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Arosa에서 출발해서 28km의 내리막길을 내려간 후에 리히텐슈타인을 그대로 관통해서 오스트리아로 간다. 다음날 아를베르그 패스라는 높은 고갯길을 넘어야 하기 때문에 최대한 고갯길에 가까운 곳에서 자려고 숙소는 Bludenz라는 마을에 예약을 하고 출발한다. 그러다 보니 100km를 달려야 하는데 일단 Arosa에서 Chur까지 28km 구간이 거의 내리막인 것을 생각하면 그리 무리하는 일정은 아닐 것 같다.
푹 자고 눈을 떴더니 날이 맑다.
높은 산봉우리를 넘어서 해가 떠오르면서 반대편 산봉우리부터 빨갛게 빛난다.
어젯밤의 짙은 구름은 이제 흔적만 남아있다.
호수도 잔잔하게 눈에 들어온다.
지금 안 먹으면 먹을 기회가 없을 것 같으니 어제 사둔 컵라면을 이제 먹는다. 나는 매운 라면을 별로 안 좋아하니 생각했던 대로 별로 맛이 없다.
호텔 조식마다 늘 만나지만 항상 반가운 커피머신이다. 그런데, 버튼에 쓰인 독일어들은 해석해봐도 잘 모르겠다. 에스프레소, 그냥 커피, 리스트레토까진 알겠는데 샬레, 칸네부터는... 난 카페 마키아또나 카푸치노만 있으면 되는데...
호텔 조식에는 항상 빠지지 않는 햄과 치즈지만 호텔마다 내놓은 햄 맛이 미묘하게 다르다. 그중에서 난 살라미 종류가 좋다. 우유 자체가 신선하니 시리얼도 맛있다. 넙적한 쵸코 시리얼은 어린애 입맛인 나에겐 최고다.
창가에 자리 잡았다. 알프스 산골의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면서 먹는다. 아주 맑디 맑은 하늘을 보니 어제의 우울했던 기분이 싹 사라진다.
체크아웃을 하고 Obersee 호숫가로 나왔다. 환상적인 날씨가 만들어주는 환상적인 풍경이다.
호텔에 딸린 자전거 가게 앞에 산악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모이더니 리프트 방향으로 몰려간다. 젊은 남자들은 여전히 일반 올마운틴 산악자전거를 주로 타고, 우리나라에도 슬슬 보급되는 전기 산악자전거는 노인들이 주로 탄다.
해가 벌써 높이 떠올랐다. 오늘의 여정을 시작하기 전에 Obersee 호수를 슬슬 한 바퀴 돌면서 맑은 날의 Arosa를 음미해야겠다.
호수를 한 바퀴 돌고 묵었던 호텔 앞으로 다시 왔다. 내가 묵었던 방도 보인다. 주의사항에 1층 바가 있어 소란스러울 수 있다고 했는데 지난밤은 비 오고 추워서 그런지 고요했다. 2층은 조식 먹는 식당과 로비가 있고 지하층은 자전거 가게다.이번 여행에서 꽤 마음에 들었던 숙소 중에 하나다.
어제 짙은 안개로 제대로 즐기지 못한 Arosa를 그냥 떠나려니 아직 아쉽다. 마을 여기저기를 둘러본다. 곰돌이들로 장식된 가게도 들여다보고...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 보니 Arosa역 바로 직전의 터널과 기찻길이 보인다. 기찻길이 자전거와 차가 다니는 길과는 많이 다르다 보니 또 올 일이 있다면 이 기차를 한 번 타보고 싶다. 올라오는 게 힘든지 알았으니 편하게 오고 싶달까...
이제 아로자에서 출발이다. Chur까지 28km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뒤로 보이는 알프스 풍경이 멋지다.
어제 인증샷을 찍었던 마을 입구 표지판에서 다시 사진을 찍는다. 날씨가 다르니 이렇게나 느낌도 다르다.
멋진 풍경에 신이 나지만 너무 빠르지 않게 조심해서 내려간다. 대부분 내리막길이니 약간의 오르막길이 있는 Langwieser까지도 순식간이다.
Langwieser viadukt도 보인다. 오! 마침 기차 소리가 들린다.
