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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Nov 11. 2019

존의 알프스 자전거 여행 11 - 클라이맥스

해발 2504m 그로스글로크너 하이알파인 로드

2019년 9월 10일


드디어, 이번 알프스 여행의 클라이맥스인 그로스글로크너 고산 도로에 올라가는 날이다. 무려 해발 2504m인 도로를 넘어가야 한다. 디까지 갈 수 있을지 모르니 오늘 저녁 잘 숙소는 아직 예약하지 않다.


조금 오래된 호텔이라 생각했는데 방도 깔끔하고 아늑했다. 오늘은 아침 식사를 더욱더 신경 써서 열심히 먹는다. 생각했던 것보다 잘 나온 호텔 조식이다. 하루의 대부분을 책임져줄 에너지원이다.


단순히 간단한 음식을 늘어놓은 것 외에 손이 가는 음식들이 꽤 있다. 특히 계란 프라이는 유럽의 3성급 호텔에서 낼 수 있는 최고의 아침 메뉴다.


체크아웃하는데 친절한 남자 직원이 그로스글로크너의 현재 상황과 날씨 예보를 알려준다. 현재 그로스글로크너 고산 도로는 영상 4도이며 눈으로 덮여있다. 9월 초인데 눈으로 보기 전까진 믿지 못할 것 같은 눈 덮인 풍경이 모니터에 보인다. 하얀 눈을 가로지르는 구불구불한 도로와 그 위로 보이는 푸른 하늘, 오늘은 그로스글로크너 고산 도로를 오르는데 최고의 날씨라고 한다.


 그로스글로크너주요 포인트에 카메라가 있어 시간으로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데 궁금한 사람은 아래 링크로 확인할 수 있다. 통행이 통제되는 11월부터 4월까지의 울에는 차량 통행이 통제되어 눈과 도로만 보일 것이다.  

https://www.grossglockner.at/gg/en/webcam


어제 비를 맞고 달렸더니 자전거가 엉망이다. 내리막길을 안전하게 갈 수 있도록 브레이크 라인을 간단히 정비하고 체인에 기름칠도 해준다. 이참에 공기압도 다시 맞춰주고... 지금 할 수 있는 건 이 정도뿐이지만 최대한 준비한다.


그로스글로크너 고산도로 정상은 낮에도 영상 6~7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니 입을 수 있는 옷은 최대한 꺼내 입는다. 덕분에 총 무게는 그대로지만 안장 가방의 짐이 조금 줄들었다.


이제 그로스글로크너 하이알파인로드로 출발이다. 


출발하면 바로 Fusch를 벗어나게 된다. 앞에 보이는 산봉우리에도 눈이 쌓여 있는데...


계속 약한 오르막을 올라간다. 오늘은 날씨가 정말 좋은 날이다. 푸른 목초지 뒤로 푸른 산과 하얀 산봉우리, 그리고 파란 하늘이다.


그로스글로크너 고산 도로의 시작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다.


계속 산골짜기로 난 길을 따라 가는데 저 멀리 하얀 산봉우리가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도 강원도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피암터널이 나타나면 해발 1000m를 지난 것이다.


하얀 산봉우리가 점점 다가오는 느낌이다. 지금은 그저 신기하기만 하다. 9월 초에 눈 덮인 산이라니...


조금 더 가면 통행요금 안내판이 있다. 오토바이들이 많이들 여행 오는 곳이라 오토바이도 통행료를 낸다. 그럼 자전거는?


요금소가 나왔다. 요금소 뒤로는 멋진 눈산이 보인다. 자전거 방향 표시가 되어 있으니 지시를 따라가면 된다.


바로 오른쪽에는 눈 덮이고 기다란 능선이 보인다.


요금소에 화장실도 있으니 들러서 몸을 더 가볍게 한다.


화장실도 다녀왔으니 슬슬 출발해볼까? 오토바이 통행로 옆에 자전거 통행로가 있고, 오토바이는 통행료를 내야 하지만 자전거 요금은 무료다.


