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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Jan 02. 2018

존과 지니의 도쿄 먹부림 여행

먹으러 도쿄

2017년 11월 23일~

2박 3일


요즘 티브이에서 일본에 관련된 음식 여행이 많이 나온다. 아무래도 우리나라 사람 입맛에 일본 음식들이 잘 맞는  편이니 먹음직스러운 게 많다.  지니님도 먹고 싶어 하길래 도쿄에 먹기 위한 여행을 다녀오기로 한다. 아침 일찍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 새벽부터 일어나서 공항버스 첫차를 타고 공항에 도착했다.


일본 여행에서는 인터넷 검색이 필요할 때가 많으리라 생각해서 공항에서 포켓 와이파이를 대여해 챙겼다. 충전기와 케이블, 일본용 110 볼트 돼지코까지 들어있어 편리하긴 한데 의외로 커다란 가방에 담아주어 깜짝 놀랐다.


새벽에는 출국 게이트를 한 군데만 열어서 출국 심사가 오래 걸린다고 한다. 열려있는 게이트에는 사람들이 어마어마하게 줄 서있다. 아침 7시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야 하니 근처의 6시에 열리는 게이트에 줄을 서서 의외로 빠르게 출국 수속을 끝내고 비행기에 여유 있게 탑승한다.


드디어 출발이다. 이륙한 비행기 창 밖으로 시도(좌)와 신도(우)가 보인다. 영종도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갈 수 있는 신도, 시도, 모도는  연도교로 세 섬이 모두 연도교로 연결되어 있어 자전거로도 쉽게 둘러볼 수 있는 곳이다.


새벽부터 서둘렀더니 이륙하자마자 잠이 쏟아진다. 한숨 푹 자고 일어났더니 벌써 도쿄 근처다. 요즘 거의 매일 뿌옇게 미세먼지에 찌들어있는 서울과는 다르게 하늘이 아주 맑아 보인다.


도쿄 나리타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캐리어 같은 위탁 수화물 따위 없이 배낭 하나 달랑 메고 온 덕분에 입국 수속을 후다닥 마쳤다. 입국장으로 나가자마자 공항버스 매표소가 있다. 도쿄역으로 가는 표를 두 장 끊고 버스를 타러 간다. 곧 출발하는 시간의 버스표를 구입해서 조금 서둘러야 했지만 짐이 없으니 문제없다. 돌아갈 때는 나리타가 아닌 하네다 국제공항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 왕복으로 예약하면 저렴하고 빠른 나리타 익스프레스 기차(NEX)를 이용하진 않는다.


공항버스 정류소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두 줄로 서있다. 직원이 우리 표를 확인하더니 앞 줄에 세워준다. 두 번째 줄은 다음 시간의 버스를 기다리는 줄이다.  도쿄역을 거쳐 긴자까지 가는 버스를 탄다. 꽤 오랜만에 좌측통행이 기준인 나라에 오니 헷갈린다.


한 시간 정도 걸려 도쿄역에 도착했다. 한 정거장 더 가서 긴자에 내렸으면 첫 목적지인 츠키지에 더 가까웠을 텐데 도쿄 지리를 모르니 어쩔 수 없다. 도쿄의 날씨는 비슷한 위도의 우리나라 부산보다 따듯하다. 태평양에 바로 맞닿아 있어 따듯한 바다의 영향을 받으니 우리나라는 겨울로 들어가는 추운 늦가을이래도 여기는 딱 따듯한 가을 날씨 정도이다.  


남쪽 방향으로 슬슬 걸어서 사람이 붐비는 긴자를 지나 츠키지에 도착한다.


조금 걸어가니 길 건너편에 츠키지 시장이 보인다.


점심시간이 다 되어간다. 츠키지 시장 안쪽은 관광객들로 바글바글하다. 사람들로 정신없는 츠키지 시장에 온 목적은 순전히 지니님이 무슨 연예인이 티브이에 나와서 먹었다는 우니동(성게알 덮밥)이 먹고 싶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찾는 가게가 보이질 않아서 시장을 계속 뱅글뱅글 돈다. 블로그들에 나온 정보도 찾기 쉽다고 나와 있는데 보이질 않는다. 한참을 찾다가 보니 가게의 반을 노점이 차지하고 표지가 될 간판에 무언가 주렁주렁 달아놔서 입구가 보이질 않는 가게였다.


