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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Sep 28. 2016

존과 지니의 스페인 지중해 자전거 여행 4

고양이곶 (Cabo de Gata)- 스페인 자연 공원

9월 12일 - 스페인 지중해 자전거 여행의 출발


드디어 알메리아부터 바르셀로나까지 스페인 동부 해안 자전거 여행을 시작한다. 알메리아를 시작점으로 한 것은 스페인 동부 지중해 해안의 시작점인 카보 데 가타(Cabo de Gata; 고양이곶)에서 가깝기 때문이다.



알메리아의 중앙로라 할 수 있는 Av. Federico García Lorca를 따라 해안가로 내려가기로 한다.


스페인의 도시들은 시내에 공원화된 중앙도로가 있는데 여기에 자전거 도로나 자전거가 다니기 편한 보행로가 있다.


도로 끝에 무언가 탑같은 조형물이 있다. 그 뒤로 지중해가 살짝 보인다.


해안가로 가니 만들다 만 다리같은 것이 있다. 영국에서 온 채광 회사가 스페인의 광석을 캐서 기차로 실어나른 후에 바로 배에 실을 수 있도록 만든 Cable Ingles(Cable English)라는 것이다.철길은 근처 알메리아역에서 이어진다. 문화 체험 센터 같은 것으로 리모델링할 예정이라고 한다.


여기서 사진 한 번 찍고 출발한다.


일단 해변가의 적당한 바에 멈춰서 간단하게 아침부터 먹기로 한다.


스페인에서 아침식사로 지겹게 먹을 스페인의 토스트라 할 수 있는 토스타다(Tostada)로 아침을 먹는다. 보통 바게트빵 비슷한  약간 딱딱한 빵을 굽고 그 위에 토마토를 생으로 으깬 소스를 살짝 올린 후에 선택한 재료를 얹어 준다. 육식주의자인 나는 당연히 햄과 참치를 얹고,


지니님은 계란에 감자 조각을 섞은 것을 골랐다. 나도 계란과 감자를 잘 먹지만 이렇게 둘을 섞으니 나에겐 영 별로다.


아침식사를 하면서 알메리아 해변의 풍경을 감상한다. Cable Ingles도 보이고 석유 시추선도 보인다.


해안가로 자전거 도로를 따라 간다.


그대로 따라가다보면 자전거 도로가 끊기는 시점에서 AL-3113 도로로 알메리아 공항 뒤를 지나게 된다.


AL-3115를 따라가다보면 Cabo de Gata 표지판을 볼 수 있다. Cabo de gata는 직역하면  고양이곶이란 뜻으로 우리나라로 치면 호미곶 같은 장소이다. 암고양이를 뜻하는 단어인 gata는 사실 이 근처에서 마노석(agata)이 나와서 이를 칭하는 것이라고 한다.


자전거를 추월할 때 자전거로부터 1.5m 이상 떨어지라는 표지판이 여기저기 있다. 이 표지판이 없어도 스페인의 운전자들은 느릿느릿 달리는 우리에게 경적 한 번 안 울리고 멀찍이 떨어져서 추월해간다.


Cabo de Gata의 시작점인 San Miguel de Cabo de Gata에 들렀다. 해변에 Torreon de Cabo de Gata라는 오래된 탑이 있다.


탑 옆으로 해변 주점이 있어서 잠시 쉬어간다.


스페인 여행 중에 가장 자주 마실 음료인 아쿠아리우스와 레몬맛 환타를 주문한다. 아쿠아리우스는 포카리스웨트 비슷한 것으로 국내에도 드물긴 하지만 팔고 있는 스포츠 음료이고 레몬맛 환타는 국내에는 없는 탄산이 강한 레모네이드 같은 환타이다.


San Miguel에서 Cabo de Gata를 가는 길은 온통 비포장길인데다가 해안길은 중간에 끊기고 내륙으로 들어가야 한다. 이대로 진행할 수는 없으므로 로터리가 있던 Ruescas로 돌아 나와서 샛길들을 따라간다.


그럭저럭 포장이 잘 된 샛길을 따라서 Albaricoques와 Fernán Pérez라는 동네를 지나간다.


이 근처는 사막에 가까운 황량한 곳으로 마을들도 쇄락한 느낌이고 가게나 식당도 거의 없다. 완만하긴 해도 오늘 올라가야 할 가장 높은 두 언덕길 중에 하나이다.


목도 마르고 배도 고프게 달려 고개를 넘어서 작은 마을인 Agua Amarga로 내려갔다. 이 동네에는 고양이들이 많다. 커다란 아저씨가 무섭게 다가가니 고양이 한 마리가 경계하면서도 먹을 것을 주려는걸 아는지 기대한다.