 자전거 통로에 자전거 통행 안내문이 붙어 있다.

한 줄로 도로 오른쪽에 붙어 달리고

다운힐을 할 때 조심하고

날씨나 몸 컨디션에 따라 속도 조절하고

반사 조끼 입고

가능하면 아침 9시 이전 혹은 오후 3시 이후에 오라고 한다. 추울 텐데...  

안내 데스크에서 4유로에 보험도 들 수 있다고 하는데 안 들어도 괜찮겠지...


그리고 이 버튼을 누르고 나가면 본격적인 그로스글로크너 고산 도로의 출발이다.


자전거 통로를 나가자마자 보이는 것이 있다. 자전거 공식 기록 측정 부스로 여기에서 돈을 내면 꼭대기의 산장에 도착해서 공식 기록을 등록할 수 있다고 하는데, 난 기록이고 뭐고 간신히 기어올라갈 것 같다. 량을 가지고 와서 여기 주차한 후에 짐 없이 자전거로 올라간다면 할만할 것 같다.


어쨌든 웅장한 산을 향해 출발이다.


며칠 전 Kaunertal에 올라가는 길에 본 것처럼 여기도 급한 헤어핀 커브마다 Kehre 표지판이 있다. 꼭대기까지 몇 번의 Kehre 표지판을 만나게 될까.


오르막길을 오르다 보면 계속 보이는 웅장한 산봉우리가 있다.


그로스비스바하혼(groß wiessbachhorn)이라는 해발 3564m의 저 산봉우리를 정상에 올라갈 때까지 한참 동안 보게 된다. 이 도로의 이름이자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높은 산인 그로스글로크너는 나중에 조금 보이다 만다.



올라온 길이 아래로 보인다. 해발 고도가 적힌 표지판이 보일 때마다 쭉쭉 올라가고 있는 것이 느껴지지만 해발 2500m 까지는 아직 한참 멀었다.


내 옆을 자전거로 추월해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면 짐도 없고 팔다리도 길쭉길쭉한 현지인들이다. 저렇게 짐이 없다면 근처 사는 사람일 것 같다.


주차장에 매점이 있다. 이런 매점은 언제 나타날지 모르니 보일 때마다 쉬어주는 것이 좋다. 제로 꼭대기 근처까지 여기 말고는 가게가 없다.


기념품도 판다. 알프스 곰돌이인가... 알프스에는 대형 맹수들이 살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소나 양을 자유롭게 방목할 수 있는 것이겠지. 음료수나 하나 사서 마시고 화장실도 갔다 온다. 멋진 산을 보면서 쉬니 힘들어도 기분은 좋다.


식수는 따로 구입할 필요 없이 이런 것을 마시면 된다. 알프스의 깨끗한 물이다. 맛도 정말 좋다. 내가 아는 유럽의 이상한 물맛이 아니다.


다시 언덕길을 올라간다.


Kehre5를 지나니 벌써 해발 1762m다.


Kehre라는 표지판이 있으면 이런 헤어핀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고가도로 같이 공사한 구간이 나온다. 길은 계속 어마무시한 꼬부랑길이다. 이렇게 고가도로까지 만든 덕분에 길은 내리막길이 없이 계속 꾸준한 오르막길이다.


막상 달릴 때는 크게 체감이 안되지만 위에 올라와서 보면 이렇게 꼬불거리는 길이다.


여관 직원의 말대로 오늘은 축복받은 날씨다. 티롤에서의 우울한 5일은 이를 위한 인내의 시간이었던가. 지금도 힘든 걸 인내하고 올라가야 하지만, 역시 정신적으로 힘든 것보다 육체적으로 힘든 것이 낫다.


이 고가도로를 Nassfeldbrucke라고 하나보다.


초록색의 풀들 사이로 눈덩이들이 조금씩 있다. 슬슬 만년설이 뒤덮인 곳으로 진입할 것이라는 예고장이다.


지금 올라온 길이 그로스글로크너 고산 도로에서 가장 꼬불꼬불한 곳이라 할 수 있다.