어쨌든 찾아내서 들어가 앉았다. 지니님은 그토록 먹고 싶어 했던 일본 국내산 5종 성게알 비교 덮밥을 주문하고 나는 북해도산 스페셜 성게알 덮밥을 주문했다. 사진에는 꽤 푸짐해 보이지만 실제 양은 반 인분 정도밖에 안 된다. 성게알이 부드러운 것이 맛은 있지만 한 그릇에 5,000엔이 넘어가니 가격은 상당히 비싸다. 먹는데 돈을 아끼지 않은 이번 여행에서도 가격으로나 양으로나 가장 비싼 식사였지만 충분히 맛있었다.


츠키지에서 성게알 덮밥을 먹었으니 이제 배를 꺼트리기 위해서 아키하바라로 이동한다. 츠키지역에서 전철을 타면 갈아타지 않고 한 번에 갈 수 있다. 츠키지역 근처에 츠키지혼간지라는 절이 있다. 예전에는 평범한 일본식 사찰이었는데 몇 번의 화재로 소실되고 개축한 결과 절로 보이지 않는 이상한 건물이 되었다.


츠키지역은 지하에는 플랫폼을 선택할 수 있는 통로가 없어 출입구를 잘 선택해서 들어가야 한다. 츠키지혼간지에서는 길을 건너야 아키하바라로 가는 방향으로 들어간다.


아키하바라에 도착했다. 온갖 만화 광고가 붙어있는 건물 숲 아래 코스프레한 처자들이 광고를 하고 있고 누가 봐도 오타쿠스러운 사람들이 잔뜩 있다. 우리도 여기저기 둘러보는데 구경만 해도 생각보다 재밌다.


아키하바라에도 돈키호테라는 커다란 잡화점이 있어서 들어가 본다. 여행에서 많이 걸어서 지친 다리에 붙이는 휴족시간이라는 파스 비슷한 것을 구입했다. 오늘 밤에 잘 때 다리와 발바닥에 붙이고 잘 거다.


돌아다니면서 배도 꺼트렸으니 이제 저녁을 먹으러 가자. 아키하바라에서 도쿄역까지는 2.5km 정도니 시내 구경도 할 겸해서 걸어간다. 아키하바라역과 도쿄역 사이에는 간다라는 역이 있고 술집들이 쭉 이어져 있다.


이번 저녁에 먹을 것은 규카츠(소고기 커틀렛)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점점 여기저기 규카츠를 파는 가게가 생기고 있지만 도쿄에 온 김에 먹어보자.


이 규카츠 집은 우리나라 인터넷에 잘 알려진 가게인데 소식하는 여자들이 올린 후기가 대부분인지 한 줄만 먹어도 충분하다는 말이 많다. 그래서, 지니님은 규카츠 한 줄, 나는 두 줄을 주문했는데... 개뿔, 나는 최소한 두 줄은 먹어야 배가 찰 듯하다. 이거 한 줄이면 충분하다고 후기 올린 사람들은 한 줄만 주문했던 배고픈 지니님에게 사과해야 한다. 결국 한 줄 반 씩 나눠 먹었다.


규카츠는 나온 것을 그대로 먹어도 문제없지만 함께 주는 구이판에 살짝 구워 먹으니 맛있다.


저녁 먹고 미리 예약해둔 근처 호텔에 체크인하고 나서 도쿄역 아래의 리락쿠마 스토어에 들렀는데 생각보다 규모가 작고 상품이 적어서 실망이다. 다른 캐릭터 샵들도 줄지어있는데 규모가 작아서 그런지 실속이 없다.


우니동과 규카츠를 먹었으니 오늘의 미션은 완료했다. 마지막으로 호텔 근처의 편의점에서 맥주와 안주거리들을 사서 하루를 마무리했다.




둘째 날 아침이 밝았다. 어제 꽤 걸었다고 생각했는데 밤에 붙인 휴족시간 덕분인지 다리가 지치지 않았다. 오늘은 오전에 신주쿠에서 아침을 먹고 도보로 하라주쿠로 이동하여 점심을 먹은 후에 오모테산도 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아사쿠사에 있는 숙소로 갈 예정이다.


