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거의 끝났다. 비도 많이 와서 대기가 맑을 것 같으니 맑을 때 가기 좋은 영월로 간다. 오늘은 영월 별마로 천문대와 영월 MTB코스를 타기로 했다.약 30 km가 채 안 되는 거리지만 절반은 산악자전거 코스라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어라연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출발한다. 어라연 주차장에는 화장실이 잘 되어 있다. 다만, 오늘은 수준 낮은 사람들이 래프팅 하러 왔는지 화장실에 담배 냄새가 지독하다. 영월 읍내에서 영흥리로 올라와도 되니 시외버스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시작하자마자 동강의 경치를 보며 달린다. 어제 비가 와서 그런지 강물이 황톳빛이다.
강물의 침식으로 동굴이 여러 군데 생겨있다.
동강 시스타가 보인다. 별마로 천문대로 가려면 동강시스타 쪽으로 들어가야 한다.
피암터널 옆으로 보행자 길이 있다. 이 시골 구석에 뭔가를 짓고 있는지 대형 트럭이 종종 지나간다. 피암터널로 가도 되지만 MTB니까 보행자길로 가도 문제없다.
이정표가 나타났다. 삼옥 쪽으로 뭐가 많다. 우리도 별마로 천문대로 가야 하니 삼옥 쪽으로 가야 한다.
다리 건너자마자 좌회전이다. 천문대니 활공장이니 뭐가 많아 보이지만 다 같은 방향이다.
동강에서 산속으로 들어가자마자 오르막길이 보인다. 지니님이 저 길이 맞냐고 재차 물어보는데 올라가야 한다.
MTB 코스 팻말이 보인다. 별마로 천문대에 가지 않는다면 속골로 가면 되지만 우리는 봉래산 정상에 있는 별마로 천문대부터 가기로 했다.
삼옥재 오르막길이 시작되었다. 오르막길이 생각보다 가파르다. 가파른 길을 올라가니 순식간에 고도가 오르고 경치가 펼쳐진다. 그래도 영월은 해발 200m 정도라 고지대의 느낌은 없다. 우리나라는 해발 200m와 600m와 1000m 정도에서 풍경이 바뀐다.
정상에 거의 올라갈 때쯤에 영월 MTB 1코스 입구가 있다. 일단 별마로 천문대에 올라갔다가 내려와서 여기로 들어갈 것이다.
삼옥재 정상에 도착했다. 지니님이 바로 올라가려는 것을 잠시 쉬자고 말렸다. 음료수와 간식을 먹고 있으니 로드 동호회팀이 우르르 올라온다.
사진 찍고 떠들고... 시끄럽다. 별마로 천문대로 가려면 아직 4.5 km를 더 가야 한다. 코로나로 천문대 자체는 임시 휴관이지만 통행로까지 막진 않았다.
지니님의 등에 노린재 한 마리가 달라붙었다.
삼옥재는 조금 가파른 편이었는데 별마로 천문대 가는 길은 오히려 경사도가 낮아 무난하다.
영월읍 바로 뒷산이지만 산이 깊은 느낌이다. 천문대는 휴관이지만 패러글라이딩 체험은 진행하기 때문에 차들이 종종 다닌다.
이정표에 표시되어 있던 봉래산 산림욕장을 지나간다. 여기도 휴장인 듯하다.
이제 천문대 건물이 보이기 시작한다. 봉래산 정상에 거의 다 온 듯하다.
해발 800m 정도인데 하늘로 올라가는 느낌이다.
별마로 천문대에 도착했다. 천문대는 휴관이니 별거 없고 활공장으로 가야 한다.
여기가 활공장 올라가는 입구다.
해발 800m 봉래산 정상에 올라왔다. 영월읍 바로 뒷산이라 풍경이 좋아서 포토존인 곳이다.
바로 옆이 활공장이다. 패러글라이딩하는 사람들이 여럿 있는데 대부분 체험 패키지인 듯하다.
영월 읍내와 동강이 발아래 펼쳐진다.
활공장에 봉래산 정상 표지석이 있다.
이제 다시 삼옥재로 내려가서 아까 지나갔던 영월 MTB 1코스 입구로 가야 한다.
4.5km 오르막길... 올라가는 건 오래 걸렸지만 내려가는 건 순식간이다.
영월 MTB 1코스로 진입한다. 로드 타는 사람들이 올라오다가 우리를 쳐다본다.
1코스 초입에서 아까 속골 가는 길과 만날 때까지는 계속 내리막길이다. 오랜만의 자갈길을 타는데 비가 와서 물골이 깊은 곳이 있으니 지니님이 조심스럽다.
영월 읍내에서 가깝지만 깊은 숲 속이다.
속골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면 내리막길이 끝나고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이 시골 구석 좁은 길에 자동차는 물론 택시까지 왔다 갔다 한다. 오르막길에 자꾸 멈춰서 길을 비켜주어야 하니 조금 짜증이 난다.
왜 이렇게 차들이 자주 다니나 했더니 마을이 있다.
