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과 지니의 미국 서부 해안 자전거 여행 12

이번 자전거 여행의 끝 샌디에고 도착

by 존과 지니

2018년 10월 2일


드디어 샌디에고에 도착하는 날이다. 솔라나 비치에서 숙소가 있는 샌디에고 항구까지는 40 km만 더 가면 되지만 여기까지 온 김에 더 달려서 맥시코 국경 근처인 임페리얼 비치를 지나 샌디에고 건너편인 코로나도섬까지 달려 미국 서부 해안 자전거 여행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호텔 체인인 할리데이인의 아침은 꽤 먹을만했다. 이것저것 열심히 먹어서 배를 든든하게 채운다. 핫케이크나 와플은 미국 숙소의 아침식사로 자주 나오기에 달달한 것은 아쉽지 않게 먹은 듯하다.


준비하고 출발한다. 샌디에고 들어가기 전에 먼저 라호야 비치에 가기로 한다. 라호야 비치는 샌디에고에 가면 꼭 들러야할 곳이다.


하이웨이 101을 타고 달린다. 자전거길이 잘 되어 있고 자전거 타는 사람도 여럿 있다.


UC샌디에고 캠퍼스 옆을 지나간다. 길 건너 넓은 땅이 모두 대학 캠퍼스다.


드디어 중간 목적지인 라호야 비치가 보인다. 바다 끝의 툭 튀어나온 곳이다.


우리는 해변으로 가야하니 여기서 내리막으로 내려가면 라호야 비치가 나온다.


라호야 비치 가기 전에 무언가 안내판이 있어서 따라가보니 해안 동굴이 있다. 동굴 언저리에 물개들도 산다. 온 김에 둘러보기로 한다.


해안 절벽에 펠리컨들이 살고 있다. 몬테레이의 17마일 코스의 해안에서도 보았으니 그리 신기한 녀석들은 아니다.


근처 바다에는 스노클링과 카약으로 해변을 둘러보는 관광객들도 보인다. 라호야 비치는 물개로 유명하다. 반대편 바위 위에는 물개가 몇 마리 있는데 몇 마리 안 되는 작은 무리라서 일부러 가보진 않는다.


라호야 비치의 백사장에 도착하니 가까운 바다에서 물개들이 헤엄치는 것이 보인다. 물개들을 보더니 지니님은 신발을 벗어 놓고 물 속에 들어간다. 눈 앞에서 이리저리 헤엄치는 물개들에게 조금이라고 가까이 가보려고 안달이다. 스노클과 물안경만 있어도 좋을텐데 근처에는 스노클을 팔거나 빌려주는 가게가 없어보인다.


물안경도 없고 장비도 없으니 물개들과 함께 헤엄치는 것은 좀 힘들 것 같다. 조금 아쉬운데 마침 근처 바위 위에는 물개들이 일광욕을 하고 있다. 지니님에게 물 속에서 가까이 못 갔으니 여기서 가까이 가보라고 하니까 이번엔 무섭다고 가까이 붙지를 못한다.


우리 말고도 많은 관광객들이 물개들을 가까이서 구경하지만 만지려 하거나 너무 가까이 붙지는 않는다. 물개들도 관광객들에게 크게 신경쓰진 않는데 영역에 너무 가까이 가면 수컷들이 위협하기도 한다.


이렇게 가까이서 볼 수 있으니 재미있다. 라호야 비치의 물개 구경은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정말 강력 추천이다. 이왕이면 스노클 장비도 챙겨가는 것이 좋을 것인데 생각보다 물이 좀 차다.


물개 구경이 재미있어서 좀더 오래 있고 싶지만 우린 아직 점심도 못 먹었으니 슬슬 이동해야 한다. 지니님이 이렇게 물개를 좋아할 줄 알았으면 조금 무리해서라도 라호야 비치에서 잤어야 하나 싶다.


샌디에고에는 바다를 테마로 한 놀이공원인 씨월드가 있지만 우리는 놀이공원이나 수족관에는 그리 관심이 없다. 수족관보다는 직접 다이빙해서 바닷속에 들어가거나 여기 라호야 비치처럼 야생 그대로의 모습을 가까이서 보는 것을 좋아한다. 씨월드가 있는 미시온 베이를 지나서 샌디에고 시내 방향으로 달린다.


