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존과 지니 Feb 16. 2017

MTB가 좋을까요? 로드가 좋을까요?

MTB와 로드바이크의 차이

MTB가 좋을까요? 로드가 좋을까요?
MTB에서 로드로 바꾸면 빨라지나요?
오르막길에서 MTB가 빨라요? 로드가 빨라요?



인터넷에서 꽤 흔하게 찾을 수 있는 질문이다. 그리 어렵지 않은 질문이지만 자전거를 탄다는 사람들도 잘못된 답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질문에 대해서 답변을 하기 전에 먼저 MTB와 로드바이크의 차이를 이야기해보자.


일반인들에게 로드바이크와 MTB의 차이점이란 매끈한 포장도로를 달리느냐, 울퉁불퉁한 비포장길을 달릴 수 있느냐 정도의 차이일 것이다. 하지만 MTB는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험한 길에서도 달릴 수 있도록 설계된 자전거이고 그렇기에 로드바이크와 전혀 다른 자전거라 할 정도로 많은 차이가 있다.

먼저 MTB와 로드를 구성하는 부속품들의 차이부터 이야기해보자.


핸들바

로드바이크는 주로 드롭바를 사용하고 Time-Trial이나 철인경기용 자전거는 에어로바를 사용한다.



로드바이크의 드롭바는 핸들 포지션을 다양하게 바꿀 수 있고 TT나 철인용의 에어로바는 보다 공기역학적인 자세를 취해 공기 저항을 줄일 수 있다.


MTB는 일자바(플랫바) 혹은 갈매기형 핸들바(라이져바)를 사용한다.

MTB에서는 임도나 도로에서 속도를 경쟁하는 XC하드테일은 플랫바를 주로 사용하고 험로를 타는 올마운틴이나 다운힐은 조향성이 좋은 폭이 넓은 갈매기형 핸들바를 사용한다. 드롭바보다 폭이 넓은 일자바나 갈매기바는 험한 길에서도 안정적인 조향이 가능하며 오르막길에서 철봉에 매달리듯이 상체 근력을 사용할 수 있어 순간적으로 강한 힘으로 급경사 오르막길을 올라갈 수 있게 해준다.



자전거 속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공기저항이다. 로드바이크는 드롭바나 에어로바를 사용하면서 공기저항을 줄일 수 있는 자세를 취할 수 있기 때문에 MTB에 비해서 더 빠르게 갈 수 있다.

에어로바를 쓰는 프로 선수의 공기역학적 자세 (사진 출처 : Tim de Waele/TDWSport.com)



바퀴 (휠셋과 타이어)

로드바이크는 700C 규격의 얇은 바퀴를, MTB는 26인치, 27.5인치, 29인치 등 몇 가지 규격의 바퀴를 사용한다. 로드바이크는 타이어의 폭이 2~2.5 cm 정도인 얇고 매끈한 타이어를 사용한다. MTB는 1.95~2.5 인치의 두꺼운 깍두기 타이어를 사용한다. 깍두기 타이어는 오돌토돌한 돌기가 있어 불규칙한 길에서 지면을 단단히 움켜쥐는 깍두기 타이어는 포장도로에서는 돌기(트레드)가 금방 닳아 없어지므로 도로 위주로 타기에는 부적합하다. 그래서, 험한 길을 가지 않고 도로 위주로 MTB를 타는 사람들은 1.5~1.75 인치의 도로용 MTB 타이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로드바이크에 사용하는 폭이 좁고 공기압이 높은 타이어는 MTB용 타이어에 비해서 지면에 접촉하는 부분이 훨씬 좁아서 공기저항과 더불어 자전거가 달릴 때 생기는 또 다른 저항인 구름 저항(rolling resistance)도 훨씬 적다.  구름 저항에 대해서는 다음에 다시 이야기하도록 하고 일단 구름 저항이 적으면 자전거를 달리게 하는데 드는 힘도 그만큼 적다고 생각하면 된다.



샥업소버(완충장치)

로드와 MTB의 또 다른 큰 차이점으로 MTB에는 샥업소버(샥 또는 쇼바)라 불리는 완충 장치가 있다는 것이다.이 완충장치는 MTB가 험한 길을 달릴 때, 잔진동부터 큰 충격까지 흡수하여 라이더가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도록 해준다. 다만, 금속으로 된 구조물은 속이 텅 빈 알루미늄이나 카본 파이프보다 무거울 수밖에 없고 샥업소버 역시 이러한 구조물이기 때문에 MTB가 로드보다 무거울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는 비슷한 등급이라면 로드바이크보다 앞샥만 장착된 XC하드테일이, XC하드테일보다 앞뒤 샥이 장착된 풀샥 MTB들이 당연히 더 무거울 수밖에 없다.



