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이 더워지니 하루 종일 자전거 타기가 쉽지 않다. 어제도 자전거 타기를 일찍 마치고 돌아왔으니 오늘은 아침 일찍 자전거 운동을 가기로 한다.
너무 더운 날에는 조금이라도 시원한 아침이나 저녁 운동으로2~3시간 정도 타는 게 딱 좋은 것 같다. 서울에서 출발해서 간단히 돌고 올만한 코스 중에 분당 사람들이 자주 가는 고기리에 가기로 한다. 탄천 자전거길로 복귀하면 50km를 조금 넘는 거리지만 죽전에서 점심을 먹고 지하철로 복귀하기로 한다.
고기리는 용인서울 고속도로 서판교IC 근처에 있는 산속 마을이다. 지금은 용인시 수지구 고기동이 되었는데 다들 여전히 고기리라고 부르고 있다.
오늘도 탄천교를 건너 탄천 자전거도로에 진입하면서 시작한다.
판교로 가려면 탄천 자전거도로를 거슬러 올라가면 된다.
요즘 탄천은 자전거길 보수 공사가 한창이다. 평일에는 가끔 공사장비가 들어오느라 자전거 통행을 막을 때도 있다.
탄천 자전거길은 꽤나 지루한 구간이다. 서울 공항 옆길은 더더욱 지루하다. 특히 이 구간은 가로등이 없어 밤에는 엄청 어둡다.
넋 놓고 달리다 보면 어느새 분당이다.
분당에 진입하면 서울 공항 남쪽 끝자락부터 강을 건널 수 있는 다리들이 있다. 고기리의 입구인 판교 운중동으로 가려면 방아다리(방아교) 지나자마자 운중천 자전거도로로 빠져야 하니 늦지 않게 강을 건너야 한다.
눈 앞에 보이는 다리가 방아교다. 사실 서울 공항이 끝나고 처음 나타나는 다리로 미리 건너면 길 찾기가 쉬운데 조금이라도 더 나무 그늘 아래로 가려고 세 번째 다리로 건넜다.
이제 운중천 방향으로 간다.
벌써 자전거길 옆으로 여름 코스모스가 잔뜩 피었다.
운중천을 거슬러 올라가면 특이하게 생긴 거대한 빌딩이 나타난다. 리니지로 유명한 게임회사인 엔씨소프트 사옥이다.
엔씨소프트 사옥을 지나면 금토동으로 가지 말고 쌍룡교를 건너서 계속 운중천을 따라가야 한다.
자전거길은 화랑 공원을 통과하게 된다. 화랑공원은 화장실이나 쉼터가 잘 되어 있는 곳이다.
자전거길을 따라 가면 다시 다리를 건너면 뭔가 휑한 잔디밭이 나온다. 경부 고속도로 옆이다.
일단은 운중천 자전거길이 끝날 때까지 그냥 달리면 된다. 노면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니고 산책객들도 은근히 다니는 곳이라 항상 조심해야 한다.
이 커다란 고가도로는 서울 용인 고속도로다. 오늘 코스는 이 고속도로와 광교산 덩어리 사이다.
운중천 자전거길은 운중로 사거리의 물빛공원 앞에서 끝난다. 운중로 사거리에서 안양 방면으로 좌회전해서 잠시 도로를 달리자.
이제 여우고개 언덕길의 입구로 가야 한다. 한빛 교회에서 운중동 방면으로 들어간후에 연구소 사거리에서 다시 한빛교회 뒤쪽으로 좌회전해야 한다. 교회를 오른쪽으로 빙 돈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제 저 굴다리를 지나면 고기리 코스의 본격적인 시작이다.
먼저 운중터널 옆길로 여우고개를 올라간다. 대부분의 차들은 운중터널로 가기 때문에 이 길은 매우 한적하다.지금까지 복잡한 도시였다면 여기서부터는 갑자기 시골 느낌이 확 난다.
산 사이의 움푹 들어간 곳이 정상이다. 200미터급 오르막으로 그리 높거나 가파르지는 않아 딱 운동하기 좋은 고개다. 중간에 응달산 가는 등산로 이정표가 있는데 산악자전거로 종종 다녔던 곳이다.
한전 표시가 있는 곳이 정상이다. 지니님은 어제 100km를 타고 근육이 안 풀렸는지 조금 힘들어한다.
이제 도로를 따라 쭉 내려간다. 중간중간 도색이 안된 과속 방지턱 같은 것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거의 다 내려왔다고 느껴질 때쯤 사거리가 나오는데 차량 통행을 조심하면서 그대로 직진하면 된다.
한동안 내리막으로 직진만 하면 된다. 몇 번의 갈림길이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직진이다.
