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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Jul 22. 2019

춘천에서 철원까지 자전거 여행

곡운구곡 따라서 철원까지

2019년 6월 29일


지난번에는 서울에서 철원까지 100km를 달렸다. 이번에는 춘천에서부터 시작해본다. 춘천에서 철원까지 가려면 어떤 식으로든 고개를 하나 이상 넘어야 한다. 광덕 고개를 넘어갈까 하다가 좀더 차 없는 길로 갈 수 있는 하오재를 넘기로 한다.


종종 가는 설렁탕집에서 일찍 아침을 먹는다.


처음에는 춘천에 자전거 타러 온 사람들은 대부분 한 번은 지나갔을 소양 2교를 건너서 춘천댐까지 달리면 된다.  당분간은 5번 국도를 따라가게 된다.


북한강 자전거길이 신매대교를 지나서도 용산 교차로까지 이어지지만 이 길은 5번 국도임에도 차가 많지 않아 도로로 달린다.


피암터널을 몇 번 지나야 한다. 터널에서 차선이 좁아지니 차량 통행에 주의해서 달린다. 이 5번 국도보다 강 건너의 70번 도로가 더 큰 도로라 대부분의 차들은 70번 도로로 간다. 자전거들은 보통 여기로 간다.


철원 방향으로 가려면 춘천댐을 건너야 한다. 춘천댐을 건너지 않고 화천 방향으로 달리면 북한강을 벗어나 부다리 고개를 넘어 화천으로 게 된다. 중간에 곡운구곡으로 가야 하니 우리는 춘천댐을 건넌다.


춘천댐 삼거리에서 우회전하면 이제 70번 도로와 5번 국도가 만나게 된다. 이제부터 좁은 길에 차들도 많은 길이라 우리도 차량 통행이 많은 시간대에는 잘 안 다닌다. 금은 이른 아침이라 차들이 적다.


자전거 동호회 사람들이 보인다. 모두 산악자전거인 것을 보니 이 사람들은 오월리나 집다리골 임도를 가는 듯하다.


계속 5번 국도를 따라 달린다. 북한강의 전경이 눈에 들어온다. 춘천댐 삼거리의 신호 때문에 차들이 한 번에 뭉쳐서 지나갔다가 한동안 조용하기를 반복한다.


중간중간에 갈림길이 있는데 우리는 계속 직진이다. 


현지사라는 큰 절도 있다. 석가탄신일 근처에 오면 각종 연등으로 화려한 곳이다.


중간에 철원으로 빠져야 하는데 언제 빠져야 할지를 고민할 필요가 없다. 달리다 보면 직진이 없는 이정표가 보인다.


지촌 삼거리에서 완전히 좌회전하면 철원이다. 이렇게 바닥에도 크게 철원이라 쓰여 있다. 처에 큰 연꽃단지가 있으니 7~8월 연꽃 개화시기에 연꽃을 보고 싶다면 들러도 좋다.


이제 차량 통행이 적은 한가한 길로 달린다.


화악산의 봉우리가 구름에 덮여서 보이지 않는다.


이 구간은 56번 국도로 두 자릿수 번호의 도로지만 꽤 한적한 곳이다. 주말에 여기를 일부러 찾아올 사람은 군인 면회나 나들이 가는 사람들 뿐이다.


계곡물을 따라 골짜기로 달리게 되면 화천 곡운구곡 계곡의 시작이다. 운구곡은 조선 후기 유학자인 김수증이 관직을 버리고 은거하면서 계곡에서 경치가 좋은 9 곳의 절경을 명명한 곳이다.


곡운구곡의 9경은 이렇게 비석이 세워져 있으니 9 곳을 모두 찾아봐도 좋을 것이다.


여기 곡운구곡부터 춘천시에서 화천군으로 넘어간다.


커다란 화강암 기반의 계곡이라 바위가 많고 잡풀이 적은 계곡이다.


곡운구곡의 고장인 사내면이다. 산골 구석이지만 사내면 자체는 가평 화악산 코스를 탈 때 지나가게 되니 자전거 타는 사람들에겐 그리 생소한 곳이 아니다.


곡운구곡 계곡을 따라 달리는 코스인데 오늘은 날이 흐려 시원하기까지 하니 좋다.


3곡인 신녀협은 휴게소와 정자도 있고 구름다리도 있다.


용담리에서 계속 곡운구곡을 따라가려면 신녀협을 지나 회전해서 다리를 건너야 한다. 우리는 계속 직진해서 사창리 읍내로 바로 들어간다.


이 길은 덕고개라는 작은 고개를 넘어야 하는 경로다.


사창리의 편의점에서 잠시 쉬어간다. 사창리 안쪽에식당 여럿 있지만 편의점에서 간단히 간식만 먹는다.


여기서 원래대로면 화악산 코스와 만나는 사내고등학교 쪽으로 가서 하오재를 넘으면 되는데 다른 길이 하나 있어 호기심이 발동했다. 명월리 쪽으로 가보기로 한다.


