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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Jan 31. 2017

자전거 업그레이드하기

조금 더 편하게 잘 타기 위한 노력

자전거를 구입하고나면 그대로 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것저것 달아보고 바꿔보는 사람이 있다. 지니님은 그대로 타는 주의이고 나는 이것저것 꾸미는 것을 좋아한다. 자전거를 구입하면 둘의 의견을 절충해서, 아니 정확히는 내가 지니님을 설득해서 우리의 목적인 자전거 여행에 맞춰서 적당히 업그레이드를 한다.


자전거를 업그레이드할 때 많은 사람들이

"지면에서 가까운 순으로, 몸에서 가까운 순으로"

라고 한다.

타이어, 휠셋처럼 지면에 닿는 부품은 자전거의 주행 성능을 좌우하고 안장, 핸들바와 같이 몸에 닿는 부분은 몸의 편안함을 좌우한다.


그렇다면, 타이어, 휠셋, 안장, 핸들바만 업그레이드하면 될까?  자전거의 각 구성 부품의 업그레이드에 대해서이야기해보자.


타이어 - 업그레이드 0순위

자전거를 업그레이드한다면 현재 쓰고 있는 타이어가 목적에 맞는 것인지부터 고려해야 한다. MTB를 처음 구입하게 되면 보통 그 MTB의 사용 용도에 맞는 타이어가 장착되어 있으니 원래의 용도대로 사용한다면 당장 교체할 필요는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좀더 험한 등산로(싱글 트레일)를 주행하길 원한다거나 도로 주행 위주로 다닌다면 그에 맞는 타이어로 교체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오베아 오이즈 M20에 순정으로 장착된 이콘 2.20 타이어


반면에 로드바이크는 포장도로를 달리는 용도는 대부분 비슷하면서 자전거 등급에 비해서 매우 저렴한 타이어가 장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나도 이번에 로드바이크를 구입하면서 가장 먼저 교체한 것이 타이어이다. 스프린트 타입의 에어로 로드바이크인 리들리 노아 포스22에 순정으로 달려있던 저가의 타이어(Schwalbe Lugano)를 레이싱 타이어(Continental Grand Prix 4000s II)로 교체하였다. 펑크 방지 기술이 적용되어 있는 여행용 타이어인 듀라노(Schwalbe Durano)가 더 나을지도 모르지만 올해 해외 자전거 여행 일정이 조금 빡빡하게 짜여져 있기 때문에 안정감보다 스피드를 택하였다. 사실, 듀라노라도 지금까지 써오면서 느낀 바로는 날카로운 것에 찔리면 펑크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타이어를 고를 때는 주변 동호인들이 추천하는 타이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다만, 우리나라의 사용자들은 MTB든 로드바이크든 몇 가지 특정한 제품들만 추천해주는 경향이 높고, 또 많이 사용하고 있는 특정한 타이어들이 대량 수입되고 판매 경쟁이 되어서 그런지 성능에 비해서 저렴하다. 그래도 다양한 타이어와 그 자세한 규격과 스팩을 알고 싶다면 각 타이어 제조사의 홈페이지에서 알아볼 수 있다.

용도별로 정리된 Schwalbe사의 2017년도 제품들


안장 - 가장 중요하지만 가장 고르기 어려운 부품

사람마다 얼굴 생김이 다르듯이 엉덩이의 생김새도 다르다. 그만큼 엉덩이에 맞는 안장도 다른데, 지니님은 대부분의 안장을 소화할 수 있는 축복받은 엉덩이인 반면에 나는 안장을 심하게 가리고 안장통이 심한 뾰족 엉덩이다. 자전거를 탄지 10년이 지났지만 적당히 저렴한 안장을 구입해서 참고 탔는데 이번에 중고 안장을 여러 종류를 구입해서 엉덩이에 맞는지 테스트를 하고 좀더 맞는 안장을 찾았다.


안장에 대해서는 정말 답이 없다고 할 수 있겠다. 각 제조사마다 다양한 안장들을 판매하고 가격도 천차만별이지만 비싼 안장이라고 자신의 엉덩이에 잘 맞을 것이라 확신하기 힘들고, 저렴한 안장이라고 무조껀 아프고 불편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안장을 찾는다는 것이 사람에 따라서 쉽지 않을 수 있다.  

