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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Jul 20. 2020

춘천 대룡산 MTB 오르막길

2020년 7월 11일


오늘은 아주 가끔 있는 지니님이 주말에 일하는 날이다. 나 혼자 무얼 할까 하다가 춘천 동쪽을 막고 있는 대룡산에 올라가기로 한다. 춘천역 기준으로 왕복 30km도 안 되니 가볍게 운동할만한 거리다.


해발 899m의 대룡산은 중앙고속도로의 끝인 춘천 톨게이트 동쪽의 산이다. 자동차를 타고 중앙고속도로로 춘천 휴게소가 있는 원창고개를 넘어 춘천에 들어오면 긴 내리막길이 나타나는데 산속에 갇힌 듯한 고속도로에서 고개를 넘을 때 펼쳐지는 확 트인 풍경이 꽤나 이국적이다.


시작은 남춘천역 근처에서 공지천을 쭉 거슬러 올라간다. 동내면사무소 방향으로 자전거길에서 올라가서 다시 신촌정보통신학교 쪽으로 들어가면 그다음부터는 춘천IC 아래로 간다. 춘천 순환도로 대룡산 주유소 사거리에 도착하면 제대로 길을 찾은 것이다. 길 복잡한 것이 싫다면 그냥 큰길로 대룡산 주유소를 찾아가면 된다.


대룡산 주유소 앞 사거리에서 대룡산길로 직진하면 사암리로 들어가게 된다. 사암3리 노인회관 근처에는 털북숭이 강아지가 한 마리 있는데 오늘도 만났다.


사암3리에서 중앙고속도로 아래를 지나면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7km 정도를 올라가야 하는데 벌써부터 경사가 심하기 때문에 오르막길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초반부터 당황할 수 있다.


공군부대 시설이 잔뜩 있는데 시설 촬영은 금지지만 길을 따라 통행하는 것 자체는 가능하다. 군부대를 지나면 본격적으로 꼬불꼬불한 오르막길이 심해진다. 산 속이라고 벌레가 많다. 날벌레들에 시달리는 와중에 풍이 한 마리가 달라붙었다.


만만찮은 긴 오르막인데 날이 시원하니 참 다행이다.


오르막길을 한참 올라가다 보면 사람 사는 집들이 몇 채 나온다. 경사가 약해지니 잠시 쉬어가는 구간이다. 길 옆에 해발 500m를 알려주는 작은 표지판이 있다.


기도원을 지나고 나면 다시 경사가 심해진다. 7km 정도의 긴 오르막길이니 정상이 금방 나타날 것이라는 희망 자체를 버리고 무념무상으로 올라간다.


요즘 바깥 활동하는 사람들이 질리게 보는 매미나방이 알을 낳고 있다. 한참 5월에 많이 보던 털 숭숭 난 애벌레들이 벌써 다 컸다.


여기에는 다람쥐와 멧돼지가 산다. 길가에 다람쥐가 쪼르르 지나가고 산비탈엔 멧돼지가 내가 내는 소음에 놀라 도망간다.


산 꼭대기에 군 시설이 있고 어느 정도 올라가면 중간에도 군시설이 있다.


여기서 조금만 더 올라가면 군시설로 올라가는 갈림길이 있고 정상으로 가는 비포장 임도가 나타난다. 군시설 쪽으로 가면 경고 방송이 나오니 임도로 바로 진입하자.


콘크리트 길을 조금 가면 바로 비포장길로 바뀐다.


접지력이 강한 타이어다 보니 비포장길 임도에서 오히려 달리기 편해진다.


중간에 잠시 내리막이 나오면 거의 다 온 거다. 정상 아래에 통신시설이 있고 그 앞에 공터가 있다.  


정상 올라가는 계단 근처에 자전거를 던져놓는다. 고생했다.


정상 올라가는 길은 좁은 등산 계단이라 자전거를 가지고 올라가긴 불편하다. 등산객과 마주치면 특히나 피할 공간도 없으니 자전거는 두고 몸만 올라간다.


전망대 옆으로 정상 올라가는 길이 있다. 대룡산 깃대봉 899m에 도착했다.


홍천 방향으로 산들만 눈에 잔뜩 들어온다.


바로 아래 전망대로 가면 춘천 시내가 한눈에 보인다.


왔던 길을 돌아서 가도 되지만 공터 옆으로 임도가 계속 연결된다. 오르막이 거의 없는 급경사 임도 내리막길이다.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자갈길과 콘크리트 길이지만 중간에 조금 거친 구간이 있다. 급커브가 심하고 등산객들도 다니는 길이니 속도를 너무 내지 않고 조심해서 내려가는 게 좋다.


내려가다보면 다리가 하나 있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급경사 내리막에 커브까지 있는 길이니 과속하다가는 자칫 다칠 수도 있는 곳이다.


한참 내려가다 보면 민가가 나타난다. 이쪽 방향에서 올라가면 쉬는 구간이 거의 없는 급경사라 두 배는 고생할 듯하다.


길을 따라 쭉 내려가서 46번 도로인 춘천 순환로와 만나는 곳의 이정표에 시내 방향 표시가 있다. 그대로 직진해서 차 없는 작은 길로 달린다.


신촌천과 만나면 자전거길이 있고 여기로 따라가면 공지천 자전거길이 이어진다.


적당히 잘 탔다. 날이 덥진 않지만 운동을 했으니 시원한 것이 먹고 싶다. 춘천은 막국수가 유명하지만 맛이 탁하고 질척한 것이 그리 맛있는 편이 아니다. 막국수 말고 봉의 초등학교 근처의 냉면집에서 냉면 한 그릇 시원하게 먹는다.


자전거 타러 춘천에 오는 사람들은 자전거 타기 좋은 곳이라고 하는데 이는 의암호 둘레길이나 북한강 자전거길을 타는 사람들이나 하는 말이다. 춘천에서 자전거를 타려면 필수적으로 오르막길을 잘 올라갈 수 있어야 한다. 북한강 자전거길을 제외하면 춘천 시내를 드나드는 모든 출입구가 언덕이기 때문이다.


춘천 시내에서 가까운 배후령, 느랏재&가락재, 원창고개 등이 로드바이크로 자주 올라다니는 길인데 MTB로 잠깐 운동 다녀오기에는 뭔가 아쉬운 곳들이다. 로드바이크로는 오르기 힘든 고각도 오르막길이나 비포장 임도 오르막길이 MTB로 운동하기 좋은데 대룡산이 중급 오르막길로 딱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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