수피령 방면인 다목리 쪽으로 가다가 중간에 샛길로 들어간다.


명월 1리를 지나 쭉 달린다.


원래 가려던 길보다 조금 짧아지는 대신 오르막길이 있다. 지니님은 쓸데없는 오르막질을 더 하게 되었다고 타박한다. 담부터 여기로 올 일은 없을 듯하다.


상당한 급경사를 내려오니 원래 가려던 길인 463번 도로와 만났다. 이렇게 쓸데없는 고생을 해봐야 다음부터 이 길을 안 오지...


이제 하오재를 중간부터 오르기 시작한다. 하오재가 오늘의 최대 오르막길이다.


오르막길에서 만나면 반가운 이정표가 둘 다 있다. 오르막차로끝 표지판과 터널 알림 표지판이다.


하오터널 직전에 철원군 홍보물이 있다. 아래 반짝거리는 철판은 군용 식판이다. 철원 답게 짬내 나는 홍보물이다.


하오재를 넘으면 오늘의 고생길도 대부분 끝나는 것이다.


하오터널을 지나면 이제 철원군이다. 철원은 행정구역이 군사분계선을 따라 동서로 길게 늘어져 있는데  연천군 위쪽에서 가평, 화천을 지나 양구군 위쪽과 맞닿아 있다. 하오재 내리막길을 쭉 내려간다. 말 그대로 쭉 직진하면 된다.


중간 사거리에서도 신철원 방향으로 쭉 직진이다. 수피령 방향으로 갈 때는 우회전해서 육단리로 가야 한다.


철원군 서면으로 가려면 오르막길을 하나 넘어야 한다.


철원3사단인 백골부대가 있다. 철원 여기저기에 백골 마크가 보이는데 그중에서 제일 멋진 백골 마크가 여기에 있다. 죽어서 백골이 되어서라도 고향땅을 되찾겠다는 말이 부대 명칭의 유래라고 한다.


서면 읍내에는 편의점이 있어 쉬어갈 수 있지만 그대로 지나쳐서 463번 도로를 달린다. 언덕 중간에 구멍이 있는데 새 한 마리가 그 안에서 나오질 않는다. 지라도 틀은 것일까.


중간에 대암호스랜드라는 승마장이 있어서 말들을 볼 수 있다.


옥수수도 익어간다. 올해는 강원도 햇옥수수를 좀 먹고 싶다.


문혜 교차로에서 좌회전을 해야 신철원으로 갈 수 있다. 그대로 직진하면 고석정과 한탄강으로 가게된다. 석정을 지나서 동송으로 가도 되지만 신철원에서 지난 번에 못 간 식당에 가야 한다.


지난번에 서울에서 철원으로 달렸던 43번 국도를 반대로 내려간다. 신철원을 지나 도로의 끝자락이라 차들이 많이 안 다닌다. 5km 정도만 달리면 우리의 목적지인 신철원이다.


신철원으로 가는 이정표가 나왔다. 이제 좌회전해서 철원 읍내로 들어간다.


보통 군청이 읍내 중심에 있으니 별 생각 없이 철원군청으로 갔더니 차량 통행이 없는 길로 조금 우회하게 된다.


지난번에 문을 닫아서 못 갔던 식당에 가서 오징어불고기를 먹는다. 1인분 8000원에 푸짐하게 나온다. 도 좋다.


시장 골목에서 제비집을 보았더니 커다란 제비 새끼들이 비좁게 들어앉아있다. 다 큰 새끼가 네 마리나 되니 부모들이 열심히 먹이를 잡아 나르는 중이다. 비 새끼들의 머리가 둥지 밖으로 보이면 여름이 온 것이다.


버스 시간이 조금 애매하다. 근처 카페에서 시간을 때우다가 신철원 터미널에서 춘천행 막차를 탄다. 버스에 자전거를 싣는데 버스 기사님이 화가 잔뜩 나 있어서 양해를 구하고 자전거를 싣는다.

기사님께 물어보니 화물칸에 실은 자전거가 망가져서 손해 배상하라는 사람에게 시달리다 보니 우리를 보고도 화가 나셨다고 한다. 버스 운송 약관에 따라서 버스 화물칸에 자전거를 싣는 건 기사님의 재량에 따라 거부할 수 있기 때문에 기사님에게 밉보여봐야 자전거 타는 사람만 손해다. 버스나 전철에 자전거를 실으면서 흠집 나고 망가진다고 난리 치는 사람이 간혹 있는데 그런 사람들은 자전거 휴대하고 대중교통에 타면 안 되는 사람들이다.


어쨌든 저번에 서울에서 철원을 한 번 달리고 이번에는 춘천에서 철원을 달렸다. 예전에 철원 고석정 노동당사 코스도 몇 번 달렸으니 철원 근처는 거의 다 다닌 것 같다. 이제 한여름이라 당분간은 찜통더위에 철원 근처를 갈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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