도쿄역 근처에서 시부야선 전철을 타고 시부야역에 내렸다. 낮도 아닌 아침에 와도 사람이 바글바글하지만 화려한 밤 풍경에 비해서는 조용하고 평범한 편이다.


일본에 먹으러 왔으니 일본식 라멘을 한 번쯤은 먹어야겠다. 시부야에 이치란이라는 라멘집에서 아침 삼아 라멘을 먹기로 한다. 지니님은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를 싫어하고 잘 먹지 않는데 이 집도 기본 베이스는 돼지 육수다.


맛의 세기나 매운 정도 등등을 고를 수가 있는데 모두 보통으로 하고 매운맛만 두 배 정도 했더니 내가 먹기 딱 좋은 라멘이 나왔다. 지니님은 더 맵게 했다. 돼지 육수에 마늘이 많이 들어갔는지 돼지 냄새가 그나마 덜 한 덕분에 지니님도 잘 먹을 수 있었다.


시부야의 도로에는 마리오 카트를 모방했지만 저작권료를 내지 않아 마리오 카트라는 이름을 그대로 쓰지 못하는 마리 카트가 자주 보인다.


근처에 와이즈 로드라는 자전거 체인의 점포가 있어서 기대하고 들어가 봤더니 의외로 살 것도 별로 없고 직원들도 영 불친절하다.


사부야 역 건너편의 2층의 스타벅스는 수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건너는 것으로 유명한 시부야 스크램블 횡단보도를 구경하기 좋은 포인트이다. 올라가 봤더니 마침 가장 좋은 창가 자리가 비어서 잠시 앉아서 구경한다.


이제 시부야에서 하라주쿠 방향으로 슬슬 걸어간다. 재미있는 가게들이 자주 보인다.


작지만 재미있는 도보길을 쭉 걸어나가면 바로 근처에 꽤 큰 캐릭터 완구샵인 키디 랜드 하라주쿠점이 있다.


그 맨 위층에 도쿄역보다 큰 규모의 리락쿠마 스토어도 같이 있다. 지니님은 새로 나온 리락쿠마 캐릭터인 차이로이코구마라는 반달곰 캐릭터에 푹 빠졌는데... 사 오질 않더니 아직도 후회 중이다.


물론 리락쿠마 이외에도 다양한 캐릭터와 완구들이 있다.


많이 걸었으니 이제 점심을 먹을 시간이다. 쩍 갈라진 특이한 외벽 디자인이 눈에 띄는 건물의 지하에 오늘 점심을 먹을 식당이 있다. 이미 오후 3시가 다 되어 가는 시간인데도 현지인들과 우리나라 관광객들이 식당 앞에 길게 줄을 서 있다.  


이번에 먹을 음식은 로스트비프동과 스테키동이다. 30분을 기다려서 간신히 발권기에서 표를 뽑아서 입장했다. 여기도 그렇고 다른 곳도 그렇고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온 사람들은 죄다 한국 여자들이다. 어찌나 든 게 많은지 식당 계단에서 다들 한참을 낑낑거린다.


어두침침한 지하 식당의 내부는 뭔가 오래된 술집 같은 분위기이다.


드디어 스테키동(좌)과  로스트비프동(우)이 나왔다. 그릇이 크지는 않지만 생긴 것부터 범상치 않은 고깃덩이들이 잔뜩 올라가 있어 꽤 맛있는고 양도 나쁘지 않았다. 반찬으로 먹을 야채 종류가 없어 약간 느끼할 수 있으니  생맥주도 한 잔씩 마신다.


점심을 든든하게 먹고 다시 오모테산도까지 걷는다. 걷는 골목에도 다양한 가게들이 있어 심심하지 않다.  


오모테산도 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아사쿠사로 환승 없이 쉽게 이동했다. 일본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일본 지하철은 복잡해서 환승도 힘들고 교통비도 비싸다고 하는데 가까운 거리는 걷고 환승을 안 하도록 이동하면 그만이다.  