지오메트리와 라이딩 자세

로드바이크에서는 공기역학적인 자세를 만들기 위해서 드롭바를 쓰면서 그에 맞는 프레임이 필요하다. MTB는 말 그대로 산악자전거다. 험한 길을 달릴 수 있도록 오르막길에서 강한 힘을 낼 수 있고 내리막길에서 충격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자전거 프레임의 전체적인 형상을 지오메트리라 하는데 이는 다른 글에서 참고하도록 하자.


https://brunch.co.kr/@skumac/100


이 지오메트리에 의해서 로드바이크와 MTB는 타는 자세도 다르다. 로드바이크는 라이더가 앞으로 숙인 공격적인 자세를 하게 되는데 이는 공기 저항도 덜 받고 강하고 지속적인 페달링을 할 수 있어 속도를 내기에 유리하다. MTB는 로드바이크에 비해서 허리를 좀 더 편 자세가 되는데 이는 험한 길에서도 중심을 잡거나 자전거를 컨트롤하기에 좋은 자세이다.



기어비 

서로 다른 바퀴 사이즈의 자전거를 비교할 때는 기어비와 함께 바퀴 사이즈까지 계산해야 하지만 기어비가 워낙 차이가 나는 데다가 일반적인 로드와 MTB의 바퀴 사이즈는 그리 큰 차이가 나지 않으니 기어비만 놓고 따져도 큰 오차는 없다.

로드바이크에서 사용하는 최저 기어비는 대부분 1.2 이상이다. 산에서 MTB를 탈 때는 험한 오르막길을 올라가야 할 일이 많기 때문에 0.6~0.7 정도의 매우 낮은 기어비를 갖는다. 이런 낮은 기어비 덕분에 MTB는 로드바이크로는 못 올라가는 가파른 길도 사람의 능력에 따라서 얼마든지 올라갈 수 있다.

속도를 내기 위한 고속 기어비는 로드바이크가 월등히 높지만 프로가 아닌 일반인이 일반적인 고속 기어비를 사용하는 것은 어려우므로 고속기어비가 많아도 큰 의미는 없다. 다만, 기어비의 변화가 큰 MTB 구동계에 비해서 로드바이크 구동계의 고속 구간은 기어비가 매우 촘촘하므로 라이더의 상황에 맞춰 기어비를 조정하기가 매우 편하다.


무게

자전거 자체의 무게도 주행에 중요한 요소이긴 하다. 일반적으로 비슷한 등급이나 비슷한 가격인 경우, 로드바이크가 MTB보다 가볍다.

지니님이 타고 있는 자전거만 해도 소비자 가격 300만 원대의 로드바이크인 리들리 노아 포스22가 7 kg 대인데 반해, 소비자 가격 500만 원 후반대의 풀샥 MTB인 오베아 오이즈 m20은 10kg대이다. 이보다 거친 길을 달리는 올마운틴은 일반적으로 12kg 이상이며 프리라이딩이나 다운힐 자전거는 이보다 더 무겁다. 무게가 같다고 하여도 위에 언급한 다른 요소들 때문에 로드바이크가 속도를 내기에 더 유리한데, 무게까지 가볍다면 도로에서 달리는 데에는 로드가 훨씬 편하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주행 스타일

로드바이크는 지속적이고 강한 페달링을 한다. 로드바이크를 탈 때는 주로 차량이 무리 없이 다닐 수 있는 수준의 포장도로를 이용하기 때문에 신호나 같은 방향으로 달리는 차량들 외에 큰 장해물이 없이 꾸준히 속도를 유지할 수 있다.

MTB로 도로만 타는 경우에도 이는 비슷하다. 하지만, 임도나 산악 라이딩을 하게 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산악 라이딩을 할 때는 급한 오르막이나 내리막이 언제든지 나타나기 때문에 체력의 완급 조절이 필요하다. 급경사를 올라갈 때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힘과 기술을 최대한 짜내야 하고 내려갈 때도 자전거를 컨트롤하는 데에 체력을 써야 한다. 이를 위해서 평지나 완만한 구간에서는 체력을 아껴야 할 필요도 있다.
이러다 보니 두 자전거가 전혀 다른 운동이라 할 만큼 사용하는 근육도 많이 다르기 때문에 로드바이크를 잘 타는 사람이 MTB를 시작하거나, MTB를 타던 사람이 로드바이크를 시작하면 발달하지 않은 근육을 급작스럽게 무리해서 사용하게 되므로 특정 근육에 쥐가 나거나 심한 근육통이 오기도 한다.


MTB와 로드바이크의 기계적인 차이점과 주행 스타일의 차이점에 대해서 설명했으니 이제 처음 했던 질문들에 대한 답변을 해보자.