근처에 한국 사람들에게 특히 유명하면서 저렴한 바베큐 식당이 있다고 해서 가는 길에 들러 점심을 먹기로 한다.


지금까지 바베큐 립을 돼지갈비로 먹었는데 여기는 소갈비가 나온다. 맛있고 크고 부드럽다. 가격 대비 꽤 훌륭한 식당이다.


점심을 먹었으니 산책을 좀 해야겠다. 식당에서 조금만 가면 샌디에고의 민속촌 같은 곳인 올드타운이 있다.


올드타운 내부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산책하는 기분으로 천천히 끌고 다닌다. 우리나라에서도 대부분 그렇지만 자전거 통행 금지 구간에서 자전거를 끌고 다니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물론 자전거를 끌고 다니는 것도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곳은 피해야 하지만 여기 올드타운은 생각보다 훨씬 한산했다.


한 블럭 정도의 구역이라 생각보다 그리 크진 않다.


옛날 방식으로 철제 물건들을 만드는 대장간도 있다.


옛날 샌디에고의 사람들은 이런 건물을 짓고 살았다고 한다. 옛날 의상을 입은 사람들도 많이 보이는데 건물 양식이나 사람들의 차림새가 촌스럽지 않다. 옛날이라고 해도 기껏해야 200년 전 이야기이니 그리 촌스럽지 않게 보이는 것 같다.


올드 타운에서 샌디에고 시내 방향으로 조금만 달리면 오늘 예약해둔 숙소가 해변에 있다.


자전거를 타는 마지막 날을 기념하면서 푹 쉬고자 조금 비싼 숙소를 예약했다. 넓은 스튜디오 룸에 공항과 항구도 가까워 위치도 엄청 좋은 곳이다. 지니님은 좀더 저렴한 숙소를 찾으려 했는데 샌디에고에서 저렴한 숙소는 위치가 너무 안 좋다.


아직 자전거 타기가 끝난 것이 아니다. 숙소에서 짐가방을 떼어내고 가벼워진 자전거를 끌고 다시 나온다. 멕시코 국경 근처까지 자전거길로 내려가서 코로나도섬까지 샌디에고만을 빙 둘러 달리는 것이 이번 여행의 마지막 구간이다. 자전거를 타고 다시 달린다. 바닷가에는 관람 시설이 된 다양한 배들이 있다. 범선 뿐만 아니라 잠수함과 항공모함까지...


샌디에고 항구의 미드웨이 항공모함이다. 1945년 만들어진 후에 1992년 퇴역하고 여기 샌디에고에서 해상 박물관이 되어 있다. 항공모함이라는게 어마어마하게 크다는 선입관 때문인지 커다란 배임에도 생각보다 크지 않게 느껴진다. 이 미드웨이 항모는 디젤 엔진을 이용한 중형 항공모함이다.


바닷가를 따라 달리는 자전거길은 잘 되어 있다. 샌디에고의 야구장인 펫코 파크 뒤로 샌디에고의 중심가가 보인다.


자전거길이 해안을 따라 가는데 항만 시설들이 많으니 은근히 빙 돌아간다. 차도를 따라 가는게 거리 상으로는 짧을 것 같다.


자전거길은 샌디에고 만의 바닷가를 따라 빙 돌아간다. 샌디에고 만의 가장 안쪽인 임페리얼 비치에 염전이 있다. 하얀 소금이 눈 같이 잔뜩 쌓여 있다. 여기서 남쪽으로 5 km 정도만 내려가면 멕시코 국경이다. 멕시코에서 가까운 곳에 왔으니 오늘 저녁은 멕시코 요리를 먹어야할 듯하다.



코로나도 섬으로 가는 자전거길은 생각보다 심심한 편이다. 자전거길 근처에 음식점이나 휴게 공간도 거의 없고 샌디에고 만 자체가 해군기지와 항만 시설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내륙 쪽으로 난 길이기 때문에 샌디에고 만 방향만 보이고 바다는 안 보인다.


