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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Jul 17. 2017

양구 해안면 펀치볼 자전거 여행

2017년 5월 20일


양구 해안면 펀치볼 자전거 여행


양구라 하면 최전방 지역이자 6.25 전쟁의 격전지 중에 하나이다. 자전거를 타러 양구에 가는 경우는 양구 소양호 옛길이나 평화의 댐(화천-양구)을 다녀올 때가 많다. 양구에서 자전거를 탈만한 또다른 코스로는 펀치볼 코스가 있다.


양구 동면에서 해발 1000미터 정도인 돌산령을 넘어 펀치볼 마을인 해안면을 관통해서 다시 광치령을 넘어 다시 동면으로 돌아올 수 있다. 버스를 이용한다면 양구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동면 방향으로 올라가면 된다.

GPX 다운로드 및 코스 요약은 아래 링크 참고 

https://bicycletravel.tistory.com/31



펀치볼이란 이름이 특이하다. 해안면 마을을 중심으로 그 주위가 움푹 들어간 그릇 같은 분지 지형인 것이 마치 화채(Punch) 그릇(Bowl)같아 이같이 불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위성 사진으로 보면 정말 특이하게 움푹 들어간 지형인데 운석 충돌이 아닌 차별 침식으로 생긴 지형이라고 한다.


자동차에 자전거를 싣고 양구군 동면 사무소에 도착한다. 자동차로 이동할 경우에 가장 주차하기 쉬운 곳이 면사무소이다. 주차가 쉽고 주말에도 화장실이 개방되어 있으면서 근처에 식당이나 슈퍼, 편의점도 있으니 차에서 자전거를 내리고 출발을 준비하는데에 안성맞춤이다.


슬슬 준비하고 출발한다. 시칠리아 여행에서 로드바이크가 파손되어 수리를 해야 하니 오늘은 미니벨로를 가져왔다.


해안면 쪽으로 출발한다. 이정표가 잘 되어 있으니 잘 보고 따라가면 되는데 중간에 돌산령 터널로 가지 않고 돌산령 옛길을 넘어야 한다. 앞산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는데 산불감시 공무원들이 여유가 있는 것을 보니 산불은 아닌 듯하다.


근처에 군부대가 쫙 깔려있어 사진 찍기가 힘들다. 해안면으로 가는 이정표 방향으로 돌산령로를 따라 올라가면 된다.


어느 정도 올라가다보면 터널과 옛길이 갈라지는 삼거리가 나온다. 갈림길에서 용늪 방향인 오른쪽으로 가야 한다. 용늪은 이번에는 가지 않는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돌산령 오르막길이다. 그리 가파르지 않은 긴 오르막길이다.


경사가 심하진 않지만 급커브길이 많아서 안전거울도 많다.


6 km 정도의 긴 오르막이니 느긋하게 올라간다. 우리 미니벨로가 로드자전거보다 빠르진 않지만 오르막 기어비가 더 낮기 때문에 편하게 올라갈 수 있다.


한참을 오르다보니 멀리 돌산령 정상이 보인다.


돌산령 꼭대기에는 6.25 전적지 위령비가 있다. 그런데 이게 도로 옆에 바로 있는게 아니다.


저 뒤에 있는 길 정상이 돌산령 꼭대기지만 군부대 문 앞이다. 먼저 위령비쪽으로 올라간다.


아까 올라올 때부터 보였던 나무가 잔뜩 박혀있는 위령비에 도착했다.


이곳은 해병대 도솔산 전투를 기리는 곳이라 그런지 해병대 상륙장갑차가 있다.


이것이 도솔산지구 전투 위령비이다. 무적해병이란 말이 도솔산 전투에서 큰 승리를 거두고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전쟁이 일어나자 국민을 버리고 가장 먼저 도망간 자가 준 호칭이라니 그리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가장 높은 고개를 올라왔지만 80 km 중에 겨우 10 km 왔다. 아직 갈 길이 머니 다시 출발한다.


도솔산 위령비가 아닌 실제 돌산령 고개 꼭대기는 부대 앞에 있다. 해발 1050m라는 표시 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


어디로 가야 펀치볼 전체가 보일까 했는데 고개에서 내려가자마자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에서 펀치볼의 특징적인 지형이 잘 보인다. 펀치볼을 더 제대로 보려면 을지전망대로 가야 한다는데 여기서 본 것으로도 만족한다.


전망대 바로 밑에 대암샘터라는 약수터도 있다. 올라오는 길에도 작은 약수터가 있고 내려가는 길에도 약수터가 있으니 물을 많이 가져오지 않아도 괜찮은 길이다.


