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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May 26. 2016

서울 근교 임도 산악자전거 타기

서울에서 가까운 MTB 임도 코스,  문형산 임도

2016년 5월 21일 - 문형산 임도


존과 지니가 다녀온 아산의 광덕산 임도, 진천-음성의 큰산 임도는 산악자전거 초보자가 가기에는 너무 먼 곳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수도권 근처에는 산악자전거를 탈만한 임도가 없을까? 물론 있다.


수도권 남부의 대표적인 임도로는 군포의 수리산 임도와 경기도 광주의 문형산 임도가 있다.

수리산 임도는 이름 그대로 4호선 수리산역이나 대야미역, 혹은 1호선 금정역에서 다녀오기 좋으며 매우 유명하면서도 초보자에게는 상당히 힘든 곳이다.

문형산 임도는 근처의 산악자전거 동호인들이 오래전부터 애용하던 코스이다. 사실 문형산 임도 자체보다는 불문영, 혹은 불문맹 코스라고 하는 불곡산-문형산-영장산(맹산)을 잇는 산악자전거 코스의 일부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근처 분당과 광주에 점점 인구가 몰리면서 불곡산과 영장산은 등산객들의 등살에 산악자전거인들이 밀려나 버렸지만 문형산은 지리적으로 접근이 쉽지 않은 덕분에 아직 한산한 곳이다.


문형산 임도는 경기도 광주시의 오포면 신현리에서 문형산을 빙 돌아서 고산리로 이어지는 약 8 km의 임도 코스이다.



오늘은 많이 달릴 생각은 없으므로 30km 정도 간단히 타기로 한다. 문형산은 임도를 통해서 넘어가고 돌아올 때는 나름 유명한 도로 자전거 운동 코스인 강남300 고개를 넘기로 한다.


처음 시작은 지하철역 서현역에서 출발하거나 탄천 자전거길을 따라가다가 분당구청 옆으로 분당천을 거슬러 올라가면 된다. 분당구청에 주차한 후 짐을 챙겨 출발한다.



분당천의 끝에 율동공원 주차장으로 나온다. 율동공원 주차장에 주차한 후 출발해도 좋다.



율동공원 입구에서 인도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분당 성요한성당이 보인다.


성요한성당 위쪽의 횡단보도를 건너면 태재고개를 올라가는 보행자 자전거 겸용 도로가 이어진다.



태재고개에는 음식점이나 편의점이 있으니 여기서 간단히 아침을 먹고 출발한다. 57번 도로에서 벗어나서 동네길(신현로)로 들어가서 달리다가 광명초등학교 앞에서 문형산길로 들어서면 된다. 예전에는 조용한 동네였는데 아파트 공사로 큰 트럭들이 시끄럽다.


문형산길에서 임도 입구를 찾기 위한 방법은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바로 옆에 흐르는 개천을 따라 올라가다가 개천을 건너 올라가면 된다. 문형산 임도 입구는 대략 세 군데이다. 개천을 따라가다가 산하 그린빌라 뒤쪽으로 들어가도 되고 조금 더 올라가서 현재 공사 중인 빌라촌 옆 다리를 건너도 되고 더 올라가서 경지 그린타운 쪽의 다리를 건너 시멘트길로 올라가도 된다.

산하 그린 빌라 뒤쪽 임도 입구


시멘트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폐허 같은 파란 지붕 건물 오른쪽으로 길이 이어진다. 사람은 통행하도록 열려있는 철문을 넘어가면 본격적인 임도 라이딩의 시작이다.



철문에서부터 출발하면 처음에는 경사가 있는 오르막길이 나오는데 조금만 버티면 전체적으로 완만해진다.


완만하다고는 해도 전체적으로는 오르막길이다. 30도가 넘는 무더운 날씨에 오르막길을 올라가야 하지만 숲이 울창해서 시원하다.



근처에 농장이 있어서 차량이 다니면서 깊은 바퀴 자국이 여기저기 나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어느 정도 달리다 보면 임도 삼거리에 도착한다. 세 갈래의 임도가 있으며 여기서 직진해야 문형산 임도가 계속 이어진다. 오른쪽은 문형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등산로이며 산악자전거 초보자에게는 쉽지 않은 길이다. 왼쪽은 문형산길의 으로 이어지는 임도 출구이다.