아로자 라인의 철마 알레그라야 어제도 만났지만 이렇게 맑은 날 보니 더 반갑다.
기찻길은 역에서 골짜기로 내려가서 이제 만나기 힘드니 실컷 봐 둔다. 아마 Arosa 기찻길은 다시 볼 일이 없을 것이다. 다음번에 스위스에 온다면 아마 이쪽보단 Albula 기찻길 쪽을 보러 가지 않을까?
아주 약한 내리막인 평지 구간도 신난다. 어쩌면 이렇게 푸르를까. 만약 Arosa에 숙소를 예약하지 않고 Chur에 숙소를 예약하고 가뜩 흐렸던 어제 올라 왔다갔다면 이 풍경은 볼 수 없었으리라.
우리나라의 경치 좋은 곳에 정자가 있다면 여기는 조촐하게 벤치가 있다.
내 뒷모습도 찍어본다. 맑은 하늘과는 별개로 어제 비가 온 고산지대에서 내리막길을 내려가니 상당히 추워서 챙겨 온 옷을 입었다. 짐 위의 빨간 봉투는 어제 슈퍼에서 산 장바구니다. 결국 선물로 산 초콜릿을 담아서 한국까지 가져오게 된 스위스 출신 장바구니...
어딜 봐도 화려한 경치를 즐기며 신나게 내려가니 어느새 Chur가 보인다. Arosa에서부터의 환상적인 경치가 이제 끝난다니 좀 아쉽다. 아직 여행의 초입이다. 이제부터 알프스가 나에게 무엇을 보여줄 것인지 더욱 기대된다.
Chur 중앙역 앞의 광장에 무언가 축제 비슷한 것을 하고 있다. 연기를 쏴서 아이들 머리의 종이컵을 떨어뜨리는 퍼포먼스를 잠시 구경한다.
Chur 중앙역 옆으로 철길을 따라 자전거길이 있다. 어제 못 찾고 다른 길로 왔던 바로 그 자전거길이다.
자전거길을 계속 따라간다. 마침 같은 방향으로 가는 다른 현지인 자전거가 있어서 멀찍이서 따라가니 길 찾기가 수월하다.
자전거길은 중간에 철길 아래로 건너간다. 여기서도 계속 이어진다. 이래서 어제 3번 도로에 자전거가 한 대도 안 보였던 것이구나.
오늘은 오스트리아로 가야 한다. 어제 지나왔던 Bad Ragaz에서 Maienfeld 쪽으로 가볼까 한다.
계속 자전거길로 가는데 자동차 통행금지 표지가 있으면 왠지 불안하다. 자동차는 안되고 자전거는 들어가도 되는 길... 비포장이 나올 확률이 크다.
철길을 따라서 계속 자전거길이 이어진다.
로드바이크를 탄 아저씨가 나를 앞질러 달린다. 역시나 불안한 마음으로 가던 길은 비포장길로 바뀌지만 이런 길에 익숙한 아저씨는 잘도 달린다.
자전거길은 비포장길이었다가 포장길이었다가, 숲 속으로 들어갔다가 들판으로 나오기도 한다. 골재 회사 근처로 돌아가기도 하고 다리 밑으로 나오기도 하니 초행길의 외지인이 쉽게 이용하긴 힘든 자전거길이다.
Landquart의 아울렛도 지나간다. 저렇게 생긴 집이 두 줄로 쭉 늘어서 있는 형태의 아울렛이다. 바로 옆에 자전거길이 있었는데 어제는 보이지도 않아 도로를 달렸다.
어제 건너왔던 다리까지 왔다. 여기서 이 자전거길로 가다간 완전한 비포장이 나올 것 같다.
그렇다면 이미 알고 있는 길로 가는 게 안전하지... 다리를 건너 3번 도로를 따라 달린다.
멋진 산봉우리들이 저 멀리 보인다. 왼쪽의 날카로운 산이 Gonzen, 오른쪽 톱니 모양 산이 Fläscherberg이고 그 사이로 내가 가야 할 길이 라인강을 따라 이어진다.