굽이굽이 내리막을 쭉 내려가면 돌산령 터널길과 다시 만난다. 여기서부터 자전거길이 있긴한데 차량 통행이 많지 않으니 그냥 도로로 달린다.


이제 해안면 읍내로 들어간다. 해안이라는 이름만 보아서는 바닷가(海岸)를 뜻한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亥安"이다. 뱀이 너무 많은 동네라 뱀의 천적인 돼지를 집집마다 풀어 키워서 뱀을 쫓아내었던 것이 돼지 해(亥)자에 편안할 안(安)자를 지역 이름에 사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해안면에 들어가니 하나로마트가 있다. 우리나라는 시골 구석에 제대로 된 슈퍼가 없는 마을에 가더라도 하나로마트가 있는 곳이 많으니 음료나 간식 보급이 편하다. 아이스크림을 사다 근처에 앉아 먹으면서 잠시 쉰다.


펀치볼 마을 해안면은 시래기로 유명하다는데 나도 지니님도 시래기를 그리 좋아하지 않으니 그냥 지나간다. 마을을 나가는 길에 해안면 복지회관이 있길래 잠시 화장실을 다녀온다.


이 해안면 펀치볼 지구는 6. 25 전쟁에서 도솔산 전투를 비롯한 9번의 전투가 일어난 곳이면서 제4 남침 땅굴까지 발견된 곳이기 때문에 곳곳에 전쟁과 관련된 건물이나 추모비가 있다.


이제 분지지형에서 물이 모여 흘러나가는 인북천을 따라 해안면을 빠져나간다. 해안면에 들어가는 길에 돌산령이 버티고 있었는데 나갈 때는 다행히 큰 언덕길은 없다.


해안면의 움푹 꺼진 분지 지형에서 완만하게 뻗어있는 출구가 인북천길인 것이다.


모내기한지 얼마 안된 논을 보니 봄인 듯한데, 날은 더워질 대로 더워서 한참 여름 같다. 이 동네는 5월 초에도 눈이 올 때가 있다고 하는데 5월 중순인 지금은 왜 이렇게 더운 것일까?


날도 더워 쉽게 지치고 배도 고프니 서화면 읍내를 스쳐갈 때 점심을 먹을까 했는데 지니님이 더 달리자고 한다.


오늘은 출발부터 계속 군부대가 많은 날이다. 이런 지역은 중간중간 도로 차단 시설들이 있다.


소양강의 지류인 인북천을 계속 따라 간다.


작은 언덕을 하나 넘으니 꽤 큰 동네가 나타난다. 인제 가면 언제 오나 원통해서 못 살겠다는 인제군 원통리다. 마을로 내려가니 버스터미널에 군인들이 바글바글하다.


원통에서 늦은 점심을 먹으려 했는데 제대로 된 식당이 안 보인다. 찾다찾다 닭갈비집에 가서 막국수를 먹기로 한다.


더워 죽겠으니 시워~~~~~~언한 막국수를 달라고 했더니 정말 시원한 막국수가 나왔다. 직접 뽑는 막국수집이라더니 맛도 지금까지 먹은 막국수 중에 최고라 할만 하다. 기대하지 않고 들른 집인데 아주 만족스럽게 잘 먹었다.


배가 부르니 자전거를 더 타기는 싫은데 아직 오늘 일정이 끝난 것이 아니다. 차를 세워둔 양구군 북면으로 가려면 광치령을 넘어야 한다.


일단 44번 국도 옆에 자전거길로 원통을 빠져나가기로 한다.


원통리에서 빠져나가서 다리를 건너면 양구 방향 이정표를 따라 광치령으로 간다.


다행히 원통에서 올라가는 방향은 완만하고 긴 오르막인데다가 차량 통행도 적었다. 광치 터널을 통과해서 양구 쪽으로 가다가 삼거리에서 동면으로 우회전한다.


면 들어가는 길은 꽤 넓어서 도로 옆의 갓길도 넉넉하다. 편하게 달린다.


출발했던 동면사무소에 다시 돌아온다. 저녁 7시가 되었어도 해가 길어져서 다행이다.


국수는 배가 금방 꺼지는데 광치령까지 넘었으니 제대로 식사를 해야겠다. 춘천에 도착해서 우리가 잘 가는 닭갈비집에서 배부르게 먹는다.


양구군은 전체적으로 군부대가 많은 곳이라 사진을 함부로 찍기가 힘든 곳이지만 자전거를 타는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는 곳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침식 분지인 펀치볼  마을은 겨울에 특히나 추워서 5월 초에도 눈이 올 때가 있다고 한다. 여름에도 고지대치고는 상당히 더운 곳이라 하는데 우리는 딱 여름의 초입에 다녀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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