해변의 식당은 왠지 직원이 불친절해서 바로 뒤의 식당에 갔더니 직원이 없던 자리도 만들어 주면서 친절하게 맞아준다. 흔히 먹을 수 있는 오징어 튀김을 주문했다. 왜 이 사람들은 튀김을 간장 없이 먹는걸까...


Agua Amarga에서 잠시 쉬다가 다시 길을 나선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오른쪽 산 꼭대기에 오래된 성같은 유적이 보인다.


언덕을 조금 올라갔더니 Agua Amarga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언덕길 옆으로 메사 롤단 등대(Faro De Mesa De Roldan)가 보인다. 올라가보고 싶지만 체력도 시간도 부족하다. 숙소에 도착하려면 언덕을 하나 넘고도 좀더 가야하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메사 롤단  등대 옆의 작은 언덕 하나를 넘었다.


내리막길로 쭉 내려가면 다음 마을인 Carboneras이다.


이제 언덕 하나만 더 넘으면 된다. 물을 사면서 얼음 한 봉지를 사버렸다. 얼음물을 사오랬더니 얼음과 물을 사왔다고 지니님이 황당해한다. 얼음 한 봉지를 가방에 넣고 심상치않아 보이는 언덕길을 오른다. 무겁다...


산 중턱에 이상한 구조물이 있다. 우리가 올라가야 할 도로일 것이다. 지니님은 점점 멀어진다.


열심히 쫓아가서 언덕 정상 인증샷을 찍어준다.


이 언덕 꼭대기는 Cabo de Gata의 la Granatilla라는 전망 명소이다. 해발 125m 정도라 그리 높지는 않지만 체력이 떨어지는 80km 지점의 마지막 언덕이라 정상에 오르니 힘이 쭉 빠진다. 이 때 먹으려고 얼음을 짊어지고 온 것이다.


우리가 올라왔던 길이 멋지게 내려다보인다.


자전거 인증샷도 찍어준다.


이제 이 고개를 내려가서 조금만 달리면 오늘의 숙소에 도착한다.


몇 개의 마을을 지나서 Garrucha라는 동네에 도착한다.


오늘의 숙소는 호스텔이다. 괜찮은 가격에 깨끗한 방을 얻었다. 사실 호스텔과 호텔의 가격 차이는 그리 크지 않은데 호스텔은 시설도 시설이지만 영어가 안 통할 때가 많다. 스페인 할머니가 유쾌하게 웃으며 체크인을 해준다.


이번 여행에서 저렴한 숙소 중에 가장 깨끗하고 만족스러운 호스텔이었다.


이제 슬슬 걸어서 해변으로 저녁 먹으러 간다.


오던 길에 지나친 동네 해변에 멋진 식당과 카페가 줄지어 있었는데 여긴 식당들이 꾀죄죄한 것이 영 맘에 들지 않는다.


그러던 중에 항구 맨 뒤쪽의 식당에서 빠에야를 먹기로 한다. 일단 샹그리아부터 한 잔 하기로 한다. 샹그리아는 보통 1 리터씩 파니 둘이 뜻이 맞지 않으면 마시기 힘들다.


샹그리아는 포도주에 과일을 넣고 숙성한 도수가 낮은 포도주이다. 과일이 많이 나는 스페인에서 많이들 마신다. 과일이 떨어지지 않도록 숟가락으로 잡고 잔에 따라 마신다. 과일도 조금씩 꺼내서 먹어주면 맛있다.


지니님은 생선 스프를 주문해서 먹는다.


빠에야는 주문을 받으면 그때부터 생쌀을 넣고 졸이기 때문에 30분 이상 시간이 걸린다. 한참을 기다려서 해물 빠에야가 나왔다.


배부르게 먹었지만 그냥 들어가긴 아쉽다. 항구의 노천 카페에서 맥주와 칵테일을 마시며 좀더 쉰다. 요트가 많은 걸 보니 여기도 어느 정도 유명한 휴양지인가보다.


이번 여정에서는 4개의 가장 높은 언덕들을 하루 두 번씩 넘어야 하는 처음 이틀이 가장 힘들다. 이 4개의 언덕은 높이는 그리 높지 않지만 하루 100 km 씩 달려야 하는 일정에서 체력을 소진하는 요인이 된다. 일단 그 중에 두 개를 넘었다. 내일 나머지 두 개를 넘을 것이다.

Almeria → Garrucha (110 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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