서울에서 얼마 떨어지지도 않은 곳인데 계곡도 있다. 계곡에 쉬러 오는 사람들과 등산객들로 은근히 붐비는 곳이다.
하염없이 내려가다 보면 편의점이 나온다. 여기서 내리막길이 끝나고 오른쪽으로 우회전해서 올라가야 한다. 짧은 코스이긴 하지만 중간 쉼터라고는 여기뿐이니 쉬고 싶으면 이 편의점을 이용하면 된다.
크게 길 헷갈릴 일은 없지만 여기서부터 언덕 정상까지 계속 왼쪽으로 가면 된다. 일단은 코코몽 에코 파크라는 아이들 놀이시설 쪽으로 이정표를 따라 가자.
코코몽 에코파크를 지나면 조금씩 경사가 심해진다.
고기리 코스의 하이라이트인 말구리 고개다. 초보자들에게는 상당히 힘든 구간이라 할 수 있다. 한강 북단 자전거길 미음 고개보다 두 배 이상 긴 업그레이드판이라 할 수 있다.
꼭대기에는 미륵사라는 절도 있다. 여기서 그대로 내리막길로 내려간다.
내리막길의 끝에 동막 육교라는 다리로 서울용인 고속도로를 넘으면 두 길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좌회전하면 동막천 자전거길로 오리역 근처의 탄천으로 진입할 수 있고 우회전하면 풍덕천 자전거길로 죽전으로 가게 된다.
우리는 보정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으니 오른쪽으로 간다.
동막천으로 탄천으로 바로 가서 서울로 복귀하면 52km 정도 되니 운동으로 딱 좋은 거리다.
이 터널은 성지바위산이라는 용인시 수지구의 뒷산을 관통하는 길이다. 터널을 넘으면 큰 교회들과 성당이 모여있는 마을이 나온다. 마침 일요일 아침이니 마을 들어가는 길이 교회에 온 차들로 북새통이다.
오늘은 거의 서울-용인 고속도로를 따라가는 코스다. 이제 수지구청 쪽으로 좌회전해서 빠져나간다.
큰길로 나오자마자 아파트 사거리에서 풍덕천 자전거길을 찾아 내려가면 된다. 여기서 지니님이 인도턱에 미끄러졌는데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여기가 풍덕천 자전거길의 시작 지점이다.
풍덕천 자전거길을 쭉 따라가면 된다. 길이 좁은 편인데 산책객들이 많으니 주의해야 한다.
중간에 개천 우안으로 다리를 건널 수 있는 곳이 나오니 다리를 건너자. 건너지 않고 그대로 직진하면 죽전까지 도로로 가야 하는데 무려 43번 국도 구간이라 도로가 혼잡한 편이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또 다리가 나온다. 건너서 물 흐르는 방향으로 내려가면 죽전역이 나온다.
죽전역으로 바로 가거나 탄천 자전거길 서울 방향으로 가려면 다시 다리를 건너가면 되는데 우리는 보정동에서 조금 이른 점심을 먹기로 했다. 그대로 직진한다.
탄천과 만나서 다리를 건너 올라가면 보정동 카페거리다.
성남에 유명한 떡볶이집이 있는데 지저분한 뒷골목에 있는 오래된 집이라 정말 구질구질하다. 그래서, 그 떡볶이가 먹고 싶을 때면 보정동에 있는 체인점에 간다. 10시 반부터 영업 시작인데 거의 딱 맞춰서 도착했다. 떡볶이를 먹고 만사가 귀찮아진 데다가 날도 더워졌으니 죽전역에서 지하철로 복귀한다. 시간을 잘 맞추면 죽전역에서 출발하는 텅 빈 열차를 탈 수 있다.
서울 사람들이 오르막길 운동을 하러 가장 많이 가는 코스는 역시 남산과 북악일 것이다. 하지만, 혼잡한 서울 시내를 달려야 하기 때문에 나는 남산과 북악 코스를 잘 가지 않는다. 그래서, 서울 남쪽의 탄천 근처의 운동 코스들을 주로 다니는데 이 고기리는 예전에 한참 산악자전거만 탈 때도 자주 왔던 곳이다. 그때는 주로 등산로로 다녔지만...
탄천 합수부 기준으로 55km 정도니 합수부에서 팔당대교 갔다 오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 고기리 코스는 200미터 급 오르막길을 2개 오르면 끝나는 길이라 남산 정도의 오르막이라 생각하면 된다. 여우고개는 경사도가 그리 높지는 않고 말구리 고개는 경사가 좀 더 강하지만 그렇게 길지 않으니 두 번의 언덕길로 운동하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