Selle Italia사의 다양한 안장들
특이하게 생겼지만 많은 사람들을 안장통에서 해방시킨 Selle SMP  안장들


제조사 중에는 안장을 고르는데 도움이 될만한 안장 선택 가이드를 제공하는 곳이 많으니 현재 사용하고 있는 안장이 몸에 안 맞는다면 이용해보도록 하자.

Selle Italia 홈페이지의 자전거 안장 선택 도우미 Identikit



핸들바, 핸들스템, 싯포스트 - 경량화도 좋지만 피팅이 우선

핸들바, 핸들스템, 싯포스트는 경량화를 위해서 업그레이드하는 사람이 많지만 경량화보다는 피팅이 우선이다.

일반적으로 어깨가 좁은 여성들이 남성용 자전거를 구입한 경우 핸들바가 너무 넓을 수 있다. 어깨가 좁은 여성들이쓰기 좋은 로드 드롭바는 보통 400mm 전후이며 MTB용 일자 핸들바도 600mm를 넘지 않게 사용하면 된다. 남성들 역시 자신의 몸에 맞는 폭의 핸들바를 사용해야 한다.

핸들스템, 싯포스트는 자전거 프레임의 크기와 함께 피팅의 중요한 요소이다. 프레임이 몸에 조금 안 맞거나 안장을 좀더 뒤로 밀거나 당겨야 할 경우, 싯포스트를 변경하여 이를 해결할 수 있다.  

핸들이 너무 멀거나 가까운 경우에는 핸들스템의 길이나 장착 각도를 조절하여 맞출 수 있다.

자기 몸에 비해서 프레임이 크거나 핸들스템이 너무 길면 자전거를 탈 때 슈퍼맨처럼 팔을 앞으로 쭉 뻗는 자세가 되는데 보기에도 안 좋을 뿐만 아니라 상체에 무리를 주어서 몸 여기저기가 아플 수 있다. 몸에 비해서 너무 작은 경우에도 좋지 않다. 자신의 자세를 잘 모르겠다면 자전거 타는 자세를 사진으로 찍어서 프로 선수들의 자세와 비교해보고 차이점이 보이면 수정하면 좋다.  

프로들의 자세를 눈여겨 보자. (사진 출처 Benoit Tessier/Reuters)



페달  - 중급자와 초보자의 차이

안장과 마찬가지로 페달 역시 사람 몸에 가장 가까운 부분이다. 나는 다른 사람의 자전거를 볼 때, 프레임이나 구동계 등급보다는 페달을 먼저 본다. 전문 자전거는 원래 페달을 별도로 구입해야 하는데 따로 구입하지 않으면 저가형 자전거에 쓰는 아주 저렴한 기본 페달을 그냥 달아 주기도 한다. 물론 일반 자전거를 구입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이 저렴한 페달은 접지력이 좋지 않아서 발이 미끄러지거나, 내구성이 그리 좋지 않기에 어느 정도 타다보면 쉽게 망가지는데 이런 기본 페달을 그대로 쓰고 있다면 초보라고 생각한다.


로드바이크나 XC하드테일은 클릿 페달의 효율성이 아무래도 좋기 때문에 중급자들은 대부분 클릿페달을 쓴다. 클릿페달을 쓰지 않는 것은 개인의 취향이기도 해서 클릿페달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도 충분히 좋은 튼튼하고 미끄러지지 않는 평페달을 사용한다. 일반적인 페달은 다음과 같다. 로드바이크 클릿페달, MTB 클릿페달, MTB 평페달 순이다.

로드바이크 클릿페달은 힘전달력이 가장 좋지만 로드 클릿 시스템이 걸어다니기에는 부적합하기 때문에 한 번 자전거를 출발하면 돌아올 때까지 거의 내려서 걷지 않는 사람에게 알맞다. MTB 클릿 페달은 빈번하게 내려야 하는 산악 자전거용으로 개발된 것으로 일반 신발보다는 불편하지만 걷는데에 큰 문제는 없기 때문에 존과 지니는 여행용으로 MTB 클릿을 사용한다. 클릿 페달을 사용하고 싶지 않더라도 충분히 좋은 평페달들이 많으므로 튼튼하고 사용하기 편한 페달을 장착하도록 하자.  



브레이크 - 자전거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

자전거가 훌륭한 탈 것인 이유는 잘 서기 때문이다. 아무리 고속으로 달릴 수 있는 이동 수단이 있다고 해도 멈추기가 어렵다면 위험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브레이크는 자전거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이지만 제조사들이 가장 먼저 원가절감하려는 부품이기도 하다.