마치 하늘로 통하는 것 같은 오르막길을 계속 올라간다. 로를 이런 식으로 다듬지 않았다면 올라가는데 몇 배는 힘들었을 것 같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그로스비스바하혼도 전체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저 고개 위에 집 같은 것이 보이는데 아직 한참은 더 가야 할 것 같다.


현재 해발은 2100m를 넘어섰으니 이제 해발 300m만 더 올라가면 된다.


저 멀리 내가 지나왔던 첼암제 방향으로도 하얀 봉우리들이 보인다.


그로스비스바하혼과 인증샷을 하나 남겨보자.


산봉우리 바로 옆에 조그맣게 삐죽 솟은 이 보인다. 저 탑 근처가 Seidlwinkel(Silk wrinkle)이라고 하는 이 고산 도로의 가장 높은 구역이다.


잘 보이지 않지만 바위 밑의 동물 같은 것은 여기 사는 알파인 마모트라는 땅다람쥐다. 식성이 좋은 데다가 비상시에는 9개월까지 겨울잠을 잘 수 있어 이 척박한 곳에서도 잘 살 수 있다고 한다.


이 가까이 보인다.


돌아보니 올라왔던 길도 까마득하다.


아까 만난 매점 이후로 처음 나온 식당이다. 점심시간이 지났지만 들르지 않고 간다. 배가 고파야 하는데 고프질 않다.


올라가다 보면 제설차가 두 군데 전시되어 있다. 1935년 개통된 그로스글로크너 고산 도로는 도로에 쌓이는 눈을 치우는데만 해도 엄청난 인력이 동원되었다. 그마도 쉽지 않아 1년에 통행 가능한 날이 132일 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 이 제설차 덕분에 5월부터 10월까지 통행이 가능하게 되었다고 한다.


Oberes Nassfeld... 찾아보니 습지라고 한다. 현재 해발 2273m, 너무 힘들어서 근처에 주저앉아 쉬었다. MTB들이 저단의 기어비로 슬금슬금 계속 올라가는데, 나도 여기 오기 전에 11-28T 스프라켓을 좀 더 큰 것으로 바꿨어야 했나 싶다.


해발 2334m인 Kehre 12부터는 눈밭이다. 바로 위로 Seidlwinkel이 잘 보다.


조금 더 올라가서 Kehre 14가 나오면 이제 오르막이 거의 끝나가는 것 같다. 기까지 급한 헤어핀 커브가 14번 있었다는 것이다.


Fuscher torl 레스토랑이 보인다. 기가 Fusch로 가는 통로라는 뜻의 Fuscher torl이다.


여기서 레스토랑에 들르지 않고 바로 Fuacher torl을 올라간다.

옆을 보니 내리막길이 있다. 이 길이 여러 갈래 일리는 없는데 왜 내리막길이 있지? 단의 주름같이 부드럽게 굽이치는 이 도로를 실크 윙클(seidlwinkel)이라 한다.


여기가 끝이 아니었던 것이다. 내리막길로 100m 정도 내려가서 호수를 지나면 두 번째 오르막이 시작된다.


지금까지 지나온 길도 엄청 꼬부랑길이다.


Oberes Nassfeld의 전체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멀리서부터 그렇게 눈앞에 보이지만 다가오지 않던 에 도착했다. 나는 6kg의 짐으로도 이렇게 헥헥거리는데 중무장한 여행용 자전거로 올라온 사람도 있다.


Fuscher torl 인증샷을 남겨본다. 처럼 넘어가지 않고 정상에 들렀다가 돌아가는 사람은 아마 여기까지 온 다음에 돌아갈 것이다.


삼각산 바로 뒤쪽에 찔끔 나와있는 것이 오스트리아 최고봉인 그로스글로크너 봉우리라고 한다. 도로 름은 그로스글로크너 고산 도로인데 그로스글로크너산은 찔끔 보이는 것이 마치 피 우유의 0.5% 커피 함유량 같다.