아사쿠사는 센소지라는 사찰 남쪽으로 아케이드 상점가가 늘어서 있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맛있는 푸딩이 있다고 해서 들렀는데 내가 원하는 맛은 아니다. 어제저녁에 편의점에서 사 먹은 쵸코 푸딩이 훨씬 저렴하면서 더 맛있다. 여기도 한국 사람들한테 소문이 퍼졌는지 한국 사람들만 들어온다.  


센소지 앞 상점가를 대충 둘러보니 전주 한옥마을 같이 뭔가 정신없는 느낌이다. 한복 입은 처자들이 많은 전주 한옥마을처럼 여기도 기모노를 입은 한국 처자들이 많이 보인다. 지니님도 한 번 입어보면 괜찮을 텐데 싫다고 한다... 에잉

오늘 예약해둔 숙소는 센소지 북서쪽에 있다. 상점가가 즐비하고 관광객들이 미어터지는 센소지 남쪽을 지나 센소지 서쪽 구역으로 가면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고 술집들이 죽~ 늘어서 있다. 술집 구역을 벗어나서 한적한 상점가 골목에 오늘 예약한 호텔이 있다. 호텔에 들어가는 길에 도쿄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스카이트리가 보인다. 높이 600 m를 넘어가는 전파 송출용 탑이라고 한다.    


오늘 묵을 호텔은 그리 넓지는 않지만 꽤 깔끔하다. 비스듬한 창 밖으로 센소지도 보인다. 아직 저녁을 안 먹었으니 짐을 풀어두고 다시 나간다.  


근처의 하나야시키길을 따라 가면 센소지 서쪽 출입구가 나온다. 하나야시키라 하면 꽃이 가득 핀 정원인데 여기는 왠 조그만 놀이공원이 있다. 물론 놀이기구를 타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아서 들어가보지도 않는다.


하나야시키길을 쭉 걸어가면 센소지가 나온다. 밤이지만 조명으로 건물을 환하게 비춰서 그리 어둡지 않다. 센소지는 바로 근처에 있는 스미다강에서 어부 형제가 던져 놓은 그물에 걸린 관음상을 모시기 위해 지은 사당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센소지(浅草寺)의 센소(浅草)는 한자를 일본 발음으로 읽는 음독으로 한문을 읽은 것이고 뜻을 풀어서-훈독으로- 읽으면 이 동네의 이름인 아사쿠사(浅草)가 된다.  


아키하바라에서도 들렀던 돈키호테 잡화점이 여기에도 있다. 여기는 24시간 운영한다고 하니 센소지 서쪽 밤거리의 랜드마크인 셈이다.



슬슬 저녁을 먹어야 하는데 식사보다는 술과 안주로 배를 채우기로 했다. 아직 늦은 시간은 아닌데 술에 취해 개가 된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이런 것을 보면 사람 사는 데는 다 똑같다는 생각이 든다.


시끄럽고 복잡한 술집 거리를 한참 빙빙 돌면서 들어갈만한 집을 물색하는데, 지니님 마음에 든 곳이 딱 한 군데 있다. 우리 같은 외국인은 잘 안 갈 것 같으면서, 살짝 낡았지만 지저분하지 않은, 너무 북적거리지 않으면서 너무 손님이 없지도 않은 까다로운 기준에 부합하는 곳이다.


역시나 이런 곳에는 영어 메뉴판 같은 건 없다. 거기다가 손글씨라 구글 번역기는 인식도 못한다. 몇몇 읽기 힘든 것들이 있긴 하지만 고등학교 제2 외국어로 일본어를 배워 대충은 알아볼 수 있으니 몇 가지를 주문한다. 제일 비싼 메뉴들은 고래고기인데 일본의 고래잡이를 생각하니 그리 먹고싶지는 않다. 기름져서 지니님 입맛에 맞지 않을 가능성도 크고...  


미소캬베츠(된장 양배추)를 주문했더니 말 그대로 된장과 양배추가 나왔다. 소화가 잘 되는 구성인데다가 오늘 하루 종일 먹은 음식들에 야채가 부족했으니 특히 먹을만하다.


이런 일본식 술집이라면 당연히 꼬치도 먹어야 한다. 맛있지만 작은 것이 불만이다. 한 개당 100엔이니 우리나라의 꼬치구이 전문점들보단 싸다.