흔히들 풀 105 로드바이크와 105급 로드바이크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풀105 로드바이크는 말 그대로 변속기, 변속레버, 스프라켓, 크랭크, 브레이크 등 구동계와 브레이크가 모두 105 부품이라는 것이며 105급 로드바이크는 변속기, 변속레버, 스프라켓 정도만 105인 경우가 많다. 전문 자전거의 여러 등급 중에 시마노 105 등급을 예로 드는 것은 신형 105 브레이크부터는 아래 등급보다 제동 성능이 확연히 좋아지는데 그에 반해 제조사들이 원가를 아끼기 위해서 105급 로드바이크에 브레이크는 아래 등급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존과 지니가 사용하는 '105급' 미니벨로인 메리디안 105도 브레이크는 105 브레이크가 아닌 한 단계 낮은 제품이다.


제동력을 개선하기 위해서 브레이크를 전체적으로 업그레이드하려면 어느 정도 비용이 들어간다. 하지만, 신형 105나 그 이상의 브레이크로 교체하는 것은 아깝지 않은 업그레이드가 될 것이다. 그래도 비용이 부담된다면 어떻게 하면 될까?

브레이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는 브레이크 카트리지 슈 세트를 교체하면 된다. 최상급인 듀라에이스 카트리지 슈 세트는 중고 신형 105 브레이크 세트와 비슷할 정도로 매우 비싸기에 성능에 큰 차이가 없는 저렴한 카트리지 슈 세트로 교체했다.


이 카트리지 슈 세트로 교체하여 일단 사용하다가 브레이크 슈의 수명이 다 되면 브레이크 슈만 교체할 수 있는데 이때 듀라에이스 브레이크슈(R55C4)를 구입해서 교체해주면 된다.


휠셋 - 잘 굴러가려면 결국 바퀴가 중요하다.

바퀴가 달린 이동수단에서 주행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바퀴 그 자체를 좋은 것을 사용하면 된다. 안타깝게도 어지간한 최상급 자전거가 아니면 구입할 때 달려있는 휠셋은 대부분 저렴한 것이 달려있다. 그래서 많은 동호인들이 휠셋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기도 하다. 다른 바퀴달린 것들과 마찬가지로 자전거에 더 잘 굴러가는 휠셋은 페달질을 멈추어도 더 멀리 가게 해주며 더 가벼운 휠셋은 언덕길을 좀더 수월하게 올라가게 해준다. 좋은 휠셋을 사용하면 이렇듯 이점이 많지만 단 한 가지 단점으로 휠셋을 바꾸는데는 상당한 비용이 든다. 각 휠셋 제조사들마다 다양한 등급의 휠을 생산하고 있지만 최상급 휠셋과 그 아랫 등급의 휠셋단계적으로 약간이라도 성능의 차이를 두다보니 중하급의 휠셋들 사이에선 몸으로 체감할 정도로 큰 성능의 차이는 나지 않게 된다. 따라서, 성능의 향상을 체감하기 위해서는 흔히들 100만 원대의 휠셋이나 그 이상으로 한 번에 업그레이드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

ZIPP 사의 다양한 휠셋들

현재의 로드바이크에 주로 사용하는 휠셋은 그 방식에 따라서 클린쳐, 튜블러, 튜블리스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튜블러는 통짜로 된 타이어를 림에 붙여서 사용하는 방식으로 경기용으로 주로 사용한다. 고가의 카본 휠셋들은 튜블러 방식을 많이 사한다 . 클린쳐는 타이어 속에 튜브를 넣는 일반적인 방식이며 튜블리스는 클린쳐와 비슷하지만 타이어 속을 완전히 밀폐하여 튜브를 사용하지 않는 방식이다.

튜블러는 펑크가 났을 때 교체가 힘들기 때문에 존과 지니는 자전거 여행용으로는 일반적인 방식인 클린쳐 휠셋을 사용한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튜블리스 방식도 사용해볼 예정이다.


구동계 - 기어비를 위해서라면 굿

소라, 클라리스, 105, 울테그라, 듀라에이스 등등 자전거의 등급을 이야기할 때, 흔히들 구동계의 등급으로 이야기한다. 하지만, 착각하면 안 된다. 비싼 프레임에 어울리는 성능을 내기 위해서 비싼 구동계를 쓰는 것이지, 저렴한 자전거에 구동계를 비싼 것으로 바꿨다고 해서 자전거의 등급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구동계의 경우 같은 단수 사이에서는 업그레이드를 한다고 해서 크게 체감하기 힘들다. 또한, 9단에서 10단, 혹은 10단에서 11단으로 단수를 올리는 경우 구동계 전체를 바꿔야 하므로 비용이 많이 들지만 그에 비해서 체감하는 효과는 크지 않다.  