임도 삼거리에는 나무 그늘과 밴치가 있으니 잠시 쉬었다 간다.



문형산 서편의 임도는 슬슬 내리막이 많아지는 길이다.



지니님은 오늘따라 겁이 많다. 탈 수 있는 곳은 타고 돌이 많은 곳은 끌고 내려간다.


중간에 튀어나온 나무에 스쳐 지나가는데 하필이면 가시나무이다. 지니님의 보호대를 안 한 팔 부분에 생채기가 난다. 산악 라이딩을 할 때, 많은 사람들이 긴팔, 긴바지 옷을 입는 이유는 이러한 가시나무나 풀독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중간중간 이정표가 있다. 고산리 주차장 방향으로 가면 된다.



이정표 옆에는 예전에 불문맹 산악자전거 코스의 숨은 능선이라 불리던 다운힐 코스의 입구가 막혀있다. 원래 등산객들의 출입이 거의 없이 산악자전거들이 주로 드나들던 코스였다.



내려가는 길은 타기 좋은 노면도 있지만 미끄러운 돌길도 많다.



내리막길에서는 지님이 감당하기엔 아직 어려운 돌길이 계속 나타난다. 사실 불문맹 코스로 간다면 이 거친 길이 내리막이 아니라 오르막일 때가 많다. 돌길 내리막 질주에 도전해보고 싶다면 안장 뒤쪽에 앉아서 무게중심을 뒤에 두어 앞바퀴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해야한다.



중간의 수로 옆에는 약수터도 있다. 수질검사가 잘 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예전부터 지나가면서 이 약수물을 종종 마셨는데 탈이 난 적은 없었다.



고산리 쪽으로 내려오면 휴양림이나 캠핑장 같은 곳이 나온다.



고산리에서 길을 따라 쭉 내려가면 안 되고 바로 고장 고개로 넘어가야 강남 300 고개의 입구인 목동이 나온다. 숲 속은 시원하다고 하지만 도로로 나오면 열기가 상당하다. 목동 마을회관 앞 삼거리의 슈퍼에서 잠시 쉬어간다.


목동 안쪽으로 가다 보면 예전부터 강남 300의 입구라 할 수 있는 승화 식당이 있다. 승화 식당 앞길로 올라가면 강남 300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강남 300 고개는 단순하게 고개 정상에 강남 300 골프장이 있어서 강남 300 고개라고 한다.


강남 300 고개는 MTB를 기준으로 초급 난이도의 언덕길이다. 전체적으로 어렵지는 않지만 마지막의 깔딱 고개는 초보자에게 결코 쉽지 않다.


MTB 도로 오르막길의 난이도를 따지는 데에는 보통 언덕길의 길이와 경사도가 기준이 된다. 짧지만 지독하게 가파른 곳이 있는가 하면 가파른 곳은 많지 않지만 체력 소모가 상당히 큰 긴 오르막길도 있다. 강남 300의 깔딱 고개는 체력만 있다면 특별한 기술 없이도 올라갈 수 있는 수준이고 오르막길도 전체적으로 그리 어렵지 않기 때문에 초급 난이도이다. 초급 수준답게 지니님도 어렵지 않게 올라간다.


언덕 정상은 완만한 평지가 이어지다가 강남 300 골프클럽의 입구가 나타난다. 몇 년 전부터 있던 경비실 옆의 커다란 개는 항상 사람만 보면 놀아달라고 짖고 꼬리 치고 난리가 난다.


이제 나머지는 거의 내리막이다. 왔던 길을 반대로 태재고개를 지나 분당천을 따라 내려가면 탄천까지는 금방이다.


이번에는 문형산 임도만 다녀왔지만 바로 근처의 직동에서 이어지는 직동 임도도 있다. 문형산 임도나 직동 임도, 그리고 수리산 임도 마찬가지로 임도 자체의 길이는 그리 길지 않다. 사실 서울 근처에서 임도를 찾기란 쉽지 않다. 임도는 말 그대로 산길이며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산에서 산을 관리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지는데 서울에서 가까운 산들은 대부분 규모가 작고 주거지역이 빼곡하게 들어서면서 산 자체가 없어지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교통의 발달로 서울에서 어렵지 않게 다녀올 수 있는 가평, 양평, 춘천만 해도 어마어마한 길이의 임도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다음번에는 이런 긴 임도를 찾아서 본격적인 임도 라이딩을 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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