마을을 지나서 잠시 쉰다.
다시 출발한다. 이제 본격적인 오르막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지간한 사람은 올라가기 힘든 급경사가 나타났다.
예전의 나였으면 이보다 더 가파른 오르막도 올라 다녔는데 지니님을 버리고 혼자 가버릴 수는 없다.
오르막 끌바로 힘이 빠진 지니님이 쉬자고 한다. 이럴 때 쓰라고 간식을 챙겨 온 거다. 영월 읍내를 지날 때 싸온 김밥으로 열량을 보충한다.
충분히 쉬다가 다시 출발한다. 정상까지 얼마 안 남은 것 같은데
나름 깊은 산속이라고 풍이나 제비나비 같이 이쁜 곤충들이 많이 보인다.
정상에 거의 다 와서 지니님은 또 끌바를 한다. 산악자전거를 타는 것은 끌바의 연속이라 끌바도 기술이자 체력이자 능력이다. 아직 끌바 경력이 짧은 지니님은 자전거를 끌수록 체력이 떨어진다.
영월 MTB 1코스의 끝인 고개 정상에 도착했다. 마침 그래블 자전거팀이 와있다. 이런 산속에서 사람을 보면 왠지 반갑다. 요즘은 MTB를 타던 사람들이 전동 MTB로 전향하면서 짧은 단거리 산악 라이딩 위주로 바뀌는 추세인데 그래블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임도 라이딩에 뛰어들면서 장거리 산악 라이딩의 메인이 돠어가는 느낌이다.
영월부터 단양 사이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석회암 지대라 시멘트 공장도 많고 석회암 동굴도 많다. 이곳도 그런 석회암 지대라 돌리네라는 움푹 꺼진 지형이 형성되었다고 여기저기 안내판이 붙어있다.
어쨌든 국내에서 보기 힘든 지형이라고 할 수 있다.
고개를 넘어 내려가니 접산풍력발전단지가 보인다. 저 접산 풍력단지 쪽이 영월 MTB 4코스 구간인데 지니님 체력이 떨어져서 오늘은 가지 않기로 했다.
임도를 따라 내려가니 동강 바람마을 자생식물원이 나타난다. 비포장길인데도 차로 올라올만한지 일반 승용차로 한 가족이 올라와서 놀고 있다. 4륜차도 아닌 일반 승용차가 올라올 정도면 내려가는 길이 수월하겠구나.
중간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가면 풍력발전단지로, 오른쪽으로 가면 출구 쪽이다. 다시 올진 모르겠지만 오늘은 여기서 고생을 끝내기로 한다.
긴 내리막을 신나게 내려가면 문산터널 근처의 거운리로 나오게 된다. 여기서 좀 더 타고 싶다면 장성산, 잣봉 쪽으로 임도가 좀 더 연결되지만 도로로 복귀하기로 한다.
이제 문산터널 남쪽으로 나가게 된다. 문산터널은 이름 그대로 문산리로 연결되고 문산리에서 포장도로가 끊긴다. 동강에서 래프팅을 하면 문산리에서 출발해서 어라연을 지나 어라연 주차장 근처에서 끝나는 코스로 멋진 경치를 즐길 수 있는 구간이다.
길만 따라 내려가면 차를 주차해둔 어라연 주차장까지 갈 수 있다.
지난번에 도보로 트래킹 했던 어라연 계곡 등산로 입구를 지나간다. 장성산 방향으로 계속 임도로 달리면 이쪽으로 나오게 된다.
거운교가 보이면 오늘 자전거 타기도 끝난 것이다.
거운교를 건너면서 동강 상류 쪽을 보니 래프팅 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이렇게 하루 또 잘 달리고 돌아왔다. 영월의 대표 음식으로 송어회를 빼놓을 수 없기에 송어회가 먹고 싶어 졌다. 영월 김삿갓면과 북면 문곡리 쪽이 송어 양식장으로 유명한데 우리는 집으로 돌아와 종종 가는 동네 송어횟집으로 간다. 동네에 더 잘하는 식당이 있는데 굳이 영월에서 먹을 필요는 없으니... 지방에 자주 가는 만큼 지방 음식점들을 많이 이용하는데 점점 차별성은 사라지고 가격만 오르는 것을 많이 본다.
이렇게 영월 MTB 코스를 달리고 돌아왔다. 그리 기대하지 않았지만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멋진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좋은 코스에 만족했다.
큰 비가 오면 비포장 길들은 쉽게 망가진다. 연인산 MTB 코스가 비가 오면 심하게 망가지는 대표적인 곳이다. 올해 장마가 길고 비가 많이 와서 임도길이 박살나 있으면 어쩌나 하고 걱정을 했는데 임도에 물골이 조금 생긴 것 외에는 길이 크게 망가진 곳은 없었다.
차에 항상 실어두던 로드바이크를 빼내고 MTB를 차에 실어두었다. 올 가을에는 당분간 MTB로 몇 군데 멋진 곳을 다녀올 계획이다.