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존과 지니 Jun 20. 2016

홍천강 따라 자전거 여행

XC라이딩 스타일로 달리기

그동안 산악자전거를 타기 위해 임도 위주의 자전거 여행을 다녔다. 지니님이 타고 있는 XC(크로스컨트리) 풀서스펜션 산악자전거는 반드시 임도 만을 타야 하는 것이 아니라 포장도로와 비포장도로를 가리지 않고 거침없이 달릴 수 있다. 이러한 MTB의 돌파력은 많은 사람들이 MTB를 구입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는 포장도로를 위주로 진행하면서 노면이 안 좋거나 포장이 안된 길도 다니게 되는 홍천강 자전거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홍천 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해서 가평역까지 80km 정도의 코스이다.


7시 40분에 동서울 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니 9시 반에 홍천 터미널에 도착했다. 서울에서 한 시간 거리지만 서울-춘천 고속도로는 주말마다 막히니 어쩔 수 없다.


터미널 앞의 국밥집에서 아침을 먹고 출발한다.


한가한 곳이라 차량 통행이 많지는 않지만 커다란 트럭들이 쌩쌩 지나간다. 마침 도로 옆에 자전거길이 있으니 안전을 위해 자전거길로 간다.


무작정 큰 길만 따라가면 안된다. 북방면사무소를 지나면 홍천온천 쪽 도로로 들어가서 언덕을 하나 넘는다.


언덕을 넘어가면 드디어 홍천강이 나타난다. 소매곡교를 건너서 고가도로 옆 오르막길로 가면 자전거도로가 있다.


깨끗하게 잘 닦인 자전거도로다.  


이전에 홍천강 휴게소에서 쉬어갈 때, 전망대 아래를 지나는 자전거 도로를 보았던 기억이 있는데 이 자전거 도로가 그것이다.


자전거도로는 홍천강 휴게소 아래를 지나서 중앙고속도로 홍천강3교 근처에서 끝난다. 여기서부터 홍천강을 따라서 당분간 오르막 내리막이 번갈아 나온다.


홍천강3교 그늘 아래서 잠시 쉬어간다. 생각보다 시원하지만 그래도 더운 날씨라 몸이 쉽게 지친다.


굽이굽이 흐르는 홍천강을 따라 간다. 홍천강이 굽이도는 곳에 천냥바위가 있다.


천냥바위는 친구에게 빌린 천냥을 값지 못하고 바위 위에서 뛰어내리려 하자 돈 빌려준 친구가 돈보다 친구가 중요하다고 하여 친구를 살리고 빚을 탕감해주었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곳이다.


도사곡마을의 도사곡교를 지나 굴지리로 간다. 홍천강은 전체적으로 수심이 얕아 물놀이를 하기가 좋은 곳이 많고 그만큼 물놀이 사망자도 많은 곳이다. 구명조끼 무료 대여점이 여기저기에 있다.


굴지리를 지나면 홍천강에 바짝 붙어 달릴 수 있다. 강변을 따라서 펜션들도 많은데 펜션 근처에 매점이 있어 음료나 식수를 보급하기가 어렵지 않다.


남노일대교 앞 삼거리에서 남노일대교를 건너지 않고 오른쪽 방향인 남노일유원지, 팔봉산유원지 쪽으로 급경사 오르막길을 올라간다. 갑자기 나타난 오르막길은 로드바이크로는 쉽게 올라가기 힘든 경사도이지만 MTB 의 기어비로는 올라갈 수 있다.


고개를 넘으면 남노일 강변유원지를 지난다. 홍천강변은 어디든 좋아보이는데 그 중에서 특히 좋은 곳을 유원지라 해놓은 듯 하다. 유원지라고 특별한 시설은 없다.


위안터교를 넘어가면 당분간은 강변을 따라 달린다.


펜션들이 잔뜩 모인 펜션촌이 나타나면 낮은 다리를 건너가야 한다. 다리 근처도 물놀이 하기 좋은지 사람들이 많다.


팔봉산관광지까지 3.2km 정도 남았다. 어느 정도는 너브내길을 따라 가면 된다. 홍천을 우리말로 풀어서 너브내라 하였다.


앞에 보이는 마을을 통과하면 숲 속에 길이 있다. 숲길이지만 포장이 잘 된 깨끗한 도로이다. 한참 더워질 때라 그늘만 나오면 좋다.


시원한 숲길을 넘어서 조금만 가면 팔봉산유원지의 입구인 팔봉교가 나타난다.


팔봉교를 넘어가면 이제 팔봉산 유원지이다.


팔봉산은 8개의 봉우리가 볼록볼록 솟아난 재미있는 풍경의 산이다. 팔봉산 유원지에 매점, 식당, 화장실이 있으니 잠시 쉬어간다.


팔봉산 유원지를 출발해서 잠시 달리면 반곡교가 나타난다. 반곡교 옆으로 새로 다리를 짓고 있는데 반곡교를 건너 반곡리로 가도 되지만 애막골로 살짝 돌아가면 계속 홍천강을 따라갈 수 있다.

비포장길 구간

홍천강을 따라 난 길은 아스팔트길에서 콘크리트길로 바뀌고 좀더 가면 비포장길로 바뀐다.


비포장길은 그리 길지는 않다. 조금만 가면 다시 콘크리트 포장길이 나타나고 펜션들이 나타나면 슬슬 큰길로 올라가야 한다.


