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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Feb 25. 2019

존과 지니의 플로리다 스쿠버 다이빙 여행 3

키 라르고 - 몰라세스 리프(Molasses reef) #1

2019년 1월 28일


눈을 떠보니 날이 잔뜩 흐리다가 아침 식사를 하고  돌아오니 맑아진다. 이래야 선샤인 스테이트지...


물 건너 다이빙 센터도 분주해 보인다. 오늘은 스쿠버 다이빙을 할 수 있나 보다. 여기 키스에서는 보통 오전에 렉 다이빙을 하고 오후에 리프 다이빙을 하는데 우리도 여기서는 처음 다이빙하는 것이니 수심이 그리 깊지 않은  리프 다이빙을 가기로 했다. 오후 1시까지 다이빙 센터에 가면 된다.


시간도 넉넉하니 느긋하게 준비하고 장비를 차에 싣고 다이빙 센터로 간다. 숙소에서 다이빙 센터까지 워낙 가까우니 차로 5분도 안 걸린다만 걸어가긴 애매하다.


다이빙을 하려면 라이센스 카드를 가지고 신상 정보를 등록해야 한다. 여기서는 비치된 타블렛 패드에 입력하는데 이거 엄청 느리고 인터넷도 자꾸 끊긴다. 결국 지니님은 종이에 써서 등록했다. 한 트립 당 2번 다이빙하며 오전/오후로 나누어서 하루 2 트립을 진행할 수 있는데 우리는 하루 한 트립 씩만 하기로 한다. 야간 다이빙을 하는 요일도 있는데 기온이나 물 온도가 추울 것 같아서 신청하지 않는다.


키스 열도 앞바다에는 북아메리카에서 유일하게 대보초가 이어지는 플로리다 보초(Florida's barrier reef)가 있다. 마이애미 근처에서부터 키스 열도의 끝까지 이어지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산호 군락지이다.


이 거대한 산호 군락지에서 오늘 갈 포인트는 여기 키 라르고에서 가장 자주 가는 몰라세스 리프(Molasses reef)이다. 지도 앱에서 확대해보면 기상관측 시설이 있는 탑이 하나 있는 곳이다. 스노클링 포인트이기도 하다.


보트에 타고 공기통 두 개를 배정받았다. 필리핀 세부나 호주 케언즈 리브어보드에서 다이빙할 때에는 직원들이 장비 세팅을 모두 해줬는데 여기서는 배정받은 공기통에 우리가 직접 장비를 세팅해야 한다. 그래서, 오픈워터 교육을 받을 때 장비 세팅 방법을 잘 배워둬야 한다.


이것저것 준비하고 이제 배가 출발한다. 우리 숙소가 보인다. 바로 옆 배도 같은 다이빙 업체의 다른 사무실 소속 보트다.


키 라르고 항구를 빠져나오면 푸른 대서양 바다가 펼쳐진다.


배가 달리는 동안 이것저것 브리핑을 하는데 수심이 평균 5 m 정도로 얕은 곳이라 안전 정지도 안 해도 된다고 한다.


이제 몰라세스 리프 다이빙 시작이다. 다이빙 시작 10분 전, 알람이 울리고 다들 입수 준비를 한다.

2019년 1월 28일 dive log #22
장소 : Molasses reef, 키 라르고, 플로리다.
최대 잠수 수심 : 9.2m
평균 잠수 수심 : 5.6m
수온 : 22°C
입수 : 14시 04분  
출수 : 14시 45분


입수! 하려 했는데 바다에서는 처음 쓰는 새 장비라 웨이트를 너무 적게 들고 가서 입수가 안 된다. 얼른 보트로 돌아가서 웨이트 포켓에 추가 웨이트를 채우고 입수한다.


물속으로 내려갔는데 시야는 생각했던 대로 썩 좋지는 않은 편이다. 부유물이 꽤 많은 탓인 듯하다.


이런저런 물고기들이 많이 보인다. 세부나 케언즈에서 봤던 바다하고는 또 다른 듯하다. 어제 맛있게 먹었던 옐로 테일 스내퍼는 가장 많이 보게 될 물고기 중에 하나다.


바위 틈틈마다 물고기 떼들이 숨어있다.


여기 키스 열도에는 몸이 길쭉한 바라쿠다(Barracuda)가 많다. 깊은 곳에는 좀 더 큰 바라쿠다가 있을 텐데 여기는 수심이 얕은 곳이라 작은 녀석들만 조금 있다.


좀 휑한 듯하면서도 물고기들은 많이 보인다. 순전히 부유물 때문에 시야가 짧아서 물고기가 덜 보이는 듯하다.


옐로 테일 스내퍼는 어디서든 보인다.


약 40분 간의 첫 다이빙을 마치고 보트로 올라오니 20분도 안 쉬고 다시 입수 준비를 한다. 수심이 얕으니 휴식(Surface interval)도 짧게 하는 듯하다. 빨리 마치고 돌아가서 쉬고 싶은 것이겠지.


2019년 1월 28일 dive log #23
장소 : Molasses reef, 키 라르고, 플로리다.
최대 수심 : 11.9m  
평균 수심 : 7.5m
수온 : 22°C
입수 : 15시 05분
출수 : 15시 45분




엔젤피쉬들도 이 근처에서 자주 만나는 녀석들이다.


바위에 곰치 꼬리 같은 게 있는데 움직이지 않는다. 조그만 가오리도 한 마리 지나가고...


슬로바다나(Slobadana)라는 목조선이 1887년에 여기서 난파되었다는데 그 흔적이 아직도 남아있다. 여기저기 배 파편들이 흩어져 있는데 그중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이다.

배에 올라오니 몸이 피곤한지 멀미 기운이 조금 있다. 아무래도 멀미약을 먹어야겠다.


서페이스 인터벌도 줄이고 부지런히 돌아오니 해 저물기 전에 돌아왔다. 몰라세스 리프는 키 라르고 바로 10km 앞 바다인데 보트도 상당히 빠르기 때문에 30분이면 이동한다.


숙소에 돌아와서 장비를 적당히 행궈서 널어놓으니 어느새 해가 진다.  


먹을만한 식당을 가까이 두고서 일부러 모험을 하긴 싫다. 어제 먹은 피쉬하우스에 다시 찾아간다.


샐러드로 입맛을 돋워 주고,


지니님은 생선살 세 종류가 한 번에 나오는 트리오 플래터를 주문한다.


나는 어제 맛있게 먹었던 새우와 관자 올린 밥을 먹는데 속이 살짝 안 좋은지 반도 못 먹었다. 남는 건 싸가서 내일 아침으로 먹어야지...


출발 전에 바닷물 온도가 23°C도 안 되는 것을 알고 걱정했다. 보통 이 정도 수온에서는 5mm 이상의 슈트를 입어야 한다는데 실제로 바다 속에 들어가보니 3mm 슈트로도 그리 춥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워낙 겨울이 추운 나라에서 적응해 있다가 따듯한 곳에 와서 그럴까...


키 라르고에서의 첫 스쿠버 다이빙은 생각보다 큰 감흥이 없었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보초(barrier reef) 임에도 생각보다 산호가 화려하지 않아 보였지만 그 비교 대상이 호주 대보초인걸 감안해야지... 오늘은 상태 체크를 위해서 얕은 바다에서 다이빙을 했고 충분히 적응했다. 내일은 드디어 수심 20미터 이하로 내려가는 렉 다이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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