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존과 지니 May 14. 2018

홍천과 횡성 사이

2018년 5월 5일


어린이날은 항상 가장 정신없는 공휴일이다. 평소에 집에서 잘 나오지 않던 사람들까지 아이들을 데리고 차를 끌고 나오니 전국의 여행지가 가득 찬다.


조금이라도 유명한 곳은 사람들로 바글거리니 아이들이 그리 오지 않을만한 한적한 곳 위주로 너무 멀지 않은 곳을 자전거로 한 바퀴 돌기로 했다. 홍천군 화촌면에서 횡성에 갔다가 한적한 샛길로 돌아오는 코스다.

GPX 다운로드 및 코스 요약은 아래 링크로

https://bicycletravel.tistory.com/40



지난 주와 마찬가지로 서울-양양 고속도로를 타고 화촌면사무소에 도착해서 출발 준비를 한다.


화촌면 사무소가 있는 성산리도 그냥 평범한 시골 마을이다.

일단 홍천읍 외곽으로 돌아서 횡성 방향으로 가야 한다. 잠깐 44번 국도에 올라갔다가 옆길로 빠져야 한다. 여기저기 군부대가 많아서 촬영 금지인 시설물들이 있으니 사진은 이를 피해 적당히 찍는다.


도로 라이딩에서 펑크는 대부분 사람들이 아무렇게나 버린 날카로운 물건들에 의해 발생한다. 커터칼 칼날 조각이 타이어에 깊게 파고들었다.

시작하자마자 얼마 안 가서 이렇게 펑크가 나니 기운이 빠진다. 일단 튜브를 교체하고 챙겨온 CO2 인플레이터로 공기를 채우고 다시 출발한다.

이 칼날로 생긴 틈이 그리 크지 않아 타이어 쪽 구멍을 막지 않고 튜브만 교체했더니 이틀 후 자전거 탈 때 튜브가 터져 버렸다.


홍천읍내로는 들어가지 않고 홍천강을 건너서 횡성 방향으로 간다.


44번 국도 옆으로 자전거 보행자 겸용도로가 있길래 이 길을 따라 간다.


홍천 읍내를 벗어나면 5번 국도를 따라 간다. 중앙분리대가 있고 차량 통행이 많은 한 자릿수 국도는 가능하면 피해다니려 하는데 어쩔 수 없다.

 다행인 것은 중앙 고속도로가 홍천과 횡성을 이어주면서 5번 국도가 보조 도로가 되서 장거리 차량들은 5번 국도로 오지 않아 통행량이 적다는 것이다.


차량 통행이 적은 대신 제한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미친듯이 달리는 차들이 많다. 어린이 날이라 가족 나들이를 나온 듯한데 아이들을 태우고 저렇게 위험하게 달리고 싶을까... 가능하면 옆의 샛길로 가고 싶은데 자꾸 5번 도로와 합쳐진다. 홍성에서 횡성 가는 길에는 삼마치재가 있다. 우회해서 언덕길을 넘어갈까 하다가 그리 길지 않은 삼마치재 터널을 지나가기로 한다.


삼마치재 터널 입구는 해발 460m이다. 급한 경사나 커브길이 없이 비교적 완만하게 꾸준히 올라가기 때문에 그리 힘든 오르막은 아니다.


횡성 입구에서 5번 국도와 6번 국도가 합쳐진다. 양쪽 국도에서 몰린 차량들로 횡성 방향에 교통체증이 조금 생겼다.


차들 옆으로 넓은 갓길을 살살 지나서 횡성교를 건너 횡성에 들어온다.


횡성에서는 한우 육회 비빔밥이 점심으로 먹을만하다. 횡성에 갈 때마다 들르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다. 40km 남짓 타고 먹으니 지니님이 아직 아침먹은 배도 안 꺼졌다고 난리다. 난 배고픈데...


이제 다시 화촌면으로 복귀해야 한다. 오전에는 5번 국도에서 시끄러운 차들 소리에 시달렸으니 오후에는 좀 한적한 길로 가기로 한다.


횡성에서 원주를 지나 남한강으로 흘러드는 한강의 지류인 섬강은 언제 보아도 이쁜 강이다. 횡성에서 잠시 섬강을 따라 가다가 공근면 상동리를 지나 공작산을 넘어가야 한다.


중간에 길을 잘못 들어서 삼배리 쪽의 막힌 길을 꽤 올라갔다. 잘못 온 길이지만 삼배 저수지 옆으로 잘 포장된 길이 이번 코스에서 가장 조용하고 이쁜 길이다.


다시 되돌아 나와서 원래 가려던 방향으로 달린다.


머니고개, 화방고개 등등 고개 이름이 있는데 그리 길지 않고 완만한 고개들이다.


슬슬 쉴 때가 되었는데 쉴만한 마을이나 매점이 나타나질 않는다. 노천저수지 옆에 카페가 있어 잠시 쉬었다 간다. 다시 출발하려는데 지역 주민 아저씨가 말을 걸어 이야기를 나눈다. 주말에는 이 길이 이렇게 한적한데 주중에는 군부대 훈련 차량이 엄청나게 다닌다고 한다.


공작산을 공작고개로 넘어간다.


아까 만난 주민 아저씨 말로 상당히 힘든 곳이라 하던데 오늘 코스에서 가장 힘든 구간이 맞다.


공작고개를 내려와서 56번 도로를 따라 화천면으로 넘어간다.


마지막으로 홍천강을 건넌다. 큰 고개도 없이 100km 남짓 탔을 뿐인데 꽤 힘이 들었다.


이번 코스는 큰 재미나 볼거리는 없지만 횡성에서 육회 비빔밥을 먹고 한적한 산골짜기 도로를 달릴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이 있는 코스다. 지난 주와 마찬가지로 서울-양양 고속도로를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니 접근성도 나쁘지 않다. 다음 주에도 강원도 어딘가를 다녀올 예정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