개야리에서 홍천강변을 따라가려면 애써서 올라갔던 큰길에서 다시 내려가서 조금 진행하다가 또 올라와서 큰길에 합쳐진다. 개야리 구간은 그냥 큰길을 따라 통과한다.


모곡2교를 넘어가면 모곡리 입구이다. 근처 펜션들을 대상으로 한 마트들이 여럿 있다.


모곡 밤벌유원지부터 충의대교까지는 강변길이 없다. 등산로는 있는 것 같지만 아직 지니님이 가긴 힘들 듯하니 우회도로로 간다.


가는 길 중간에 음료수와 과자 몇 개 밖에 팔지 않는 아주 작은 매점이 있다. 점심시간이 지났으니 무언가를 먹어야 할 것 같아 고민하니 주인 할머니가 컵라면에 뜨거운 물도 부어주시고 밥 한 공기와 김치도 내어 주신다.


덥고 지루한 도로를 넘어가니 드디어 충의대교이다. 가정리 쪽으로 계속 홍천강을 따라간다.


그리 깊지 않았던 홍천강 상류 쪽에는 레프팅 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수심이 점점 깊어지니 레프팅 외에도 다양한 수상레포츠를 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가정리에서 도로용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은 대부분 술어니 고개를 넘어서 가평으로 간다. 이번에는 좀더 홍천강에 붙어 가기 위해서 박암리로 간다.


박암리, 관천리로 가면 거리도 늘어나지만 비포장 임도가 나오니 도로용 자전거로는 갈 수 없다.


박암리쪽 길로 들어간 순간부터 조금 후회한다. 더운 날씨에 계속 오르막 내리막에 시달리면서 체력 소모가 크다. 가벼운 XC 풀서스펜션 MTB인 지니님은 괜찮겠지만 구식 올마운틴 자전거를 타는 나는 슬슬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거리이다.


박암리에도 수상 레져 업체들이 있다. 하지만 매점이라 할만한 것은 못 찾고 계속 달린다.


박암리에서 또 언덕길을 오르내리면 도로 끝 마지막 마을인 관천리이다. 슬슬 식수가 떨어져 가는데 여기도 매점이 없다.


이제 홍천강은 청평호에서 북한강과 합쳐진다. 여기서부터 북한강을 거슬러 올라가서 가평으로 간다.


관천리에서 포장도로 없음 표지판을 따라 언덕을 올라간다. 지니님은 저 멀리 가버리고 혼자 느적느적 쫓아간다.


언덕 정상에서 잠시 쉰다. 이제 곧 포장도로가 끝날 것이다.


도로 바닥에는 내 손가락보다 훨씬 큰 커다란 애벌레들이 꿈틀거린다. 이런 왕꿈틀이들이 도로 여기저기 보인다. 밟지 않게 조심해서 달린다.


비포장길이 시작되었다. 비포장길이라기보단 완벽한 임도이다.


관리가 어느 정도 되는지 MTB가 통행하기에 나쁘지 않은 깨끗한 임도이다.


근처에 북한강이 있고 건너편 금대리에는 수상레저 업체들이 줄지어 있다. 강에는 모터보트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사람들의 비명소리로 시끄럽다.


다행히 임도는 그리 길지 않았다. 포장도로가 나타난다.


포장도로가 나타났다고 좋아했더니 간간히 비포장길이 나타난다. 임도 같은 길은 아니고 말 그대로의 비포장길이다.


술어니고개에서 이어지는 도로와 합쳐지면 이제 비포장도로는 더 이상 나타나지 않는다. 매점에 들러서 음료수를 마시면서 잠시 쉰다.


경춘선 전철길인 경강철교 아래를 지나 조금만 가면 북한강 자전거길이 있는 경강대교이다.


북한강 자전거길로 경강대교를 통과해 가평읍내로 간다. 이제 거의 다 왔다.


저녁 6시가 조금 넘어서 가평읍내에 들어왔다. 가평에 올 때마다 들르는 닭갈비집에 가서 저녁을 먹는다.


편하게 집에 돌아가기 위해서 저녁 7시 44분 경춘선 ITX 자전거석을 예약해두었다. 시간 맞춰 가평역으로 가서 기차에 탔더니 마침 승무원께서 예약없이 자전거를 가지고 탄 승객들을 하차시킨다. 경춘선 ITX에는 자전거를 앞뒤 4대 씩 총 8대만 실을 수 있으므로 자전거석은 미리미리 예약해두어야 한다. 가평역에서 출발한지 한 시간 만에 왕십리역에 도착한다.


강바람이 계속 불어 찜통은 아니었지만 더운 날씨에 체력 소모가 컸다. 물도 계속 2리터 정도를 들고 다녔지만 날이 더 더워지면 스포츠 음료를 한 병 추가해야 할 듯하다.


홍천강 자전거 여행은 홍천강을 따라 가거나 높은 다리 위에서 강줄기를 조망할 수 있어 가평까지 가는 동안 좋은 풍경을 볼 수 있는 길이다. 강을 따라 가는 다른 자전거 여행 코스와 마찬가지로 길을 숙지하고 갈림길에서 꼬박꼬박 확인을 해야 길을 헤매지 않는다.


홍천강변을 따라가는 동안 비포장 도로가 길지는 않지만 중간중간 있다. 도로용 자전거는 포장길로 우회해서 갈 수 있고 MTB라면 특별한 기술이 필요할 만큼 험한 길은 아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달릴 수 있을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부드러운 산길의 천국, 춘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