 길을 갑니다.


섬이나 해안의 둘레길은 간단히 말해서 낙타 등 코스가 많습니다. 해안 절벽을 따라서 차가 다닐 수 있도록 길을 내놓은 것이 오르락 내리락 낙타 등이고 평지에는 마을이 있습니다. 보통 조금 높은 언덕을 올라가면 경치 좋은 곳이 있고 그 곳에 공원이 있습니다.

여기는 미소공원이라는 곳입니다.



미소공원이라는 이름답게 활짝 웃는 조각상들이 있습니다.



미소가 아닌  함박웃음을 짓고 있어서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유쾌해집니다.



군외면으로 오면 육지에서 완도로 들어오는 관문인 완도대교가 보입니다. 저번 땅끝마을 자전거 여행을 할 때 멀찍이서 완도대교를 본 것이 이번 여행을 계획하게 된 동기입니다.


차들이 많이 다니는 13번 도로를 안 타고 차 없는 한적한 해안도로를 타니 계속 낙타 등입니다. 오르락 내리락...

대창리에서 대야로 넘어오는 언덕 꼭대기의 정자에서 잠시 쉽니다. 저는 자전거에서 내려서도 걷거나 계속 움직이기 때문에 쉬는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 번 쉴 때는 푹 쉴 생각으로 작정을 하고 쉬어야 합니다.

정자에 앉아서 챙겨왔던 주전부리들을 먹습니다. 멀리 장보고 유적지인 장도가 보이네요.


장도와 장보고 기념관을 거쳐 갑니다. 계속 늦장 부리느라 시간이 좀 지체된 것 같아서 다음에 다시 지니님과 함께 오게 되면 둘러볼까 합니다.


완도 농공단지를 지나서 완도 읍내 들어가기 직전에 신지대교가 있습니다.

신지대교를 통해서 신지도로 넘어갑니다. 완도에서 가는 방향으로 왼쪽에 널찍한 보행자 자전거 겸용 도로가 있습니다. 그런데... 신지대교 휴게소 즈음에 갑자기 횡단보도도 없이 자전거길이 없어져서 조금 당황스럽습니다. 조심해서 정주행 방향으로 길을 건너서 다시 진행합니다.



여기서부터는 신지도입니다. 오늘의 목적지인 고금도가 건너편에 보이고 두 섬을 연결하는 다리가 한창 공사 중입니다.



신지도의 명소인 명사십리 해수욕장입니다. 모래가 우는 소리가 십리 밖에서도 들린다고 하여 명사십리 해수욕장입니다. 모래가 정말 곱습니다. 진짜 명사십리 해변은 함경도 원산에 있는데 이곳도 명사십리 해수욕장이라고 불립니다.


모래밭으로는 자전거를 타기가 힘드니 데크길을 쭉 따라갑니다.


명사 갯길이라 이름 붙은 데크길이 모래사장 끝까지 계속 이어집니다. 명사갯길을 따라가면 등산로가 나오기 때문에 등산로 직전에 도로로 빠지기 위해서 나갑니다.  


신지 읍내에서 섬 너머로 더 들어가기 전에 고민을 해야 합니다. 높지는 않지만 경사도가 은근히 힘든 독고령을 넘고도 고개 두 개를 넘어야 신지도의 끝까지 갈 수 있습니다. 물론 다시 이 고개 세 개를 넘어와야 합니다.

시간도 충분하고 배 타는 곳이 운영하지 않을까 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독고령을 올라갑니다. 독고령 정상에서 보는 신지면입니다.



독고령을 넘어가면 나오는 동고리 해변입니다.



방죽포항에서 고금도로 가는 배편이 있지 않을까 했는데 역시나 더 이상 배 운행은 하지 않고 한적한 낚시터가 되어버렸습니다.  



다시 고개 세 개를 넘어서 읍내를 지나 송곡 선착장으로 옵니다.



고금도의 상정 선착장으로 넘어가기 위해서 배를 탑니다. 배로 건너는 시간 15분 정도, 뱃삯은 1,000원


경기도 쪽의 많은 여객선들이 자전거 수하물 비용을 따로 받던데 남도는 자전거 수하물 요금을 받는 곳이 거의 없습니다.


아직 건설 중인 이 다리가 신지도와 고금도를 이어주는 다리입니다. 이 다리가 생기면 지금 탄 이 배편은 없어지겠지요.



고금도에 금방 도착했습니다. 왼쪽 뒤에 보이는 마을이 방금 떠나온 송곡리죠. 고금도도 완도군인데 완도와 이어지는 다리는 공사 중이면서 육지와 연결되는 고금대교는 마량 쪽으로 이미 완공되어 고금도도 섬 아닌 섬이 되어 있습니다.  


고금도 읍내입니다. 오늘의 마지막 일정은 교통사고로 병원에 있었을 때 병동 룸메이트였던 할아버지를 찾아뵙는 것입니다.



읍내에서 멀지 않은 마을에서 농사일을 하시는 할아버지를 찾아가니 무척 반겨주십니다. 할아버지와 함께 입원했었던 할머니께서 차려주신 시골 집밥을 먹고 하룻밤 신세 집니다.


연휴를 계획하면서부터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2박 3일을 어떻게 하면 알차게 보낼 것인가...

과연 이 한반도의 끝자락에서 얼마만큼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인가?


하던 것이 반겨주는 웃음을 보니 참 잘 왔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반도의 남쪽 끝을 즐기는 자전거 여행, 다음은 배를 두 번 타고 고금도에서 이름이 비슷해서 항상 헷갈리는 거금도까지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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