원래는 Bad ragaz의 북쪽에 있는 다리 근처로 자전거길을 따라가야 하는데 약간의 변덕으로 사서 고생을 하기로 했다. Maienfeld 쪽으로 달린다.
Maienfeld는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의 무대가 되는 곳으로 마을 뒤쪽으로 넓은 초지가 펼쳐지는 곳이다. Maienfeld 입구에 하이디 호텔이 있다. 하이디는 예전에 애니메이션으로 방영을 해줬던 기억이 있는데 스토리가 거의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이 그다지 좋아할 만한 내용은 아니었던 듯하다.
큰길을 따라서 쭉 달리는데... 점점 오르막길이다. 잠시 멈춰서 지도를 보니 갈림길에서 작은 길로 가야 한다. 그나저나 이 근처를 이틀 동안 다니다 보니 여기 Maienfeld는 비교적 큰 동네인 듯하다. 내 머릿속의 하이디는 시퍼런 허허벌판에서 뛰어노는 100% 내추럴 시골소녀 이미지였는데 여기 와보니 생각보다 그렇게 깡시골 소녀는 아니고 도시물을 한 20%는 먹은 아이인 듯하다. 완전 시골 구석은 아니고 면 소재지 쯤 사는 셈이랄까...
마을길을 따라서 동네를 벗어나니 포도나무에 포도가 잔뜩 익었다. 우리나라도 지금쯤 포도가 딱 잘 익었을 때다.
포도밭을 따라 달린다. 우리나라에선 이 정도로 포도가 열려 있으면 포도향을 가득 맡을 수 있는데 여기는 품종이 달라서 그런지 향이 거의 없다.
자전거길이라고 표시된 길이 있으니 따라 들어가 본다. 어차피 비포장길이겠지만 그리 길지는 않겠지... 그대로 포장도로로 가면 좀 많이 돌아가게 되니 비포장길이 나와도 큰 손해는 아닐 듯하다.
역시나 비포장길이다. 거친 포장길과 잠깐의 물웅덩이 비포장길을 달려서 도로와 만나니 바로 라인강을 건너는 다리가 있다. 그대로 가면 깎아지른 산 절벽에 길이 끊기니 강 좌안으로 넘어가야 한다.
오! 마침 여기서부터 강변 자전거길이 포장도로가 되었다. 길을 따라 달리는데 내 뒤로 갑자기 엄청난 자전거 떼가 나타나서 쫓아온다. 학생들이 체험 학습 같은걸 나온 것 같다.
여기는 큰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들이 흔하다. 그렇다고 다 저 사람처럼 개를 데리고 강 깊숙이 들어가진 않는다.
Gonzen 산의 봉우리가 구름에 싸여 있다. 근처에서는 상당히 높아 보이지만 해발 1830m니 알프스에선 그냥 마을 뒷산이다. 그래도 높이가 있으니 할아버지들 아침 운동하러 올라가는 산은 아니겠지...
강변에 벙커가 있다. 세계대전의 흔적일까? 중립국인 스위스가 알량한 군사력으로 세계대전에서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뒷거래로 나치 독일의 자금 조달에 스위스가 큰 도움을 주었다고 하는데 표면적으로는 중립국으로서 강 건너 독일 오스트리아 연합군과 대치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오늘은 리히텐슈타인을 관통해서 지나가야 한다. 리히텐슈타인 남쪽의 Balzers라는 마을과 구텐베르크 성이 보인다.
자전거 타는 아버지와 아들이 나를 추월해서 엄청 열심히 달린다. 이곳에서 농장에 말을 키우는 건 쉽게 볼 수 있다. 승마를 하는 사람도 자주 보인다. 승마는 다 좋은데... 자전거길에 지뢰를 여기저기 깔고 다니는 것만 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다. 스위스와 오스트리아에는 개똥은 자주 치울 수 있게 개똥 전용 쓰레기통과 비닐까지 산책로 여기저기에 자주 설치되어 있는데 훨씬 커다랗게 자주 싸지르는 말똥은 괜찮은가 보다.
직선화된 강과 자전거길은 편하긴 한데 심심하다. 심지어 왼쪽에는 고속도로가 있다. 그래도 우리나라와 다른 산과 들을 보니 좀 색다르긴 하다.
