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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Aug 12. 2019

춘천 느랏재 아침 운동

강원도 춘천 아침운동 코스

2019년 8월 11일


오늘은 말복이다. 말복이면 여름 혹서기의 끝 같지만 사실 8월 불볕더위가 최고조로 치달을 때다.  이런 더운 날에는 우리도 아침 운동만 한다. 오늘은 지니님이 사는 춘천에서 시작한다.


춘천 사람들은 주로 의암호를 끼고도는 의암호 둘레길을 많이 달리지만 우린 그 길을 별로 안 좋아한다. 좀 멀리 가는 사람들은 원창고개를 넘어 덕만이 고개로 넘어오기도 한다. 우리가 비교적 자주 가는 운동 코스는 춘천 동쪽에서 동홍천으로 가는 56번 국도로 느랏재를 올라가는 것이다. 코스는 아주 쉽다. 춘천의 중심가 중 하나인 팔호광장에서 계속 직진만 하면 된다. 가락재까지 다녀올 수도 있지만 우리는 주로 느랏재를 넘어서 상걸리까지만 갔다가 돌아오는 35km 정도의 코스를 달린다.


외지인은 익숙하지 않지만 명동 닭갈비 골목 뒤 언덕을 넘어가면 교 사거리와 팔호광장 오거리가 이어진다. 이 팔호광장에서 출발한다. 지금은 아침 6시인데 기온은 25도 정도라 자전거 타기에 딱 좋다.


팔호광장에서 후평사거리 쪽으로 계속 직진만 하면 된다. 리어카의 검둥 강아지가 아저씨랑 나들이 가는 게 신나 보인다.


장학교차로를 지나 동면 IC를 지나간다. 춘천 외곽을 순환하는 46번 국도와 겹치는 곳인데 교차로가 비보호 점멸 신호라 차량 통행을 조심해야 한다.


감정 삼거리를 지나면 느랏재 오르막이 슬슬 시작된다.


해가 산 위로 올라오는 것이 보인다. 느랏재를 올라가는 56번 국도인 가락재로는 서측 사면에 있으니 이른 아침에는 그늘이 많아 시원하다.


느랏재를 알려주는 표지는 언덕길 입구의 막국수집뿐이다. 조금 힘들어 보이는 언덕길이 보이는데 느랏재는 초입이 가장 가파르고 뒤로 갈수록 완만해지는 언덕길이다.


춘천에서 홍천을 가는 차들은 대부분 중앙고속도로로 가기 때문에 느랏재는 차량 통행이 적은 편이다. 다만, 차량 통행이 적고 길이 구불구불하면서 속도위반 카메라도 없기 때문에 폭주족들이 자주 오는 곳이라 조심해야 한다.


해가 점점 떠오르고 있다. 그나마도 하지가 지난 지 좀 되었기 때문에 날이 많이 짧아졌다.


날벌레들이 우리 주변으로 모여든다. 여름에 등산로나 임도에 들어가면 벌레들이 사람 땀냄새에 모여들기 시작하는데 날이 더워지면 날벌레들이 극도로 증식해서 도로까지 나온다.


해발 240미터 고도 표지가 나타나면 2/3 이상 올라온 것이다.


산 아래로 춘천 시내가 보인다.


느랏재 정상에는 터널이 있다. 터널 앞에는 휴게소와 버스정류장도 있지만 휴게소를 이용해본 적은 없다. 근처에 임도 입구가 있어 MTB로는 진짜 언덕 정상으로 갈 수도 있다.


느랏재 터널은 춘천 방향에서는 살짝 오르막이다. 터널을 통과하면 해발 340미터의 느랏재 정상 표지판이 있다.


이제 내리막길을 따라서 상걸리로 쭉 내려간다.


상걸리에는 작은 마을이 있다. 상걸리 보건소도 있고 그 맞은편에 식당도 있다. 식당 앞마당에는 모르는 사람을 극도로 무서워하는 소심한 강아지가 있는데 한 달 여 만에 온 우리를 반긴다. 이 녀석에게 우리는 어쩌다 한 번 갑자기 나타나서 생전 먹어보지도 못한 간식을 주는 신나는 사람들이다.


점점 해가 떠오르고 날이 더워지니 마냥 강아지랑 놀고만 있을 수는 없다. 푹푹 찜통이 되기 전에 다시 춘천으로 돌아가야 한다. 좀 더 운동을 하고 싶다면 가락재 정상까지 다녀오면 되지만 귀찮다.


상걸리에서 올라가는 느랏재는 좀 더 가파른 느낌이다. 한낮에 올라가면 그늘도 얼마 없어 은근히 힘든데 지금은 그나마 시원하다.


비록 춘천이라는 작지 않은 도시에서 산 하나 넘어온 정도지만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는 편이라 이런저런 동물들이 많다. 아침에 느랏재를 다니다 보면 다람쥐는 가장 흔하게 보인다.


여기서 올라갈 때도 해발 240미터 표지판이 있다.


강한 햇빛을 받아서 나무들의 푸른빛이 최고조로 달할 때다.


느랏재 정상으로 다시 돌아왔다. 폭주 차량들이 한 팀 계속 왔다갔다 하는데 슬슬 오토바이 폭주족들 모여들기 시작한다. 조용한 산골짜기 꼬불 길에 일부러 찾아와서 온 산이 울리도록 굉음을 내면서 고속으로 달는 것이 취미 활동이라니 말 그대로 참 악취미다.


느랏재가 짧은 오르막이 아닌지라 내리막도 은근히 길다. 굽은 경사로에 요철이 있는 구간도 있으니 조심해서 내려가야 한다.


동면 IC까지 금방 내려왔다.


더워지기 전에 후딱 운동하러 가느라 아침은 운동 후에 먹기로 했다. 돌아가는 길에 종종 가는 다슬기 해장국집에 들러 아침을 먹는다. 춘천에 있는 다슬기 해장국집 중에 여기가 제일 마음에 든다.


지난여름과 마찬가지로 올여름도 자전거 타는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지독한 날씨다. 2주 동안 주말 비 때문에 운동을 안 했더니 지니님은 더 힘들어한다. 운동하기 딱 좋은 경사도의 오르막길이라 여기 느랏재에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흔히 볼 수 있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40km도 안 되는 짧은 운동 코스지만 자전거로 오르막을 올라가는 것은 평지 40km를 달리는 것과는 다른 고강도 운동이기 때문에 꾸준히 오르다 보면 체력도 금방 올라간다. 덥다고 집에 숨어있지 말고 조금만 부지런을 떨어서 가벼운 운동이라도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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