나는 구동계를 상급으로 교체하는 것보다 최적의 기어비로 세팅하는 것을 추천한다. 선수가 아닌 일반인들은 로드 스탠다드 크랭크(53-39T)나 MTB 3단 크랭크의 효율이 많이 떨어진다. 또한, 언덕길이 많은 곳을 자주 다니는 경우에는 그에 맞는 스프라켓이 필요하다. 컴팩트 크랭크나 효율적인 스프라켓의 교체는 분명히 좋은 업그레이드이다.



프레임 - 공임을 감당할 수 있는가?

결국 자전거에서 프레임은 가장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다른 부품의 변경 없이 프레임을 바꾸는 것은 자전거 하나를 완전히 분해한 후, 다시 자전거 하나를 완전히 조립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자전거 한 대를 완전 분해하는 공임과 조립하는 공임이 발생하며 호환되지 않는 부속이 생기면 비용이 추가되게 된다. 보통은 상급 자전거에서 좋은 프레임을 구입해서 기존에 사용하던 부품을 그대로 이식하는 경우에 분해 및 조립을 하며, 저렴한 자전거들은 배(자전거 가격)보다 배꼽(공임)이 만만치 않게 커지므로 완차를 그대로 팔고 다른 자전거를 구입하는 것이 좋다.


자전거를 조립, 세팅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프레임 변경을 직접 하는 것도 가능하다. 육각 렌치 세트, BB공구, 크랭크 공구, 파이프 절단기 등 프레임을 바꿀 때 필요한 공구는 생각보다 많지 않아 나도 자전거 조립 정도는 할 수 있지만 세세한 부분에서 정확하게 작업해주는 자전거 정비사만큼 잘 하진 못 하기에 대부분의 중요한 정비는 단골 가게에 맡긴다.  



업그레이드 가이드 

업그레이드는 목적을 확실히 하고 그 목적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무작정 이것저것 바꾸다보면 자전거는 크게 변화가 없는데 돈만 잔뜩 들어가버린 이상한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내가 생각하는 업그레이드 수준은 다음과 같다.


1. 기본 업그레이드만

용도에 맞춰 타이어와 페달을 업그레이드한다. 여러 번 타고 자전거에 익숙해졌는데도 엉덩이에 안장이 안맞는다면 안장도 교체하자.


2. 성능을 위해 조금 더 업그레이드

브레이크가 충분치 않다면 브레이크를, 속도와 성능을 원한다면 휠셋을 업그레이드한다. 원하는 기어비를 위해서 크랭크나 스프라켓을 교체하는 것은 좋다.


3. 너무 심한 업그레이드는 금물

전체적인 균형이 좋은 것이 좋은 자전거이다. 저렴한 자동차에 아무리 돈을 퍼부어도 고급 스포츠카가 되지 않듯이 저렴한 자전거에 아무리 돈을 퍼부어도 고급 자전거가 되지는 않는다. 적당한 수준을 넘어가면 아예 자전거를 더 좋은 것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사실 지니님이 업그레이드를 안하는 이유는 자전거를 구입할 때, 자신이 필요한 용도에 가장 적합한 자전거를 구입하기 때문이다.좋은 부속들로 이루어진 좋은 자전거는 밸런스가 잘 맞아서 부족함이 없기에 굳이 업그레이드를 많이 할 필요가 없다. 반면에 학창 시절부터 자전거를 타온 나는 없는 돈을 모아서 가장 저렴한 입문급 자전거를 구입해서 부족한 부분을 조금씩 고쳐나갔었기에 업그레이드를 많이 하는 편이었다. 또한, 안전하게 조심해서 자전거를 타는 지니님에 비해 존은 산악 라이딩으로 자전거를 심하게 굴려 고장이 많이 나면서 이왕이면 조금 더 좋은 것으로 교체하다보니 본의 아니게 업그레이드를 하는 경우도 많다.

자전거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드는 일이다. 사람마다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르긴 하지만 자신의 판단에 따라서 일정한 선을 긋고 과하지 않은 업그레이드를 하여 라이딩이 더 즐거워진다면 충분히 시도할 가치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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