MTB가 좋을까요? 로드가 좋을까요

자신이 주로 사용할 용도에 맞춰 생각하면 된다. 포장도로를 위주로 달린다면 로드바이크를, 비포장길을 많이 달린다면 MTB를 선택하면 된다. 다만, MTB라도 도로용 타이어를 사용하면 도로에서 편하게 달릴 수 있고 로드라도 천천히 달리면 인도나 깨끗한 비포장길 정도는 달릴 수 있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MTB의 목적에 맞게 산악 라이딩을 할 것이라면 풀샥 MTB를, 도로 라이딩을 주로 할 것이라면 로드바이크를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극단적인 두 자전거 중 하나를 선택하여 충분히 즐긴 후에 다른 분야를 즐겨도 늦지 않고, 이러한 용도라면 자전거를 두 대 가지고 있어도 그 쓰임새가 전혀 중복되지 않는다. 이것이 내가 로드바이크와 올마운틴 산악자전거를 모두 가지고 있는 이유이다.



MTB에서 로드로 바꾸면 빨라지나요?

위에서 설명한 대로 타는 사람부터 자전거의 성능 수준(혹은 가격)까지 모든 것이 같은 조건으로 포장된 길을 달린다면 로드바이크가 더 빨리 갈 수 있다. 도로를 달리기에 최적화된 로드바이크와 산길을 달리기 좋게 개발된 산악자전거를 도로에서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다. 하지만, 로드바이크가 달릴 수 없는 길이면서 MTB로는 갈 수 있는 길이라면 로드바이크를 끌고 가는 것보다 MTB를 타고 가는 것이 빠르다.


오르막길에서 MTB가 빨라요? 로드가 빨라요?

일반적으로 차량이 통행하는 아스팔트 포장길에서는 위에 이야기한 여러 가지 차이로 로드바이크가 MTB에 비해서 빠르고 속도를 유지하는 데에도 유리하며 이는 오르막길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방금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MTB가 로드바이크보다 빠른 경우는 간단히 말해서 로드바이크로는 주행하기 힘들거나 주행할 수 없는 길이다. 포장도로라 하더라도 로드바이크의 기어비와 라이더의 능력으로 극복하기 힘든 급경사 오르막길은 로드바이크로는 주파하기 힘들며 로드바이크가 주행할 수 없는 길은 험한 비포장길, 임도, 등산로 등이다. 자전거를 끌고 간다면 당연히 타고 가는 사람보다 느릴 수밖에 없다.



MTB vs 로드바이크, 무얼 고를까? 선택에 관한 개인적인 조언.

MTB와 로드바이크, 둘 모두 저렴하지 않다. 전문 자전거들은 대부분 가격대가 높기 때문에,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둘 중 하나만 구입하기도 벅찰 것이다.

예산이 100만 원 전후라면 원하는 용도에 맞춰서 입문급 자전거를 한 대 구입하면 된다. 예산이 200만 원 정도라도 자전거는 한 대만 구입하도록 하며, 가능하면 로드를 구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200만 원을 반반 나눠 두 대를 구입한다면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입문용 로드와 입문용 MTB를 하나씩 살 수 있지만 한 번에 두 대를 다 탈 수도 없으니 하나만 제대로 구입하자.

200만 원 전후의 예산이면 제대로 된 105급 로드바이크를 구입할 수 있다. 장비병이 심한 사람이 아니라면 충분히 만족하고 오래 탈 수 있는 수준의 좋은 자전거일 것이다. MTB라면 XC하드테일을 구입할 수 있는 금액이지만 풀샥 산악자전거를 구입하기에 충분한 금액은 아니다. 산에 가지 않고 도로만 달릴 생각이라면 로드바이크를 구입하자. 우리나라의 자전거도로나 차도는 충분히 좋은 수준이며 어지간한 곳은 로드바이크로도 달릴 수 있다. 도로가 조금 울퉁불퉁하거나 인도를 달려야 한다고 해도 로드바이크로 충분히 극복이 가능하다.


도로도 달리면서 산악 라이딩도 해볼 생각이라면 XC하드테일이나 사이클로크로스(CX)도 나쁘지 않은 생각이다. 하지만,  로드바이크와 XC하드테일 혹은 사이클로크로스는 도로를 달린다는 부분에서 용도가 살짝 겹치면서 풀샥 자전거들만큼 본격적인 산악 라이딩을 하기에도 무리가 있다. 중복되는 용도 없이 사용한다면, 도로는 로드바이크로 달리고 산악 라이딩은 풀샥 산악자전거로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요즘 산악 라이딩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풀샥 자전거를 탄다. XC하드테일로 산악 라이딩을 하게 된다면 머지않아 자전거를 바꾸고 싶은 욕구가 샘솟을 것이다. 산악 라이딩을 하고 싶다면 조금 더 비싸긴 하지만 가능하면 300만 원 전후의 풀샥 산악자전거를 구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본문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로드바이크와 MTB는 전혀 다른 운동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서로 많이 다르다. 로드바이크는 로드바이크만의 재미와 매력이 있고, 산악 자전거는 산악자전거만의 재미와 매력이 있다. 정말 자전거를 좋아한다면 전혀 다른 두 자전거를 모두 즐겨보는 것을 권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자전거 업그레이드하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