이 집의 특별 메뉴인 돼지고기피망치즈다. 두 개가 꽂혀서 200엔인데 아주 맛있다. 맥주와 꼬치구이에 이것저것 잔뜩 주문해서 배부르게 먹었는데 5000엔 정도 나왔으니 저렴하게 잘 먹었다.



아사쿠사의 호텔에서는 느즈막히 일어나서 체크아웃 시간에 맞춰 나왔다. 아직 시간이 있으니 주변을 살펴본다.


마침 근처에 대마도에서도 들렀던 대형 마트 체인점인 라이프가 있다. 식자재의 종류가 우리나라의 대형마트는 비교도 안될 만큼 다양하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엄청나게 다양한 도시락들이다. 근처에 이런 마트가 있으면 먹을 거리 걱정은 안해도 될 듯하다.


체크 아웃을 늦게 했으니 조금 일찍 점심을 먹자. 장어덮밥집에 가봤더니 문도 열기 전에 사람들이 벌써 줄을 서있다. 우리도 얼른 가서 줄을 선 덕분에 첫 타임에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소금구이와 양념구이를 하나씩 주문했다.


담백한 것을 좋아하는 지니님은 소금구이를 먹고 나는 양념구이를 먹는다. 먹는 방법이라고 뭘 처음엔 그냥 먹고, 다음엔 소스와 먹고 그 다음엔 차에 말아 먹고, 그 다음엔 제일 맛있던 걸로 먹으라는데 양도 그리 많지 않은 걸 나눠 먹자니 귀찮다.


조금 일찍 점심을 먹고 다시 낮의 센소지를 둘러본다. 날씨가 맑으니 꽤 괜찮은 풍경이다.


이제 이번 도쿄에서 마지막으로 들를 곳인 오다이바로 간다. 아사쿠사 역 바로 근처에 수상 버스 터미널이 있다.


스카이트리가 잘 보이는 선착장으로 내려가서 배를  타고 중간에 한 번 갈아타야 한다.


스미다 강은 한강보다 훨씬 볼 거리가 없기 때문에 배로 오다이바까지 가는 것은 그리 재미있지는 않다.


히노데라는 곳에 도착하면 우리가 타고 왔던 배는 다시 아사쿠사로 돌아간다. 여기서 조금 기다려서 오다이바로 가는 배를 타야 한다. 승선권은 이미 아사쿠사에서 오다이바까지 가는 표로 구입했기 때문에 대합실에서 기다렸다가 시간 맞춰 오다이바행 배를 타면 된다. 근처에 심포니라는 크루즈가 있어서 가봤더니 기념 사진도 찍을 수 있었다.


시간 맞춰서 오다이바행 배를 타고 레인보우 브릿지를 지나서 오다이바에 도착한다.


오다이바에서 저녁까지 시간을 보내야 하니 지하철역의 코인락커에 배낭을 넣어버린다. 아무리 짐이 적다지만 들고 다니느라 귀찮았는데 배낭이 없으니 한결 편하다.  


팔레트타운의 거대한 대관람차를 배경으로 점프샷도 남겨본다.


도쿄에 와서 당연히 먹어야 하는데 아직 안 먹은 것이 있다. 초밥이다. 오다이바에 무한 리필(다베호다이) 초밥집이 있어서 가보니 벌써부터 기다려야 한다. 무한리필이라 그런지 테이블 회전이 아주 느려서 한참 기다렸다.


도쿄만 레인보우 브릿지의 풍경을 즐기면서 먹는 초밥이다.


무한 리필은 여기 있는 초밥들을 세 종류 6피스 씩 주문해서 먹을 수 있다. 마구 주문하는 것이 아니라 순서대로 한 명씩 주문을 받고 바로 초밥을 쥐어주면 먹으면서 다음 차례에 무얼 먹을지 골라놓는다. 옆의 4인 가족들과 번갈아 가면서 주문을 한다. 여기 나온 재료 외에 오늘의 특상 재료로 만든 초밥은 한 번 주문할 수 있는데 오늘은 아귀였다.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찜으로만 먹을 수 있는 생선을 초밥으로 먹다니...


흰살 생선 위주로 여러 가지 주문해서 각자 30 피스 정도 먹었다.