여기까지 올라왔으니 인증샷 한 번 남겨줘야 하지 않을까? 근처의 아저씨에게 부탁해서 사진 하나 남겨본다. 방심하고 쌓인 눈을 밟았다가 MTB 클릿 틈새로 눈 녹은 물이 들어와서 발이 시리다.


호수까지는 내리막이라 금방 내려간다.


해발 2262m의 Fuscher lake까지 내려왔다. 여기서 다시 해발 2500m까지 올라가야 한다니 실제로는 약 200m를 더 올라가야 하는 셈이다.


식당이 하나 있는데 하필이면 지금 중국인들이 많으니 그냥 지나간다.


다시 오르막을 올라간다.


여기에도 제설차가 하나 시되어 있다. 터넷에서 이 제설차에 관해 찾아보면 제설할 당시의 모습과 두 대의 제설차와 함께 찍은 관련자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멋진 곳을 지켜준 멋진 사람들과 멋진 제설차다.


조금 올라가다 보면 터널이 하나 있는데 Mittertorl 터널이라고 한다. 이 터널을 지나면...


다시 오르막길에 있다. 길이 이어지는 곳의 끝에 큰 점이 보이는데, 저 점이 해발 2500m 지점인 이 도로의 최고점이다.


터널과 터널 사이는 눈과 바위로 황량하다.


해발 2427m인 지금이 제일 힘들 때다. 점심이라도 제대로 먹었어야 했는데...


400m만 더 가면 터널이 나온다.


드디어 Hochtor 터널에 도착했다.


근처에는 잘츠부르크와 카린시아의 경계를 알려주는 경계석이 있다. 기서부터 카린시아다. 정작 잘츠부르크 시내 근처도 못 갔지만 잘츠부르크의 첼암제와 그로스글러크너는 최고였다.


터널을 넘어가면 매점이 있다고 한다.


터널을 넘었다. 터널 앞의 온도계가 영상 7도를 알려준다. 터널 반대편은 그늘져서 영상 6도였다.


매점에는 자전거 거치대는 있지만 테이블이 모두 안쪽에 있어서 자전거를 두고 먹을만한 곳이 없었다. 그냥 음료수나 하나 마시고 나온다.


이곳이 바로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높은 고개라는 그로스글로크너 고산도로의 정상, 해발 2504m이다. 이번 여행 최대의 도전 과제였던 해발 2500m 오르막길에 도달한 것이다.


기념품 삼아서 작은 냉장고 자석을 하나 샀는데... 오다가 어디서 떨어뜨렸는지 없어졌다. 나중에 또 가야 하나...


풍경도 구경하는데 뭔가 좀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여기까지 도달한 것은 좋은데 벌써 시간은 오후 4시에 가까워지고 있다. 생각해둔 숙소까지 가기 힘들 것 같으니 적당한 곳을 찾아서 예약을 해둔다. 너무 시골 같은 작은 마을인데 나 하나 먹고 잘 곳은 있겠지...

가야 할 길도 눈 투성이다. 아무리 내리막길이라도 시간이 많지 않으니 얼른 출발해야겠다.


내려가는 길에도 약수물이 있으니 마침 떨어진 식수를 채운다. 물맛이 정말 깔끔하다. 


내려가는 길도 만만찮으니 속도를 적당히 조절해서 내려간다. 여기 로스글로크너의 남쪽 방향은 이탈리아에 가까운 편이라 2011년 지로 디 이탈리아의 13번째 스테이지였다. 그냥 올라가도 힘든 코스 그런지 경기도 해발 1907m까지만 올라가는 것으로 했다. 여기서 유명한 알베르토 콘타도르가 스테이지 우승을 했지만 도핑 판정으로 2등으로 들어온 베네수엘라의 호세 루하노가 자기 경력 최대의 업적을 이루어냈다.


내리막길을 쭉 내려가다가 적당한 곳에서 조금씩 쉬어준다. 시속 60km를 넘지 않도록 속도를 조절해야 하니 계속 브레이크를 잡아야 한다.


