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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Feb 18. 2019

존과 지니의 플로리다 스쿠버다이빙 여행 1

마이애미로 출발

2019년 1월 25일


마이애미는 미국 플로리다주의 남동쪽에 있는 도시이며 미국 본토의 최남단이라 할 수 있다.


열대 몬순 기후인 마이애미에서 남쪽으로 키웨스트까지 섬들이 길게 늘어져 있고 이 섬들을 미국 1번 국도가 이어준다. 하와이를 제외하면 미국에서 가장 남쪽이라 겨울에도 물놀이를 할 수 있을 만큼 따듯한 곳이다. 그래서, 이번 설날에는 키웨스트까지 이어지는 키스 열도(Keys archipelago)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하기로 했다.

미국에서도 관광 휴양지로 유명한 곳인 만큼 물가도 상당히 높은 편이라 유럽에서도 관광객들이 많이 온다고 한다. 그만큼 스쿠버 다이빙이나 다른 여행 경비도 비싼 곳이라 스쿠버 다이빙 장비 렌탈비만 하루 30 달러 이상 지불해야 하는 곳이다. 그래서, 여기 키스에서 7일 정도 스쿠버 다이빙을 하자니 장비 렌탈비도 무시할 수 없어 여행 출발 전에 아예 다이빙 장비도 구입해버렸다.


두 명 분의 스쿠버 다이빙 장비와 여행 물품들을 챙기니 캐리어 두 개에 기내용으로 배낭까지 짊어져야 한다. 원래 이렇게 짐을 많이 가지고 다니는 스타일이 아닌데...


이렇게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마이애미로 출발하는 날이다. 원래 저녁 비행기로 출발하려 했던 델타항공의 애틀랜타 경유 노선이 지연되면서 오전에 디트로이트를 경유하는 노선으로 바꿨다. 이 과정에서 좌석 지정이 이상하게 되어 지니님과 따로 앉게 되었는데 어쩔 수 없지. 일찌감치 인천 공항 제2 터미널에 도착해서 체크인하고 출국 심사를 받는다.


인천 공항은 제1 터미널이든 제2 터미널이든 정말 출입국 심사가 빠른 공항이다. 지지부진한 이상한 사람들 뒤만 안 걸리면 30분이면 출국 수속이 끝난다. 게이트 구역에 들어오니 슬슬 배가 고프다. 우리는 1년에 두 번 이상 해외여행을 하니 1년에 두 번 라운지 이용을 할 수 있는 신용카드 서비스가 참 유용하다. 라운지에서 늦은 아침을 먹는다. 맛도 없는 기내식 따위를 먹느니, 표시 가격에 비해 조잡한 음식들이긴 해도 라운지에서 배를 채우는 것이 훨씬 낫다.


델타 항공은 처음 이용해보는데 국적기들에 비하면 역시 그냥 밥 주는 저가항공 수준이다. 그래도, 저가 항공사만도 못한 중국 항공기들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훌륭하다.


원래 애틀랜타를 경유하려던 것이 비행기를 바꾸면서 디트로이트를 경유하게 되었다. 인천에서 디트로이트까지 10여 시간을 불편한 자리에서 버텼더니 힘들다. 일반적으로 미국 외 지역에서 미국을 들어갈 때는 중간에 경유를 하더라도 도착한 공항에서 일단 수하물을 찾아서 입국 심사를 한 후에 다시 국내선으로 수하물을 보내고 목적지에 가야 한다. 입국 심사가 끝나고 환승하는 통로에 델타항공 수하물을 보내는 곳이 있으니 그리 불편하지 않다. 경유 대기시간 동안 여기저기 공항 안을 떠돌아다녀 본다.


3시간 정도의 경유 대기 시간이 지나고 디트로이트에서 마이애미로 3시간 정도 더 날아간다. 마찬가지로 급하게 바꾼 비행기 좌석은 이상한 자리에 배정받았지만 3시간 정도야...


비행 중간에 내가 싫어하는 가지와 익은 야채가 든 파니니가 하나 나오고 간식 시간이 끝나니 비행기 착륙 준비 안내가 나온다. 드디어 바다가 보이는 푸릇푸릇한 마이애미가 나타난다. 화창하니 좋구나!