이제 리히텐슈타인의 두 번째 도시인 Triesen이 보인다. 이다음은 리히텐슈타인의 수도인 Vaduz인가...
Vaduz가 보인다. 그리고 Vaduz로 건너가는 자전거 다리가 나타났다. 오로지 자전거와 사람만 다니는 목조 다리다. 우리나라처럼 배달 오토바이나 스쿠터가 지나가거나 하는 일은 없다.
다리를 건너왔다. 여기가 리히텐슈타인이구나...
Helwangspitz라는 리히텐슈타인의 산봉우리와 Vaduz 성이 보인다. 여기 학교 교가도 저 산의 정기를 빨아먹는 노래일까? 실제로 리히텐슈타인의 국가(國歌)는 라인강 위로 리히텐슈타인이 저 산에 기댄다고 한다.
리히텐슈타인은 세계에서 6번째로 작은 나라로 국방은 스위스가 전담하고 외교도 상당 부분 스위스에 의존한다고 한다. 심지어, 국가(國歌)마저도 영국 국가와 음이 똑같다고 한다. 그래서 리히텐슈타인 축구팀과 잉글랜드 축구팀이 친선경기를 하면 똑같은 음악이 두 번 나온다. 한스 아담 2세라는 귀족 작위를 가진 군주가 다스리는 입헌군주제이지만 의회보다 군주의 권력이 훨씬 강하여 사실상 독재가 가능하다고 한다. 일반적인 독재국가들과 다른 점은 통치자가 엄청난 부자이며 사업가라서 외국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나라를 운영하여 세율이 엄청 낮고 국민들이 풍요롭게 살기 때문에 대부분의 국민들이 군주를 지지한다는 것이다. 참 독특한 나라다. 직업은 따로 있고 취미로 왕을 하는 사람인 듯하다.
그것과는 별개로 나는 리히텐슈타인에 별 관심이 없다. 특별한 자연 풍경 없이 물가만 비싼 나라를 내가 좋아할 리가 없지... 마침 자전거길도 복잡한 도심으로 가지 않고 외곽으로 빙 돌아간다.
그대로 자전거길을 따라가면 내가 가야 할 방향인 Feldkirch에서 너무 멀어질 것 같아서 Schaan이란 마을로 들어왔다. 독일어 발음도 모르고 영어로는 발음이 이상해지는 지명이 많아서 그대로 쓴다.
차도에는 차들이 많이 다니고 자전거/보행자길은 한적해서 좀 불편한 자전거길을 달린다.
점심시간이 되었는데 도심의 식당을 지나치니 음식점이 안 보인다. 한참을 달리다가 슈퍼마켓이 보여서 잠시 멈췄다.
간단히 음료수 하나 먹으려 했는데 샌드위치까지 팔길래 집어왔다. 입구에는 마침 앉을 수 있는 테이블까지 있으니 여기서 점심 삼아 간단히 먹고 간다. 아침 식사를 잔뜩 먹으니 점심까지 푸짐하게 먹을 필요는 없고 저녁을 그때그때 먹고 싶은 것을 먹기로 했다.
국경 검문소를 지나면 이제 오스트리아의 Feldkirch다. 먼가 국경이란 것이 별거 아닌 것 같지만 국경을 넘는 순간 분위기가 미묘하게 바뀐다.이제 오스트리아 가장 서쪽인 보르아를베르그 지방이다.
Feldkirch에서 다리를 건너면 이제 강을 따라 올라간다. 원래 Feldkirch에서 잘까 하다가 Bludenz에서 자기로 하고 숙소도 예약해놨다.
찻길 옆으로 자전거길이 계속 이어진다.
어떤 식으로든 자전거길이 나있는데 은근히 자동차 길보다 불편하다. 계속 마을들을 지나고 슬슬 100km에 가까워지니 지치기 시작하는데 Bludenz는 나타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어느 순간 자전거길이 없어졌는데 아무래도 자전거길을 따라 가면 비포장길이 나올 것 같은 느낌에 차도를 달린다. 표지판을 보면 저기가 Bludenz겠지 하고 달리는데...