중간에 로터리로 갈림길이 있는데 직진하면 그로스글로크너 가까이에 있는 KAISER-FRANZ-JOSEFS-HÖHE라는 곳으로 갈 수 있는데 내 체력과 남은 시간이 거기 들를 상황이 아니다. KAISER-FRANZ-JOSEFS-HÖHE는 쉽게 말해서 그로스글로크너 산의 관광 안내소다.


나는 리엔츠 방향으로 가다가 중간에 빠져야 한다.


이 산 중에 그로스글로크너가 있는 것 같은데 다 비슷비슷해서 뭔지 모르겠다. 아마 저 언덕 바로 뒤의 설산이 그로스글로크너인 것 같다.


소들이 나를 보고 잠시 멈추더니 슬금슬금 도로를 횡단한다.


Heiligenblut라는 마을이 보인다. 이제 마을다운 마을이 보인다. 성당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107번 도로를 따라 내려가다가 올라가기 싫은 오르막길이 보일 때 바로 옆으로 작은 길이 있다. 지도에서 이 길 지름길로 표시되어 있어서 들어가 보니 비포장길이 나타난다.


비포장길에서 잠시 끌고 걸어가는데... 소똥밭이다.결국 자전거 바퀴로 소똥을 한 번 밟았다. 여기 소들은 장이 안 좋은지 우리나라 소똥보다 훨씬 묽다. 제길...


다시 포장길이 나타나고 자전거길 표시를 따라 요리조리 달리면 내가 가야 할 길인 106번 도로가 나타난다.


분명히 멀지 않은 Rangersdorf란 마을에 숙소를 예약했는데 힘이 없어서 그런지 평지가 한없이 멀게 느껴진다.  


드디어 숙소에 도착했다. 동유럽 사람 같이 생긴 주인아저씨는 다행히 영어를 잘한다.  열쇠를 받아서 올라가 보니 방 두 개와 화장실 하나를 쓰는 구조인데 방 하나만 열린다. 대충 예약한 시골 구석의 작은 여관인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가능하면 다 씻고 저녁을 먹고 싶지만 지금 배가 너무 고프다. 이 마을 유일의 여관이자 식당이자 술집이니 다른 데로 갈 필요도 없이 여관 레스토랑으로 직행한다. 일단 맥주 큰 잔으로!


그리고, 오늘은 내심 돼지갈비가 먹고 싶었다. 바베큐 폭립 큰 거 하나! 밑에 감자까지 가득 깔린 커다란 폭립이 나왔다. 맛있다. 내가 원하던 기름진 그 맛이다. 에너지를 채우기 위해서 꾸역꾸역 먹었는데 양이 엄청 많아서 결국 작은 거 한 토막을 남겼다.


먹고 쉬다가 잘 때가 되니 기름진 식사로 콜라가 엄청 땡긴다. 근처에 슈퍼가 없으니 저녁에 쉬다가 나와서 여관의 바에 갔더니 동네 아저씨들 다 모여서 술판을 벌이고 있다. 술집에서 파는 콜라 값으로 콜라를 한 잔 들이켜고 올라온다.


오늘은 Fusch에서 Rangersdorf까지 71km를 달렸다. 1933m를 상승해야 하는 결코 쉽지 않은 길이었고 다리에 통증까지 겹쳐서 간신히 넘어갔다.

지금까지 해발 2500m에 자전거로 오를 기회는 몇 번 있었다. 하와이의 마우나케아, 할레아칼라,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의 에트나 화산. 하지만, 일정 문제와 체력 문제로 자동차를 이용해서 관광만 하고 왔으니 실제로 해발  2500m까지 자전거를 타고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할 수 있다. 제주도 1100 고지를 올라갈 때보다 몇 배는 힘들었지만 어떻게든 올라왔다. 이제 힘든 여정은 다 끝난 듯하지만 과연 그럴까? 아직 여행은 끝나지 않았고, 며칠 후에 정말 징글징글한 오르막길을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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