코로나도 섬에 들어왔다. 바다 건너에 샌디에고 시내가 보인다. 배를 탄 것도 아니고 자전거길이 바다 위 다리를 건너 온 것도 아니니 사실 코로나도는 섬이 아니라 반도인데 샌디에고에서 배를 타거나 자동차 전용 다리인 코로나도 브릿지를 건너다보니 섬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코로나도 섬에서 자전거를 가지고 샌디에고로 가려면 배를 타는 것이 편하다. 코로나도의 선착장에 도착하니 마침 여객선 한 대가 떠나간다. 지니님이 이상하게 서둘러 달리기에 물어보았더니 배 시간에 맞추려고 쉬지 않고 달렸던 것이다. 지금 떠나는 배는 샌디에고 컨벤션 센터로 가는 여객선이고 우리는 브로드웨이 항구로 가는 여객선을 타야 한다. 아직 시간이 조금 남아았으니 근처 가게에서 콜라를 한 병 사다 마시면서 기다린다. 우리 말고도 자전거를 타고 온 사람들이 꽤 보인다.


브로드웨이 항구로 가는 배가 들어왔다. 입구의 발권기에서 표를 구입해도 되고 배에 타서 지불해도 된다고 한다. 자전거 휴대 비용은 따로 내지 않아도 되지만 얼마 안 되는 거리인데도 배삯은 4.75 달러나 받는다. 발권기에서 표를 구입했더니 보기 힘든 1달러 동전들이 우수수 떨어진다. 배삯은 우리가 다녀간 이후에 5달러로 인상되었다.


브로드웨이행 배를 타고 코로나도를 출발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망이 좋은 2층 데크에 앉는다. 우리도 자전거를 1층 자전거 거치대에 거치해두고 2층으로 올라간다. 자전거 여행을 마치고 유람선을 타고 좋은 숙소로 간다니 내 돈을 쓰는 것이지만 상을 받는 기분이다.


샌디에고 다운타운이 가까워진다. 아까 보았던 미드웨이 항모가 보인다.


브로드웨이 항구에 도착한다. 이미 날은 거의 저물었다.


숙소에 자전거를 두고 샤워도 하고 잠시 숨을 돌린다.


다운타운 바로 근처에 리틀 이탈리가 있다. 여기까지 왔으니 멕시코 음식을 좀 먹어볼까 하고 가장 가까운 멕시코 음식점으로 간다. 리틀 이탈리라지만 샌프란시스코에서 한 번 실패한데다가 멀지 않은 시기에 이탈리아를 다시 갈 생각이니 굳이 이탈리아 음식을 비싸게 먹을 필요는 없다.


개인적으로 멕시코 음식은 고기가 적고 탄수화물만 많아서 그리 안 좋아하는데 역시나 그럭저럭 먹을만 한 정도이다.


맥주를 사와서 숙소에서 자전거 여행 무사 완주를 축하한다. 이제 귀국할 때까지 자전거 안 탈꺼다.


드디어 미국 서부 자전거 여행이 끝났다. 실제로는 전체 서부 해안 구간의 1/3 정도를 달린 셈이지만 시에틀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달리는 북부 구간은 그리 재미도 없고 추운 곳이라 다음에도 아마 안 갈 듯하다. 샌프란시스코도 추운 동네였는데 그 위쪽은 얼마나 더 추울까...


처음 여행 계획을 세울 때만 해도 그리 기대하지 않았는데 실제로 가본 만족도는 대단하다. 샌프란시스코부터 몬테레이만, 빅서, LA, 샌디에고를 달리면서 멋진 자연 풍경과 다양한 야생동물들을 볼 수 있었다. 영어가 가능하다면 길찾기도 그리 어렵지 않고 볼거리도 많아서 재미있게 달릴 수 있는 여행 코스다. 다만, 관광 휴양지가 많아서 전체적으로 물가가 상당히 높으니 이왕이면 조식이 제공되는 숙소를 이용해서 하루 한 끼라도 비용을 아끼자.


이제 한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남은 며칠은 그랜드 캐년을 둘러보고 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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