가까이 가면 다른 마을이고 Bludenz는 더 가야 하는 상황이 반복된다.
어찌어찌 Bludenz 경계에 들어왔다. 여기서 지도를 보고 한 번에 오르막길을 가면 되었는데 일단 마을 중심에 가보자는 생각에 계속 달린다.
Bludenz에는 꽤 큰 맥주 공장이 있다. 공장 맞은편에 공장에서 운영하는 맥주집도 있는데 문 열었는지는 모르겠다.
시내 중심부에 들어왔다. 일단 목 마르니 음료수라도 하나 먹을까 하고 동네를 헤매 다녔는데 나중에 보니 숙소 바로 앞에 큰 슈퍼마켓이 있었다. 언덕길을 따라서 숙소로 올라간다.
괄괄하지만 친절한 여자 직원들에게 체크인을 하고 자전거 둘 곳도 안내받는다. 방은 조금 낡았지만 깨끗하고 조용하다.
100km를 달리느라 땀에 찌든 몸을 씻고 호텔 앞 슈퍼마켓에서 밤에 먹을 간식과 맥주를 사다 놓은 후에 다시 시내로 간다. 항상 가게나 식당이 문 닫은 후의 일을 생각해야 한다.
여기는 상당히 시골 구석이라 생각했는데 역 앞에 무려 초밥집이 있다.
일본인이 하면 더 좋겠지만 중국인들이 하는 식당이다. 그래도 유럽 사람보다는 낫겠지... 조금 고민하다가 초밥 사시미 세트를 주문했더니 사시미는 준비가 안되었다고 한다. 유럽 사람들은 날생선을 잘 안 먹어서 그런지 일식집에서 사시미가 안 될 때가 종종 있다. 초밥 세트 큰 거는 된다고 하길래 주문했다. 물론 맥주도 큰 거!
당연하겠지만 동네 맥주공장에서 온 신선한 생맥주가 나왔다. 맛도 시원하다.
그리고 초밥 세트... 유럽 사람이 하는 데는 형편없는 곳이 많은데 그나마 중국사람이 해서 그런지 이마트 초밥보다 조금 나은 정도로 나왔다. 근처에 바다라고는 없는 오스트리아에서 이 정도면 훌륭하다. 다른 사람들을 보니 대부분 중국식 요리를 먹고 있다. 나도 저런 걸 먹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 정도면 만족한다.
식사를 하고 계산을 하니 포춘 쿠키를 하나 준다. 열어보니 Follow your heart!라고 쓰여 있다. 나는 원래 그렇게 사는걸.
초밥집 바로 뒤는 Bludenz역이다. 여행 내내 종종 만났던 기차가 여기 서있네.
그리 크지 않은 동네라 금방 돌아본다.
여기도 동네 뒷산에 케이블카가 있다. 그 케이블카로 올라갔는지는 모르겠지만 패러글라이드가 하나 하늘에 떠있다.
마을 앞에도 멋진 산봉우리들이 있다. 저 뒷산 너머는 리히텐슈타인이다.
맥주 공장 옆길로 슬슬 올라간다. 너네 맥주 맛있었다. 아.. 아까 슈퍼에서 병맥주도 사놨지.
마을 가운데에 자전거길도 있다.
어느 집 앞마당에 꽃이 동그랗게 무리 지어 피어 있는 것이 예쁘다.
여기도 해발 600m 가까이 되는 나름 산골이다. 해가 산을 타고 지고 있다. 숙소에 돌아가서 사둔 맥주를 마시고 쉰다.
어제 비 맞으면서 Arosa에 올라가서 잔 것은 아주 훌륭한 선택이었다. 덕분에 환상적인 스위스 알프스의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스위스에서 리히텐슈타인을 거쳐서 오스트리아에 들어오니 스위스, 리히텐슈타인, 오스트리아가 같은 문화권인데도 살짝 다른 느낌이 든다. 이제 오스트리아 알프스를 거의 횡단하면서 달리게 된다. 쉽지 않은 여정이겠지만 날씨만 맑았으면 좋겠다. 내일은 여기서 해발 1790m 아를베르그 패스까지 1100m를 상승하여 오스트리아 티롤 지방으로 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