마이애미 공항 도착. 불편한 자리에서 맛도 없는 기내식과 볼 거 없는 영화를 보면서 거의 만 24시간을 공항과 비행기에 시달렸다. 세상에서 가장 가성비 떨어지고 맛없는 음식을 뽑으라면 나는 주저 없이 이코노미 기내식을 뽑는다. 블로그나 SNS에서 기내식으로 사진 찍어 올리면서 난리법석인 사람들이 당최 이해가 안 간다. 회사에서 제일 맛없는 식단으로 나올 때도 기내식보단 낫다. 일등석 음식은 안 먹어봐서 모르겠다.


비행기에서 내렸으면 내 짐을 찾으러 가야지. 위탁 수하물 찾을 때는 항상 긴장한다. 자전거 같은 부피 큰 화물을 보내기도 하고 이번처럼 비싼 스쿠버 장비를 가지고 가니 수하물에 문제가 생기면 일반 여행자보다 피해가 훨씬 크다. 실제로 중국동방항공에서 반짝반짝한 새 카본 자전거를 함부로 다뤄 박살 내는 바람에 크게 피해본 적이 있다. 물론 보상은 한 푼도 못 받았다.


이번 여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렌터카를 이용한다. 예약해둔 렌터카를 찾으러 렌터카센터에 가는데 공항이 크다 보니 무빙워크를 타고도 한참을 간다.


주차장 건물 같은 곳에 도착해서 다 왔나 싶었더니 미아 무버(MIA mover)라는 경전철 같은 것을 타고 렌터카센터 건물로 다시 이동해야 한다. 아이고 왜 이리 멀어...


드디어 렌터카를 찾아서 출발한다. 렌터카센터에서 나오는데 람보르기니를 렌트한 사람이 긴장되는지 앞에서 천천히 기어가는 바람에 빠져나오는데 한참 걸린다. 나도 람보르기니를 렌트하면 저러겠지. 이해된다.

나는 저렴한 차인 데다가 풀 커버리지 보험을 들었기 때문에 무서울 것이 없다.  


원래 항공편 예정대로라면 밤 11시 넘어서 도착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숙소를 공항 근처 호텔로 예약해놨는데 일정을 앞당기면서 해저물기 전에 도착했다. 원래 항공편을 탔으면 연착되면서 다음 날 새벽이나 아침에 도착했을 수도 있다. 이렇게 일찍 도착해도 예약이 취소 불가인지라 무조건 여기서 자야 한다...


지난번 그랜드 캐년 여행 때와 마찬가지로 스파크 급의 저렴한 컴팩트 차량을 렌트했는데 닛산 센트라를 받았다. 비교적 작은 차라 해도 둘이 여행 다니기에는 충분히 넉넉하다.


미국은 차량 번호판이 각 주마다 독특하다. 하와이는 그 상징인 무지개가 그려진 알로하 스테이트라고 되어 있는데 플로리다는 선샤인 스테이트다. 앞에 줄지어 가는 차들의 번호판만 봐도 내가 플로리다에 온 것이 실감된다.


근데 내 렌터카는 왜 텍사스 번호판인 거지?


숙소 들어가기 전에 먼저 저녁부터 먹기로 한다. 마침 숙소에서 조금 더 가면 괜찮아 보이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있다. 지난번 여행 때, 샌프란시스코 리틀 이태리에서 형편없이 비싸기만 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갔었는데 여긴 괜찮겠지...



분위기도 수수하지만 나쁘지 않고 손님들도 끊임없이 몰려드는 것이 이 동네 맛집인가 보다. 이탈리아에서 흔히 보던 식으로 단골손님이 오면 주인장이랑 껴안고 양 볼에 뽀뽀하고 인사하고 난리다. 조금만 늦었으면 우리도 줄 서서 기다려야 할 뻔했다.


지니님은 해산물 파스타, 나는 봉골레 파스타를 주문하고 샐러드를 곁들인다.


치즈를 뿌려주는 서비스까지...

엄청난 맛집은 아니지만 꽤 맛있는 집이다.


저녁을 먹는데도 눈이 스르르 감긴다. 아침에 출발해서 거의 24시간 동안 이동하는데 에너지를 써서 극도로 피곤하다. 저녁을 먹자마자 숙소에 가서 체크인하고 씻고 잠든다.


지금까진 두 번씩 비행기 환승해서도 잘 다녔는데 얼마 전부터 장시간 비행기를 타면 너무 피곤하다. 다행히 다음 여행의 항공권은 경유 없는 직항이다. 가능하면 너무 긴 비행은 피해야겠다. 아니면, 빨리 돈을 벌어서 좋고 편한 좌석을 타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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