어지간해서는 과식은 안 하는 편이라 적당히 배부르게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와서 오다이바를 쭉 돌아본다. 요일마다 색이 바뀌는 레인보우 브릿지가 보이는 도쿄의 야경을 즐긴다. 작은 사이즈의 자유의 여신상도 있다.


해가 저물면 후지테레비 건물에서는 매 시간마다 화려한 조명쇼를 한다. 건물에 동그란 공 같은 걱이 달려 있는데 하치타마라는 전망대라고 한다.


좀더 걸어가면 다이바시티 도쿄 쪽에 1:1사이즈의 건담 모형이 서있다. 예전에는 건담 시리즈의 원조라 할 수 있는 퍼스트 건담이 서있었다가 철거되고 그 자리에 비교적 최근의 건담 시리즈인 유니콘 건담이 서있다.


이것 저것 구경하다보니 어느새 정각이 다 되어 가고 거대한 건담 모형 앞에 사람들이 잔뜩 몰려들어 있다. 저녁에 매 시간 정각이 되면 건담 모형이 가동되는 쇼가 시작된다. 가동이라고 해봐야 얼굴 부분이 변형되고 몸 각 부분의 조명이 바뀌는 수준이지만 거대한 로봇의 형상이 화려하게 빛난다. 건담 뒤의 건물벽의  대형 스크린에서 유니콘 건담 애니메이션의 주요 장면이 펼쳐지고 그 장면에 맞춰서 유니콘 건담이 작동을 한다. 시리즈를 대충은 알고 있는 나는 물론 건담을 전혀 모르는 지니님도 볼만한 광경이다.


건담쇼가 끝나고 다이바시티 맨 위층에 건담 전문 샵인 건담베이스가 있으니 들러본다.


인터넷에서 자주 보았던 유니콘 건담 버전의 로드 바이크도 전시되어 있다. 건담이라는 이름을 붙여놨다고 해도 구성 부품의 등급에 비해 너무도 비싼 자전거이다.


일본의 유명인들이 만들었다는 프라모델들도 전시되어 있고 실제로 건담 프라모델들을 판매도 하고 있다. 예전에야 나도 가끔씩 만들었지만 지금은 관심을 끊은지 오래라 아뮤 것도 사지 않았다.


이미 시간이 늦어 건담베이스도 폐점할 시간이다. 도쿄텔레포트 역에서 코인 락커에 넣어둔 짐을 찾고 공항으로 가야 한다.


오다이바에서 하네다 공항에 가려면 도쿄텔레포트역에서 린카이 선을 타고 덴노즈아일 역에 내려서 갈아타야 한다. 발권할 때 하네다 공항까지 가도록 발권한 후에 전철을 타고 덴노즈 아일에 내려 공항 가는 도쿄 모노레일로 환승하면 된다. 전철역 밖으로 나와서 도쿄 모노레일로 환승하려면 전철에서 내린 순간부터 파란 비행기 표시를 따라 가면 된다.


전철역을 빠져나오면 오른쪽으로 모노레일 고가 밑으로 횡단보도 건너에 역 입구가 있으니 미리 알고 있으면 찾기가 어렵지 않다.


하네다 공항에 넉넉하게 도착했다. 아직 발권하려면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하네다 공항을 돌아다닌다. 늦은 시간이라 대부분의 상점은 문을 닫아서 캐릭터샵들 사이에 있는 작은 카페에서 생맥주를 한 잔씩 하며 쉰다.


이 카페도 문을 닫으니 카운터가 열리는 시간까지 공항 옥상에 눌러 앉아 있다가 출국 수속을 하고 돌아온다.


대마도 이후 오랜만의 일본, 그것도 일본의 수도인 도쿄를 2박 3일로 다녀왔다. 우리나라와 비슷하면서도 많이 다른 나라인 일본, 음식에서도 그런 점을 크게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듯 많이 다른 음식이지만 우리 입맛에 잘 맞는 편이라 먹으러 다니는 여행으로는 나쁘지 않았다. 물론 거창해 보이는 음식을 먹으려면 그만큼 비싸진 하지만... 거리가 가까운 만큼 유럽이나 미국, 혹은 동남아처럼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 가볍게 즐기다 오기 좋은 여행지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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