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28일 - 신안군 증도에서 목포까지 자전거 여행
2015년 6월 28일
신안군 증도에서 목포까지 자전거 여행
지난 주인 6월 20일에 증도를 갔었는데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비가 오기 시작해서 비만 쫄딱 맞고 자전거는 제대로 타지도 못 했습니다. 하지만, 증도의 풍경이 워낙 아름다워서 맑은 날에 다시 찾아왔습니다. 그만큼 증도는 아름다운 섬입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6시 15분에 나주터미널에서 증도 가는 시외버스를 탑니다.
나주에서 버스로 약 2시간 정도면 증도에 도착합니다. 증도 읍내 식당의 만만찮은 가격을 이미 체험했기에 식사는 지도에 가서 하기로 하고 간단한 간식만 챙겨먹고 출발합니다.
먼저 증도의 최고 명소인 짱뚱어 다리를 찾아가봅니다. 워낙 이른 시간이라 관광객이 거의 없습니다.
짱뚱어다리는 갯벌 위를 지나가는 다리로 여러 가지 갯벌 생물들을 가까이서 구경할 수 있습니다. 농게와 짱뚱어들이 바글바글합니다.
갯벌에 사는 게는 다 비슷한 줄 알았더니 조금씩 생김새가 다른 상당히 다양한 게들이 보입니다.
짱뚱어 다리니까 짱뚱어들도 많이 보입니다. 망둑어과의 한 종류라 망둑어랑 비슷한데 물 밖에서 잘 돌아다닙니다.
다리 중간에서 사진도 찍어봅니다. 같은 서해 쪽이라도 수도권과는 다르게 남도의 서해는 물과 갯벌이 참 깨끗합니다.
짱뚱어다리 건너편에는 해수풀장이 있는데 그냥 지나갑니다.
이제 증도에서 가볼만한 곳 중 하나인 우전해변으로 갑니다.
경치가 참 좋은 우전해변입니다. 리조트도 있고요.
파도소리가 잔잔합니다. 해변이 생각보다 넓군요. 저 해변 끝 언덕 너머에 해수풀장과 짱뚱어다리가 있습니다.
화도 가는 입구의 작은 마을을 지나갑니다. 오늘은 화도에는 가지 않습니다. 화도 가는 길은 '노두길'이라는 썰물 때만 다닐 수 있는 길인데 도로용 자전거로 가기에는 포장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증도의 허리에는 태평염전이라는 국내 최대의 천일염 염전이 있습니다.
저 멀리 조그맣게 보이는 마을이 버스가 내려준 증동리 마을이고 보이지는 않지만 짱뚱어다리 방향입니다. 저기까지 전부 염전이지요.
태평염전 출입구 쪽에서 안내판을 따라가면 버지 선착장이라는 썰물 때도 이용할 수 있는 선착장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병풍도 가는 배편이 있었지만 지금은 운행하지 않습니다.
버지 선착장에서 멀리 증도대교를 배경으로 인증샷 한 번 찍어 줍니다.
이제 증도에서 가보고 싶었던 곳은 다 돌아보았습니다. 슬슬 증도대교로 섬을 빠져나가야겠죠.
이왕 왔으니 가기 전에 태평염전 천일염 소금 맛을 좀 볼까 해서 소금가게에 들렀습니다.
감귤 맛으로 소금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 먹습니다. 아이스크림이 감귤 맛일 줄 알았는데... 소프트 아이스크림에 감귤향 소금을 뿌려줍니다. 의외로 맛있습니다.
소금가게 건너편에 소금 박물관이 있고, 그 옆이 태평염전 출입구입니다.
아이스크림도 먹었으니 슬슬 증도를 벗어납니다.
길가에 바닷물에서 사는 식물들이 있는 염생식물원도 있습니다. 섬 곳곳의 길가 여기저기 야생 산딸기가 잔뜩 익었는데 조금만 따먹습니다.
이제 증도대교를 통해서 증도를 빠져나갑니다.
사옥도를 길 따라 가로질러 통과합니다. 사옥도는 뭔가 특별한 것은 없지만 길이 평탄하고 좋네요.
지도대교를 통해서 사옥도에서 나갑니다. 지도대교는 지도로 연결되는 게 아니라 송도로 연결됩니다.
송도는 작은 섬이지만 배가 다닐 수 있는 큰 갯골이 있어 선착장이 있고 어시장도 있습니다.
송도에서 송도교를 건너면 지도읍내로 들어가게 됩니다. 여기서 아침 겸 점심을 먹어야죠.
지도읍내의 시장을 빙빙 돌다가 결국 처음에 봐 둔 지도읍 입구의 전복을 파는 식당에 가서 낙지초무침을 먹습니다. 낙지니까 당연히 맛있지요.
이제 목포까지는 큰길 위주로 달릴 겁니다.
큰 길인 77번 국도를 따라가야 하는데... 길을 잘못 드는 바람에 농로와 마을길을 헤맵니다.
결국 이리저리 헤매다가 조금 돌더라도 포장이 잘 된 길로 가기로 하고 빠져나왔습니다.
그런데 이 포장길도 자꾸 낙타 등같이 오르락내리락해서 77번 국도로 빠져나옵니다. 최고의 포장상태에 다니는 차도 없어서 즐겁게 자전거를 탑니다.
압해읍 쪽으로 계속 달리는데 목이 마릅니다. 음료수라도 마시고 싶은데 가게는커녕 마을도 잘 안 나오네요.
한참을 달려 압해읍사무소 근처에서 마트에서 산 아이스크림과 음료수를 마시면서 잠시 쉽니다. 이제 목포로 가야죠.
이제 이번 여행의 마지막 다리인 압해대교입니다. 오는 길에 차도 옆에 갓길도 넓고 다리에는 보행자 길이 있어서 편하게 달렸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자동차 전용도로더군요.
목포 시가지가 슬슬 보입니다. 멀리 목포 대교도 보이는군요.
목포 대학 근처에서 시작되는 자전거길을 이용해서 시내를 가로질러 목포 버스터미널까지 갑니다.
4시에 목포 버스터미널에 도착해서 버스표를 예매하니 1시간 반 정도 시간이 남는군요. 인터넷으로 음식점을 검색을 해서 터미널에서 조금 떨어진 낙지 전문점을 발견하고 한우전복낙지 탕탕이를 먹으러 갑니다.
한우전복낙지탕탕이는 한우육회와 전복 그리고 낙지가 올라간 간단한 회무침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낙지를 손질할 때 탕탕 소리가 난다고 탕탕이라고 하네요.
한우, 전복, 낙지 맛있는 것들만 모아놨으니 맛이 없을 수가 없겠죠. 신나게 먹습니다.
배부르게 먹고 버스를 타고 돌아옵니다.
좋은 날씨에 맛있는 것들만 골라 먹고 아름다운 바다를 보면서 100여 km를 탔습니다. 한반도의 남쪽 끝이라서 다녀오기 쉽진 않지만 그만큼 멋진 남도 자전거 여행, 그중에서 하나만 꼽으라면 증도를 추천합니다.
다음에 올 때는 증도와 자은도 사이의 다리가 완공되어 자은도, 암태도, 팔금도, 안좌도까지 돌아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